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육체를 마친 얼굴처럼

방금 육체를 마친 얼굴처럼

$10.00
Description
걷는사람 시인선 59
송진 『방금 육체를 마친 얼굴처럼』 출간

독자의 상상을 전복시키는 접신의 목소리

“하반신이 떨어져 나간 새들이 결코 울지 않았다
그건 살아 있는 이유이기도 했다”
1999년 《다층》 신인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송진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방금 육체를 마친 얼굴처럼』(걷는사람)이 출간되었다. 보편적인 상식의 세계를 일탈한 송진 특유의 초현실적인 언어와 이미지는 리드미컬하게 독자들의 상상을 전복시키며, 마치 접신한 듯한 그의 목소리는 몽환적인 페이소스와 광기의 세계로 우리를 안내한다. 곳곳에 스민 뼈아픈 유머 감각은 이 시집의 덤이다.
송진은 대한민국 현대시사에서 전무후무한 스타일로 시를 쓴다. 그는 언어의 의미보다는 소리, 언어의 음악적 면을 더 중시하여 시를 써 나간다. 의미 있는 언어를 생산하기보다 언어 자체가 만들어내는 소리의 결에 더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다. 그리하여 송진의 시는 아방가르드에 가까우며 그는 누구보다도 자유분방하게 시를 쓰는 사람이다. 그는 그저 마음 가는 대로 쓴다. 이를테면 「소설(小雪)」이라는 시에서는 “뭐 하나라도 예측된 게 없다 예측되었다면 그건 거짓이다”라고, “더러운 입냄새조차도” 그러하다고 꼬집는다. 그러니까 ‘그냥 살라’는 거다. 「소설」의 마지막에서 시인은 말한다. “나오는 대로 썼다 나오는 대로 말했다”. 눈치 따윈 보지 않고 나답게 살겠다는 의지가 시퍼렇게 살아 있다. 마지막 문장에서 그는 일갈한다. “그래서 뭐 잘못됐나?”
한편 송진의 작품들은 펀(pun, 말놀이)을 통해 음악성을 더욱 극대화한다. 작품들은 대부분 산문시의 형태를 띠고 있지만 아래에 인용한 것처럼 재치 있는 펀(pun)과 내재율을 통해 리듬감을 십분 발휘한다.
저자

송진

부산에서태어나1999년《다층》신인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시집『지옥에다녀오다』『나만몰랐나봐』『시체분류법』등을냈다.

목차

1부예감은쿠키의맛처럼제각각이어서
수국과치자꽃
옥수수
입하
석류와석유의오묘한뜻
소설
분자요리
에그노그
트란스라피드
무문관
진달래꽃나라
서면로터리꽃밭에서
여기낭만이조금남아있어요
외국어채널

2부우리는딴사람이되곤한다
비건채식주의
소쉬르를사랑하다
명가
파란깃털과손거울
이쁜나는
요한의원
윤리
시간의기록자
메리크리스마스
침묵의형태
랑랑
앨리사의죽음노트1
밈의강

3부너에겐어떤체육관이존재할까
어제의시
친절한전철
벼속에벼가없고개구리속에개구리가없다
봄비
다종어류
나노인간
코코몽해변5
신어산
C7H5NO3S
해맑은식단표
송정
베이컨죽음의계단에서머물고
태움
우리는무엇으로살아가는가

해설
단숨에터져나온세계
-김참(시인)

출판사 서평

걷는사람시인선59
송진『방금육체를마친얼굴처럼』출간

독자의상상을전복시키는접신의목소리

“하반신이떨어져나간새들이결코울지않았다
그건살아있는이유이기도했다”


1999년《다층》신인상을받으며작품활동을시작한송진시인의여섯번째시집『방금육체를마친얼굴처럼』(걷는사람)이출간되었다.보편적인상식의세계를일탈한송진특유의초현실적인언어와이미지는리드미컬하게독자들의상상을전복시키며,마치접신한듯한그의목소리는몽환적인페이소스와광기의세계로우리를안내한다.곳곳에스민뼈아픈유머감각은이시집의덤이다.
송진은대한민국현대시사에서전무후무한스타일로시를쓴다.그는언어의의미보다는소리,언어의음악적면을더중시하여시를써나간다.의미있는언어를생산하기보다언어자체가만들어내는소리의결에더관심을기울이는것이다.그리하여송진의시는아방가르드에가까우며그는누구보다도자유분방하게시를쓰는사람이다.그는그저마음가는대로쓴다.이를테면「소설(小雪)」이라는시에서는“뭐하나라도예측된게없다예측되었다면그건거짓이다”라고,“더러운입냄새조차도”그러하다고꼬집는다.그러니까‘그냥살라’는거다.「소설」의마지막에서시인은말한다.“나오는대로썼다나오는대로말했다”.눈치따윈보지않고나답게살겠다는의지가시퍼렇게살아있다.마지막문장에서그는일갈한다.“그래서뭐잘못됐나?”
한편송진의작품들은펀(pun,말놀이)을통해음악성을더욱극대화한다.작품들은대부분산문시의형태를띠고있지만아래에인용한것처럼재치있는펀(pun)과내재율을통해리듬감을십분발휘한다.

“인애는인내의안내도없이순백의뇌를파먹었다”-「옥수수」부분

“부상열차를타고부상을당한채부상을찾아가는중이었어해가뜨는동쪽바다속에있다고하는상상의나무말이야부상당한그나무의이름이부상이라니기가막혔어”-「트란스라피드」부분

“새벽은되었지만마음은커녕미음도제대로챙겨먹지못했다(중략)누군가잿빛빈의자위에제비빛보온병을두고갔다”-「무문관」부분

“오란다를먹으며오르골을생각했어요오골오골오골계도생각했어요”-「시간의기록자」부분

해설을쓴김참시인의표현대로“예술은광기에사로잡혀현실의나를망각하고,나의깊숙한곳에위치한,나의내면에자리잡은나의목소리를끄집어내는작업”이다.특히송진시인의시는“순간적으로탄생한,형용하기어려운어떤내면적세계를우리에게보여준다.그렇기때문에송진의작품은시보다주술에가깝다.우리가쉽게접할수없는,신들린언어에가깝다.”고할것이다.송진의신들린언어는어쩌면섬뜩함을줄수도있을것이나한번도맛보지못한황홀감을우리는먼저만나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