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부친 편지

못 부친 편지

$15.00
Description
팬데믹 시대를 넘어, 세상 어디에라도 가닿는 희디흰 눈송이 같은 시편
2020년 전 세계를 휩쓴 전염병, 비대면의 일상화, 인간을 잠식한 무력감과 공포 속에서 시인들은 어떻게 일상을 견디어냈을까? 무엇을 상상하고 기원했을까? 과연 시를 쓴다는 게 가능하긴 했을까? 그럼에도, 쓰지 않고서는 실존을 말할 수 없는 그들이 시를 썼다면 2020년, 미증유한 팬데믹 시대에 시인들은 과연 무엇을 쓰고 싶었을까?
(사)한국작가회의(이사장 이상국) 시분과위원회 회원 220명의 참여로 이뤄진 시집 『못 부친 편지』(도서출판 걷는사람)는 바로 이러한 질문에 대한 응답이다. 시인들은 마음껏 만날 수 없고 마음껏 소리칠 수 없는 시절에 대한 비유를 ‘못 부친 편지’라는 상징에 담아 시로 썼다.
그리하여 이 시집 한 권 속에는 인간 본연으로서 쓸 수밖에 없는 편지, 이 시대가 예술가들에게 요구하는 편지, 분단 조국 아래에서의 절절한 편지,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을 항한 그리움 가득한 편지가 이백스무 가지 색채로 담겨져 있다.
어쩌면 당연하게도 팬데믹 시대에 시인들을 가장 먼저 점령한 것은 불안과 공포, 우울이었을 것이다. 그리하여 “당신이 부어 준 햇빛을 아껴 먹으며//나는 왜 어제 무서웠던 것이 오늘 또 무서운가”(김은주, 「밤의 새치」)라고 자문하게 되고, “세상은 건널목과 신호등 천지인데/금수처럼 돌아다니지는 않았는지/그날 아는 사람이 없어서 다행이었지만/그래도 한동안 우울했다”(이상국, 「한동안 우울했다」)라는 고백처럼 우울한 나날을 살아간다. 그나마 그러한 절망감 속에서 시인이 할 수 있는 유일한 시도는 “집시의 샹송 같은 우울을 접어서/우울 속에 흐르는 눈물을 접어서/그대에게로 가는 마지막 편지를 부치러”(이영춘, 「마지막 편지」) 가는 일이며, 시를 쓰는 일이다.
그리하여 시인은 불멸의 시에 대한 열망을 “나는 지금 어디에도 닿지 못한/누군가의 구겨진 편지입니다/누군가 버린 가엾은 개새끼이고/그래서 아직 누구도 쓰지 못한/불멸의 시입니다”(유강희, 「못 부친 편지」)라고 노래하거나, 인간의 실존에 대해 “어제는 코를 잃어버리고 오늘은 입도 잃어버렸는데/내일은 뭐가 남을지 몰라요/여하튼 있는 대로 기억하기로 해요/없는 사람이 따스하게 포옹해 줄게요”(심우기, 「없는 사람」)라는 태도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이 야속한 시절에도 시인들은 ‘살아 있음’의 기적을 감사하며 생명을 들여다보는 일,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일, 새로움을 발견하는 일을 멈추지 않는다.
“귀뚜라미가 겨우 잠을 청하는 아침 햇살을 촘촘하게 마셔 봐/새로 돋아날 나이테를 가만가만 더듬어 봐//어떤 이가 체득한 사랑의 은유법일까?/작은 별들을 껴안고 내면으로 깊어지고 있는 겸손한 측면을 좀 봐//나의 작은 가슴을 소상히 짚어서/노을의 붉은 트랙을 모두 밟아서 기어에 네게로 가 닿았으면 해”(주석희, 「측백나무 편지」)라고 소원하면서.
“우리를 살아남게 하는 연약한 것들은/불가능한 약속/책에 가까운 종이/고양이에 가까운 꽃잎”(권현형, 「새벽부터 저녁까지 의지하고 있던 것」)이라고 중얼거리면서.
저자

이상국외

이상국:1976년《심상》으로등단했다.시집『어느농사꾼의별에서』『뿔을적시며』『달은아직그달이다』등을냈다.(사)한국작가회의이사장이다.
이정록:1993년동아일보신춘문예로등단했다.시집『제비꽃여인숙』『동심언어사전』『눈에넣어도아프지않은것들의목록』등을냈다.(사)한국작가회의시분과위원회위원장이다.

목차

강민숙-부엉이편지
강민영-메일이왔다
강병철-망자김종철
강수경-허공에띄운편지
강순-리라(lyra)
강애나-못부친편지
강영환-밥벌이독경
강윤미-우동과체스와바다
강정이-오늘도편지를쓴다
고운기-사리포
고찬규-소인(消印)없는편지
공광규-금강산해설원에게
곽구영-한방피우웅~
곽동희-그리움을그리기만하다가
권성은-꿩의다리하늘편지
권지영-겨울자작나무
권태주-장마,그리고빗길
권혁소-풀이이긴다
권혁재-체게바라에게
권현형-새벽부터저녁까지의지하고있던것
권화빈-봄,코로나
김경희-그런밤
김광렬-사랑하는아버지
김균탁-녹슨꽃
김동환-연민과사랑
김두녀-여뀌꽃
김두례-바그다드카페
김명기-강변여관
김명지-어떤고백을놓치다
김석주-극복의힘
김송포-달이표류하던이유
김수목-아직가만히놓다
김수열-갈칫국
김수우-詩詩變移
김시언-연통
김양희-지금나의지구는
김영언-택배기사부부
김완수-아우내편지
김요아킴-그날이후
김유철-썰물은돌아오지않았다
김윤배-반생
김윤호-모란봉을밀대에올라
김윤환-나도가을의기도를드릴수있을까
김은경-울음을먹는생
김은령-오래앉아있었다
김은옥-얼음속의편지
김은주-밤의새치
김이하-학은길의말씀을듣네
김일하-광시당에가면
김자현-기억의강
김재석-숙자누님께
김재홍-영혼이란
김정원-마른눈물다시샘솟아
김정호-겨울안부
김종숙-주말부부
김종원-아버지
김지란-지네발란
김지윤-일요일의옷장
김진규-역할
김진문-도씨네회칼국시
김창규-죽음앞에서
김홍주-이발사박氏
김황흠-망치의기술
나금숙-변경의구름들
나병춘-죄다
나정욱-나무와여자와새
남효선-돌미역
도순태-화문
라윤영-직유를꿈꾸며
류경희-동리교회
문계봉-버텀라인
문창갑-엿먹어라
박구경-책에눌린3년
박남준-화사별서(花史別墅)
박남희-400년전에쓴편지
박노식-만월에게
박두규-타향살이
박몽구-라이더가그은직선
박미경-옛날바닷가에서불러보렴
박병성-오월무등산에서
박상봉-10월
박석준-밤과나와담배가멈춘시간,어느날
박설희-숙희
박성한-평화의말
박세영-흙을밟아본다
박소영-물의마을
박소원-해변에서쓴편지
박송이-못쓴시는맨나중에팔게요
박원희-뱀
박은주-가을에부는봄바람은요
박이정-비를긋다
박일만-수신처가없다
박정원-봄에게쓰는편지
박주하-병산서원뜰에서
박철영-괜히다리만뻘쭉해졌다
박흥순-그대와함께갯벌로가고싶다
배재경-감언이설(甘言利說)
배창환-구두한켤레
백남이-정읍단풍
봉윤숙-푸른손
서수찬-봉숭아
서정화-타오르는암벽
석연경-허공,황금작약에게
성두현-그해봄
성선경-꽃밥
손인식-하얀오월
송은숙-기슭
송진-선릉역
신남영-쇼팽을듣는밤
신세훈-天人地律呂와北女저울
신언관-청바지
신준영-귀
신현수-치매안심센터에서
심우기-없는사람
안명옥-부칠수없는편지
안익수-주소를찾습니다
안학수-나는그에게
오광석-아무르강의물결소리가들려왔지
오영자-금붕어
오인덕-작가적품위
오하룡-안부
온형근-그리움몽매(蒙昧)
우동식-자전거타는풍경
유강희-못부친편지
유순덕-당신의순장
유용주-거문도
유진택-놀고먹는소
유현숙-고택에앉아
육근상-엄마하고우는밤이다
윤석홍-편지한통
윤인구-흰긴수염고래와멸치볶음의역학개론
이기순-독도여
이다빈-못부친편지
이도영-길
이명윤-국밥한그릇이면됐다고한다
이문복-그약속
이문숙-요트
이민숙-마두금
이병룡-외숙모
이복현-우체국이없는나라2
이봉환-덖은밥
이상국-한동안우울했다
이선-아파트인드라망
이소암-부치지못한편지
이소율-보름밤리어카길
이송우-그대와의해후
이숙희-비워진집
이영춘-마지막편지
이원준-길이된그대에게
이윤-미술시간
이정록-꽃길만걸어요
이정섭-스물무렵
이주희-경선
이지호-지구별에서쓴편지
이철경-작은꿈
이하-꽃뱀의노래
이해리-눈물의낭떠러지
이호석-편지를돌려보내며
임곤택-쑥
임내영-알레르기처럼피는꽃
임백령-북녘동포에게
장문석-항구순대
장세현-보내지못한편지
장옥근-귀소
장유리-구만산이온다
장유정-유예
장이엽-우편번호는명자나무그늘
장재원-무림,서리내리다
전영관-7시
정기석-김훈前上書
정대호-엄마생각
정동철-구월은먼곳으로나를
정민나-바이러스시대
정선호-‘장인이별세하셨습니다'
정성태-꽃잎한장
정세훈-심호흡하는언덕마루
정영주-사막은전부가배반이야
정영훈-2020봄2
정완희-고사리
정지윤-구름밑의이정표
정하선-순하다는말
조규남-보톡스의온도
조길성-파란장미
조성순-봉명암(鳳鳴庵)
조숙-가로등아래
조영욱-꿈도꾸지마
조율-바다감옥
조재도-부귀영화
조정-어찌하여그대의마음이슬프냐
조정애-시인의말
조철규-산길
조해훈-헐린집터마냥웅크려있는벗에게
조현설-()
종정순-먼두부
주석희-측백나무편지
주선미-수신인부재중
주영국-밥덜어주는여자
차옥혜-보고싶다
채상근-아버지와꽃
천금순-가을편지
최세운-외가
최일화-오늘내가있는자리
최자웅-아득한북녘대륙의님에게
최정란-열일곱살여름방학나는날마다편지를쓴다
최형심-눈먼손가락이그이름을건드릴때
표광소-인사
표성배-가을이더쓸쓸해보이는
피재현-새의말을배우러갔다
한경용-못부른노래
한성희-첫눈에대한기억
한영수-초침소리
한종근-사라지는것은없다
함진원-입술,딸깍
허완-내가길가의돌멩이였을때
허종열-살기좋은나라
허형만-만남
홍관희-닿고싶다
홍순영-부치지못한편지
황은주-나무야
황희수-하지오후의안부

필자약력

출판사 서평

[서문]

지금,우리에게절실한편지-

예상하지못한코로나19팬데믹을맞닥뜨리면서2020년은불안과불신,공포로점철되어지나갔습니다.사람을만나는것도약속을잡는일도자유로이할수없었고몸만이아니라마음과정신에도벽을치는습성을길들이며상상불가능한상황들에직면해야했습니다.

그렇게마음놓고서로만나지못한채일년을넘게보냈습니다.

이시대에우리에게는왜편지가필요할까요.
우리에게는과연어떤편지가필요할까요.
우리는묻고싶었습니다.
그리고알았습니다.
우리는무슨말이라도가슴저미게쓰고싶었다는것을요.

그리하여
이시집한권속에는서늘하고도뜨거운편지가
인간본연으로서의편지가
시대가요구하는편지가
분단조국에서의편지가
그리고사랑하는연인에게보내는편지가
적혀있습니다.

제목은‘못부친편지’이지만세상어디에라도닿을수있는편지일것입니다.
세상어디에라도가닿는희디흰눈송이같은시편일것입니다.
-한국작가회의시분과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