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는 왜 음악이 되지 못하는 걸까

비는 왜 음악이 되지 못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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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새로운 나에게로 도착”하기 위하여 걷고 사색하는 인간의 기록
걷는사람 시인선 34번 작품으로 정이경 시집 『비는 왜 음악이 되지 못하는 걸까』가 출간되었다.
정이경 시인은 경남시인협회 창립 때(2008년)부터 사무국장으로 일하다 지난 10월에야 손을 놓게 되었고, 지금은 경남문학관 사무국장으로, 또 ‘계림시회’ 동인으로서 작품 활동에 매진하고 있다. 경남 지역에서 활동하는 동인 ‘계림시회’(김경식·김일태·박우담·우원곤·이달균·이상욱·이월춘·정이경·최영욱)는 2018년 작고한 김혜연 시인까지 포함해 열 명의 시인으로 구성되었으며 올해도 동인지를 발행하는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정이경의 두 번째 시집을 한마디로 표현한다면 걷는 자의 오감으로 담아낸 ‘숨결과 기록’이라고 할 것이다. 시인 정이경은 성실한 직장인이면서 오지를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는 여행자다. 그는 아프라카와 중앙아시아의 험난한 길들을 옮겨 다니며 ‘나’를 찾는 일에 골몰한다. 이러한 그의 여정은 잃어버린 시간을 찾는 일인 동시에 그가 동경해 왔던 ‘먼 곳’을 향해 가는 일이다. 그는 신비로운 역사가 깃든 ‘응고롱고로’(세계 최대 휴화산 분화구), ‘우후루피크’(아프리카 최고봉), ‘타클라마칸’을 지나면서 자연스레 ‘뽈레뽈레’(천천히, 천천히)와 같은 아름다운 정신의 언어를 몸에 새긴다. 저 멀리를 향한 동경, 숭고로 비약할 수 있는 정신이야말로 정이경을 추동하는 힘이며 ‘다른 삶’, ‘시의 삶’을 가능케 하는 엔진이다. 도시 일상의 삶에 “만년설”을 불러오고, “세렝게티의 초원지대”와 같은 전혀 다른 세계를 불러오는 일이 바로 정이경 시인의 시 쓰기다.
물론 고산 등반이 인간에게 삶의 숭고함만을 가르쳐 주지 않는 것처럼, 지극히 높은 세계로 향하는 길에는 비극적 운명도 나란히 놓여 있을 것이다. 시인이 표현한 것처럼 어쩌면 눈 뜬 내내 삶은 “걷고 걸어도” 끝없이 펼쳐져 있는 사막, “꿈속까지도 사막”(「명사산」)일 것이다. 그럼에도 시인은 ‘서쪽’을 향해 가겠다고 각오한다. 시인이 말하는 서쪽은 진리가 담긴 경전이 있는 곳. “한 발짝 내디딘 발자국 아래가 다 허방이어도”, “발아래 핀 꽃은 허공에서도 활짝, 활짝/길을 가득 메울 것”(「시시각각, 히말라야」)이라는 믿음으로, 정이경은 걷기를 멈추지 않는다.
저자

정이경

경남진해에서태어나1994년《心象》신인상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노래가있는제국』을펴냈으며,제1회경남시인협회상을수상했다.

목차

차례

1부건기와우기를한참지나쳐왔다
탄자니아산産
반야용선,아프리카
응고롱고로연가
세렝게티에서의두가지표정
먹먹,세렝게티
친절한배후세력
킬리만자로에서사라진입
결국은우후루피크
커튼콜
그녀정강이뼈에서나는소리
랑가르의별
몽골,겨울그라피티
연해주의나날들
아무르강연대기

2부눈사람주파수
동어반복
7024번
동명이인
눈사람주파수
선인장꽃말
그후
기어코
기어코그녀
꽃밭의수사학
골목
모빌
드라마를보는저녁
일요일에도,일요일인
작달비
슬픔의알고리즘
표면장력
호수공원김씨

3부꽃은허공을어떻게건너왔을까
유등축제
흑산성당
장복산한철
벚꽃이피었다
벚나무시편
갯벌의기록
진달래를보는방식
매화산
봄,지리산
여름,지리산
사백년후
늦게도착한시詩

4부서쪽에있었다
카트만두에서다시,나는
안나푸르나를그리는눈썹두줄
나마스테
아직도자라는꼬리
내가없는당신
사흘이지나도나의셰르파
안나푸르나ABC
시시각각,히말라야
싱잉볼
경전이익다
고창고성에서듣는설법
애써,타클라마칸
명사산

해설
숭고와의마주침을위한보행의시
-이성혁(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