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고 고른 말 : 카피라이터·만화가·시인 홍인혜의 언어생활

고르고 고른 말 : 카피라이터·만화가·시인 홍인혜의 언어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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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홍인혜

광고회사TBWA에서일했고,홈페이지루나파크를만들어만화를그려왔고,2018년시인으로등단했다.지금은회사를떠나다양한분야의창의노동자로살아가고있다.여러마리의토끼를쫓느라늘힘에부치지만모든토끼가사랑스러워걸음을늦출수가없다.지은책으로는『혼자일것행복할것』『루나파크옷걸이통신』『지금이아니면안될것같아서』『루나파크』등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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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프롤로그_고르고고른첫마디

1부.내게번진말
(희망의말)꽝!다음기회에
(다독이는말)어제저녁뭐먹었어?
(유희의말)단어올림픽
(선배에게배운말)헌몸과정든몸
(나를울린말)생각없이밝아
(각별한말)이름난집
(붙드는말)불안의파동이밀려올때
(인식하는말)민트감각
(현실바깥의말)낭만은여행필수감정
(낙관의말)프렌드,투게더
(꺼리는말)두려움을입에올리면
(위로의말)팔자입니다
(소원하는말)감정자신감
(도식적인말)알고리즘은알고있다
(결핍의말)프다

2부.우리가말을섞을때
(온기의말)다정함은식지않아
(지극한말)아꼬와,아꼬와
(우정의말)나는너의시인
(마지막말)이쁘지,그럼안이뻐?
(신파적인말)사물에붙들리다
(충만한말)이토록혼자
(불리는말)너의직함은
(격려의말)아직멀었다는데
(그리움의말)보고싶다는말대신
(깨닫는말)우리는모두입체다
(옮기는말)운곡할아버지
(섬세한말)어떻게신경을안써
(꾸며낸말)즐거운거짓말
(뜻밖의말)아름다웠어요

3부.언어일상사
(카피라이터의말)나의첫카피
(시인의말)시가쏟아지던말
(맛보는말)말에는맛이있다
(승리하는말)퇴사가아니라졸사입니다
(취기어린말)원하는바있습니다
(허락하는말)막살이자격증
(타인의말)말과상대하기
(나를웃긴말)선생님말씀하기를
(나대는말)배움의전능
(단단한말)권위앞의품위
(전능한말)세계는기지개를켠다
(털어놓는말)업자의진정성
(실수한말)오탈의추억
(능동의말)좋아함의기적
(토닥이는말)운이좋은시인

4부.내가던진말
(인간적인말)손을떠는영웅
(경이로운말)언어의기적
(평등한말)로컬랭귀지
(거리에흔한말)입에붙어야말이지
(진화하는말)도둑에서이웃으로
(억지로삼킨말)다물어야하는존재
(지어낸말)가책비용
(습관의말)사람의말머리
(넓게보는말)태풍은어디에나온다
(돌아보는말)사계절을사랑하세요?
(외치는말)악은능력이아니다
(이기적인말)지구의위기
(당당한말)설명하지않아도
(넉넉한말)오늘도조금성글어졌다

에필로그_우리가담은말들

출판사 서평

“사려깊은말과가까이할때비로소우리는좋은삶을산다”
공들인한마디가건네는섬세한사랑과눈부신감동

더나은나로살아가기위해매일말의섬세한결을들여다보는언어생활자홍인혜가수집한말에는삶을대하는너그러운태도가담겨있다.애착을가진것에이름지어주기를좋아하는그는이름이붙는순간특별해진다는이유로다양한술이구비된자신의집을‘루나칸티나’(LunaCantina,스페인어로달의선술집이란뜻)라고명명한다.치매를앓던할머니가기억이흐릿해지는중에손녀홍인혜에게기적처럼건넨“이쁘지,그럼안이뻐?”라는말한마디를귀하게여기고,자존감이떨어져시무룩해있으면“너는나의시인이야”라면서용기를북돋워준친구의말을되새긴다.여행지에서선의를베풀며보살피는말을아끼지않은사람을기억하고,불안으로휘청거릴때마다조건없는사랑을담은엄마의응원한마디를떠올린다.
이처럼상대에게투명하게가닿는말이란,시큰둥하고냉소적인우리를밝고따뜻한곳으로끌어내는무한한사랑이자,갖은실수와실패에의기소침해진우리를회복시켜주는다정이다.이러한말들과온전히마주하는경험은결국오랫동안감춰온나의작고여린마음을오해없이이해하고,더나아가내가받은애정과위로를남에게그대로돌려주고싶게만든다.실로말의힘이자언어의기적이다.이책을다읽고나면서로가서로를키운말들이인간을얼마나용감하고단단하게만드는지알게될것이다.그렇게우리는말을매개로조금씩신뢰를쌓으며좋은사람이되어간다.좋은삶을살게된다.

“그말은고래였다.불안의해일에일렁이는내등을받쳐부드럽게나를수면으로올려주는고래.그말은손이었다.불안의파장에고막이울려사방으로비틀거리는내귀를막아주는따뜻한손.그렇구나.엄마는내가결혼하길바란것이아니라행복하길바란거였구나.”(49~50면「불안의파동이밀려올때」중에서)

조금쑥스러워도사랑하는사람들에게공들인말한마디를건네보자.그말은어수선한마음을잠재우고우리주위를밝게비추며반짝일것이다.행복이란분명이런모양일거라는듯이선명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