벌집과 꿀

벌집과 꿀

$17.00
Description
광막한 시공간에 흩어진 디아스포라의 풍경
무엇을 잃어버렸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나’라는 수수께끼
집과 가족, 우리를 이루는 것들에 대한 정교한 질문
김소연 시인이 추천하고, 에르난 디아스, 앤 패칫 등 동시대 세계적인 작가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한국계 미국인 소설가 폴 윤의 대표 작품집이자 신작 소설집. 막 출소해서 낯선 동네에 자리를 잡으려는 청년, 탈북한 뒤 스페인에서 청소 일을 하는 나이 든 여자, 조선인 고아 소년의 고국 송환 길을 호위하는 사무라이, 탈북한 한국인의 2세로 런던에서 살아가는 부부, 러시아 극동 지방의 척박한 고려인 이주지에 임관한 장교, 사할린섬의 교도소에서 일하는 고려인 아버지를 찾으러 나서는 십 대 소년, 한국전쟁이 남긴 상흔을 안고 고향으로 돌아온 남자. 폴 윤은 실로 광막한 시간과 공간 속에 흩뿌려진 한국인 디아스포라의 이야기들을 생생한 역사적 사실과 상상력으로 빚어 시적인 글로 담아낸다. 집을 떠나고 집을 갈망하고 때로는 서로에게 집이 되어주는 이 인물들은 하나같이 쓸쓸한 비애를 담고 있지만 그 비애는 문득 부드럽고 환한 빛이 되기도 한다. 역사의 상흔, 어딘가에 연결되고 싶은 마음과 좌절의 쓰라림을 섬세하고 절제된 문장으로 그려낸 이 소설집은 “디아스포라 문학의 새로운 기준”이 되었다는 평와 함께 그해 최고의 소설집에 수여하는 스토리상을 받았고, 수많은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꼽혔다.
저자

폴윤

저자:폴윤(PaulYoon)
소설가.이주민가정에서성장한체험을바탕으로정체성과갈망,시간과역사속에놓인인간이라는문제를독특하고고요한서정으로그려낸다.2009년에첫책인소설집『OncetheShore』로전미도서재단에서선정하는‘35세이하작가5인’에선정되었으며<뉴욕타임스>‘주목할만한책’으로꼽혔다.첫장편소설『스노우헌터스』(2013)로뉴욕공공도서관영라이언스픽션어워드를수상했다.소설집『TheMountain』(2017)은NPR을비롯한다수의매체에서‘올해의책’으로선정되었으며,장편소설『RunMetoEarth』(2020)는앤드루카네기메달소설부문에후보로올랐다.2023년에출간된소설집『벌집과꿀』은스토리상을수상하고조이스캐럴오츠문학상후보에올랐으며,그해<타임>‘올해최고의책10’에선정된것을비롯해<뉴요커>등유수의매체들에서‘올해의책’으로꼽혔다.
『벌집과꿀』은러시아극동지방,스페인,에도시대일본,영국런던,미국뉴욕등광막한시공간으로흩어진한국계디아스포라의이야기를중심으로뿌리와정체성,개인에게날카롭게새겨진역사의상흔,외로움과갈망,연결되고싶은마음과좌절의아픔을섬세하고부드러운문장으로묘사해낸다.이책은많은독자들과비평가들로부터호평받았을뿐아니라에르난디아스,앤패칫등세계적인작가들로부터도극찬받았다.

역자:서제인
번역을하면서세상이거기있다는걸확인한다.옮긴책으로『잃어버린단어들의사전』,『노마드랜드』,『사람들은죽은유대인을사랑한다』,『아파트먼트』,『아무도지켜보지않지만모두가공연을한다』,『형식과영향력』,『고통을말하지않는법』,『목구멍속의유령』,〈코펜하겐3부작〉(『어린시절』,『청춘』,『의존』),『300개의단상』,『블랙케이크』등이있다.

목차

보선
코마로프
역참에서
크로머
벌집과꿀
고려인
달의골짜기

감사의말
옮긴이의말

출판사 서평

★김소연시인,퓰리처상수상작가에르난디아스추천
★스토리상수상,<타임><뉴요커>등유수의매체선정‘올해의책’
★미국문학계에서가장주목받는작가중하나인폴윤의대표작

광막한시공간에흩어진디아스포라의풍경
무엇을잃어버렸는지조차알지못하는‘나’라는수수께끼
집과가족,우리를이루는것들에대한정교한질문

“소설이누군가를살릴수있다는,내게서잊힌지오래된믿음을폴윤은되살려놓았다.”
--김소연(시인)

“평범함과평범함에서벗어난것들을주의깊게뒤섞는단순하지만인상적인언어.삶의잔혹하면서도아름다운순간들을우아하게탐구하는소설.”
--<퍼블리셔스위클리>

“그가찾아내지않았다면영영사라졌을서사.”
--데이비드민스(소설가)

미국문단에서뜨거운주목을받는작가폴윤의대표작품집이자신작소설집이서제인번역가의번역으로출간되었다.김소연시인이“소설이누군가를살릴수있다는,내게서잊힌지오래된믿음을폴윤은되살려놓았다”라고말한이소설집에는세계속에서자리를잃고떠도는이들을고요하고깊은서정으로그려낸일곱편의단편이수록되어있다.막출소해서미국북부의낯선동네에자리를잡으려는어느한국계청년,탈북한뒤곳곳을떠돌다스페인에서청소일을하는나이든여자,조선인고아소년의고국송환길을호위하는에도시대의사무라이,탈북한한국인의2세로런던외곽한인타운에서살아가는부부,러시아극동지방의척박한고려인이주지에임관한러시아인장교,사할린섬의교도소에서일하는고려인아버지를찾으러나서는십대소년,한국전쟁이남긴상흔을안고외진산골고향으로돌아온남자.폴윤은실로광막한시간과공간속에흩뿌려진한국인디아스포라의이야기들을생생한역사적사실과상상력으로빚어시적인글로담아낸다.폴윤은이책으로에르난디아스,앤패칫등동시대저명한작가들의극찬을받았으며,“디아스포라문학의새로운기준”이되었다는평와함께그해가장뛰어난소설집에수여하는스토리상을수상했다.

섬세하고절제된문장으로이끌어내는감정의깊은곳
떠나고또떠나는,머물곳을찾는이들의비애와갈망

『벌집과꿀』은다양한역사적,사회적상황에놓인한국계디아스포라들을비춘다.전쟁,탈북,강제이주등역사의아픔을개인의삶으로떠안은인물들은상실감과비애를그림자처럼품고낯선곳으로떠나고또떠난다.냉전시대에탈북해남한으로,독일로,스페인으로혈혈단신떠돌아온장년여성(「코마로프」)이나미국으로이민와교도소로,낯선도시로옮겨다니는젊은남자(「보선」)가직접적인경우라면,종전후외진산골고향에돌아와은둔하듯살아가는남자(「달의골짜기」)는어디로도떠나지않지만그의고립은여전히세상속에그의자리가없다는느낌이들게한다.
목격자의시선으로이들의떠돎을지켜보는이야기도있다.조선침략의와중에아기때붙잡혀온조선인고아소년의고국송환길을함께하는사무라이(「역참에서」)는뿌리가뽑힌채떠도는아이의처지를자신의삶과함께헤아리고,19세기말연해주에임관한러시아인장교(「벌집과꿀」)는낯선땅에낯선이들과함께하게된자신의신세를곱씹으며이국에집을지으려는이들의몸부림을기묘한시선으로바라본다.한편문자그대로의디아스포라는아니더라도여전히이주의여파속에살아가는이들도있다.탈북해영국땅에자리잡은부모를둔한인2세부부(「크로머」)나,강제징용으로사할린섬에끌려온할아버지를둔조선인3세인십대소년(「고려인」)은그곳에서나고자랐음에도여전히이방인으로혹은집없는이가되어지리적으로,심리적으로막연히어딘가를떠돈다.
집이되어주어야할,가족이되어주어야할무언가와연결이끊긴이들을담아내는폴윤의글은한없이세심하면서도시처럼간결하고응축적이다.어떤사건보다는막연한예감,격렬한감정보다는희미한느낌을정밀하게포착하는폴윤의글은인물들의슬픔과비애가지닌깊이와,삶에서문득문득드러나는진실들을정확히가늠해드러낸다.이시적인문장들은인물들의내면과감정의결을밀도높게묘사하는동시에다양한역사적배경역시얼버무리는법없이그세부를능숙하게다뤄이야기에깊이를더한다.

먼길끝에무언가가오리라는느낌
황량한삶을문득비추는빛과온기

책에서인물들은짧은여행이든긴이주든어딘가로계속떠난다.자리를잃었기에,자신이누구인지모르기에,그들은자꾸만떠나고어딘가에서또다른삶을지을수있기를갈망한다.집이었던것에대한그리움,새로운집을찾길바라는갈망,이동전의양면같은허기는이들에게떠남이곧돌아옴이기도하다는걸말해준다.집을떠나고,그리하여집이될어딘가로끊임없이돌아가는것.떠나는자들에게깊숙이새겨진이갈망은진정한집이생길때까지지워지지않는다.그리고그와같은오랜지속과기다림에는슬픔과외로움이깃든다.
그러나이책의인물들이홀로외롭게버티고있는것만은아니다.일곱편의이야기에는짧은순간이라도집이되어주는이들과서로연결되는관계들이나온다.이방인이거나자기땅에서도이방인처럼살아가는인물들에게도신기하도록아무렇지않게곁을내주고마음을써주는이들이어디에나있다.생면부지의타인을돌보는일을폴윤의인물들은그저자연스럽게,그게당연하지않으냐는듯이해낸다.그걸로타인의삶을구원할수는없지만한번의친절,순간의유대감이누군가에게는집이되어주기도한다.사람들은그렇게또어떤시간들을견뎌낼수있다.그들은비명을지르고있지만그럼에도내일이있다.그보다더한일들에서도그들은살아남았다.달처럼“뜨고,기울고,부서지고는”“스스로를다시만들어내”면서살아왔다.내일이라는어떤희망을가져봐도좋은것이다.물론장소로부터,사람으로부터단절되었다는쓰라림은영영떠나지않는다.그래도“또다른삶을짓는방법을가르쳐줄사람들”을찾아내며삶을지속하는이인물들은황량한삶에도빛과온기가깃들자리가있음을,그자리가때로는희망보다크기도하다는것을알려준다.

이책을옮긴서제인번역가는폴윤이이작품들에서보여주는것―자신이있을수있었던곳으로부터떨어져나왔다는단절의느낌과자신이앞으로있게될지도모르는곳에서마음깊이퍼져오는부드러운연결감―에대해다음과같이쓰고있다.“폴윤의소설을읽다가문득견딜수없는기분이된다면,누구에게라도말을걸어이느낌을전하고싶어진다면,아마도당신역시조금은길잃은사람일것이다.바닥에발이닿지않는물속을한없이떠가는것같은불확실함속에서도우리가가끔씩은서로에게집이되어주고,타인을위해이토록성실하게길을만들어줌으로써허무에저항할수있다는것을,그건어떤의지나결단이필요한일이아니라짐승이새끼를돌보듯그저자연스럽고보편적인우리의본능이라는것을,작가는다채롭고도능숙한솜씨로보여준다.『벌집과꿀』은한사람의마음속빈곳이어떻게위안을주는풍경을빚어내는거푸집이될수있는지,그굴곡마다들어찬갈망이우리자신도알지못하는사이에얼마나놀라운건축을해낼수있는지증명해주는텍스트다.”이렇듯폴윤의이야기를따라간독자들은마지막장을덮으며소설속인물들과자신의마음속빈곳을조금은울고싶은마음으로의식하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