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록자들 (임성용 소설집)

기록자들 (임성용 소설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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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어제도 오늘도 여전히 “지하에 사람이 산다”
도서출판 걷는사람에서 임성용 소설집 『기록자들』이 출간됐다. 2018년 《부산일보》 당선 시 “어휘와 비유를 제자리에 앉히고 장면을 옹골차게 만들어 힘차고 실감 난다”는 평을 받았던 임성용은, 그늘진 역사를 조명하면서도 그 역사의 물줄기에 휘둘리지 않으며 “시간과 장소를 적절하게 압축하면서 우리네 삶의 연속성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을 줄곧 발표해 왔다.
저자

임성용

경북김천에서태어났으며2018년《부산일보》신춘문예로등단하였다.2020년현진건문학상에「지하생활자」가추천작으로선정되었다.

목차

그게무엇이든
지하생활자
공원조씨
기록자들
원주민초록
맹순이바당
아내가죽었다

해설
미래의미래
?박윤영(문학평론가)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도서출판걷는사람에서임성용소설집『기록자들』이출간됐다.2018년《부산일보》당선시“어휘와비유를제자리에앉히고장면을옹골차게만들어힘차고실감난다”는평을받았던임성용은,그늘진역사를조명하면서도그역사의물줄기에휘둘리지않으며“시간과장소를적절하게압축하면서우리네삶의연속성을생각하게”하는작품을줄곧발표해왔다.
“나의시선과선택은늘지하를향했다”라는「작가의말」에서도드러나듯이소설가임성용은지상보다는지하,변방,물밑,그리고루저(loser)의편에서이야기를직조해나간다.그러면서도소설이품은가장큰미덕인환상성을포기하지않는다.이를테면「공원조씨」에는지구의미래를비관적으로바라보는남자(조물주)가주인공으로등장한다.그는스스로를외계생명체라고여기며다른사람들에게‘미래를선물하러’왔다고말한다.임성용은백화점붕괴사고로가족을잃은조씨를통해“국가,사회,제도,시스템등지배질서가주장하는합리성에의문을제기하며가부장제와자본주의적질서에내재한비정상적인광기를들추어낸다.”(박윤영문학평론가)
또다른단편「그게무엇이든」에서는종도,만수같은인물이폭력성으로점철되어있는데,소설의결말에서어린근수는치밀한전략으로종도와만수를제거함으로써자신과어머니의삶을뒤흔든‘지배적남성성’을해체하며,이는독자에게통쾌함을안겨준다.하지만“무언가를살리려면언제나무언가를죽여야했다”는근수의고백은정상적인방법으로이세상의견고한벽을돌파하기란얼마나어려운가하는점을씁쓸하게상기시킨다.
한편으로소설가임성용은공적체계의부조리를끊어낼수있는대안을끊임없이고민한다.그는매우사소한이야기를통해인간이지녀야할윤리적근원을선보이며,이를통해해체된질서를회복하고자한다.「지하생활자」의‘나’는누구와도관계맺기를꺼리고무던한직장생활을하며일상을보내지만,어느날인가부터시도때도없이울리는2005호치매노인의소방경보때문에자신도모르는채그들의일상속으로걸어들어가게되고,결국엔노인부부의안위를걱정하는가장가까운이웃이된다.
「원주민초록」역시“먼지의영역”에살기를자처한젊은주인공의내적변화과정을들려준다.‘나’는어느날도서관에서『대한민국원주민』이라는책을읽게된다.원주민은“끝없이자신의영토를구축”하는이였으며“어디에서나초록의생명을키워내는정원사들”이었고,‘나’는인근에서텃밭을가꾸는이들을원주민이라칭하며그들몰래채소를훔친다.인적드문시간을골라텃밭을돌며서리를하던주인공은결국밭주인에게들키고만다.그런데밭주인은“시상에쪼매난도동놈아인놈어데있나!”라고하며“살살댕기미쪼매씩따다무라.서둘르지말고!”라는뜻밖의말을남긴다.‘나’를무해한이웃으로,혹은가족처럼대하는‘원주민’을통해‘나’는비로소세상에나갈용기를얻는다.
임성용의등단작「맹순이바당」도언급하지않을수없다.「맹순이바당」은제주4·3항쟁의피해자인해녀의삶을이야기한다.주인공끝분은역사의칼바람에남편을잃은후욕지로도망치고,홀로딸을나아기르며억척스런삶을살아간다.끝분이‘맹순’이라는이름으로살수밖에없었던사연과,그의딸‘선녀’가동네에사는‘이씨’를빨갱이로몰아붙이며비극의역사를되풀이하는등의아이러니한상황이실감나는언어와비유를통해입체적으로읽힌다.
임성용이그리는소설속에서도2021년현재의세계속에서도어쩌면“지독한악몽은끝나지않았다.”(「맹순이바당」).하지만임성용은그악몽을,아니악(惡)을가장또렷하고도인간다운방식으로그려내는믿음직한‘기록자’로서의가능성을보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