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에 없는 꽃

천국에 없는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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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걷는사람 시인선 50
신영순 『천국에 없는 꽃』 출간

“목숨을 되돌려 줄 수도 없으면서
하늘이 물었다 놓은 자리가 왜 하필 이곳인가”
우리가 다시 되찾아야 할 공간
고향을 응시하는 시인의 세밀화

1994년 월간 《포스트모던》 한국문학예술 신인상을 받으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신영순 시인의 네 번째 시집 『천국에 없는 꽃』이 걷는사람 50번째 작품으로 출간되었다. 신영순 시인은 네 번째 시집을 출간하기까지 꾸준히 자연에서 길어 올린 아름다움을 노래해 왔다. 시인이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자연 속에는 우리가 잊고 살아온 ‘공동체 회복’이라는 중요한 메시지가 담겨 있다.
시인은 자신에게 주어진 시공간에 대해 남들보다 더욱 깊이 감각하고 사유한다. 그곳은 “비린내 수십 톤을/내려놓고 가는 트럭”을 보면서 “뻐꾸기 울음이 포옥 절여지”(「추자도」)는 곳이고, “매미 울음이 한가득” 고여 있는 “폐허가 녹슨 대문을 닫아걸고/칸나 잎 이슬로 기척이 열리는 곳”(「소금독 푸른 들개들」)이다. 인류 문명이 비약적으로 발전할수록 소멸해 가고 있는 풍경의 단면들이다. 시인은 빠른 속도로 발전하는 시대 속에서 흔들리는 1인의 개인으로서 읊조리듯 세밀한 언어들을 구사한다. 그런 자연의 노래들은 독자들로 하여금 잊고 있었던 진정한 ‘인간의 고향’으로의 회귀를 의미한다. “우리 시의 전통적 측면과도 깊이 연관되어 있는 이 장면”들로 “지금 우리의 현실을 지배하는 기준들과 다른 것으로 구성된 또 다른 삶의 모습을 떠올리게 만드는 것”(해설, 「모든 위대한 것들의 고향」)이야말로 그의 시가 가진 크나큰 환기의 힘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얼굴보다는
서로 등 대고 익숙한 노래로
시대의 허기를 채우곤 해”
사라져 가는 사랑, 머물 곳 없는 마음
풀잎처럼 돋아나 가만히 흔들리는 시

시인이 진정 바라는 것은 사랑의 회복이지만 사랑하라고 직접적으로 말하지 않는다. 시집의 추천사를 쓴 함기석 시인이 “그에게 시는 신의 가슴과 맨발이 만져지는 슬픔의 성지다. 죽음과 삶, 어둠과 빛이 한 몸으로 기록된 봄밤의 매화 수첩이다.”라고 한 것처럼 시인은 스스로를 ‘슬픔의 성지’로 만들어 깊은 내면에서 사랑을 이끌어낸다. 그리고 독자들을 기꺼이 그 사랑에 동참시킨다. 이를테면 “기차가 달리던//폐역”에서 “제 가시 뽑아//철길”을 깐 상태로 기다리던 장미를 들여다보며 상상 속에서 “초원”을 펼쳐내는가 하면, 그 위로 다가올 “양 떼”(「장미」)를 기다린다. 쓸모없어진 자리에서 새로운 쓸모와 새로운 생명력을 만드는 것이 마치 그의 업이라는 듯이. “나뭇잎이 산을 뒤적여//새의 울음”을 꺼내 오고, “찔레순이 밤새 한 뼘이나 자라나”는 것처럼, 그는 어떤 고통이나 울음도 결국 “초록빛으로 일어선다”(「오월」)는 확신을 가지고 있는 듯하다.
문학평론가 남승원은 “그가 작품을 통해서 주목하고 있는 것들은 모두 소재나 기교의 차원이 아니라, 우리의 삶에 내재되어 있는 현실적 고난의 경험들을 공유하는 과정에서 비롯한다”(해설, 「모든 위대한 것들의 고향」)고 평하면서 이번 시집을 “매일의 위대함이 탄생하는 고향”에 비유한다.
저자

신영순

충북청원에서태어났고1994년월간《포스트모던》한국문학예술신인상을받으며등단했다.시집『늦은안부』,『달을품다』,『푸른도서관』을냈으며,제6회청주문학상을수상했다.

목차

1부고양이울음이가로등을켤시간
추자도
민박
매미울음이시작되었다
어둠의맛
설날아침
소금독푸른들개들
장미
우암산가든시창작반뒤풀이
말랑한허기
겨울모란
퀘렌시아
누룽지
뒷모습
악어
천국에핀꽃

2부손댈수없는것들
오월
다시봄날
대성동65번지대풍상희앞
되감기
무조건정원
은혜의단비
문밖의단풍
고향하늘에절두번
낯선나무1
낯선나무2
접시꽃
별별벅스에서
오동꽃
왕의노래
처서

3부뒷주머니많은당신
유월
꽃구경가자더니
죽순이도착했다
매화수첩
바다는제가바다인줄몰라서
나무는까치발들고
시월어느날
손안의바다
명랑한계절
봄이성큼성큼올라오면
하현달
철새는날아오고
칸나밥상
가뭄

4부눈웃음으로수국수국피어나는
하지
휴수동행
가시
J시인에게
코스모스
휴식
사루비아
불면
무서운놈
북소리
사막의봄
우르르당신
축제
11월

해설
모든위대한것들의고향
-남승원(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