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부르지 않은 이름 (박연수 시집)

더 이상 부르지 않은 이름 (박연수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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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박연수 시인의 첫 시집 『더 이상 부르지 않은 이름』이 문학들 시인선 7번째로 나왔다. 그의 이력이 독특하다. 지금으로부터 18년 전인 2003년, 시인은 중앙아시아 타지키스탄에 선교사로 가서 무슬림과 고려인들을 대상으로 일했다. 그곳에서 아프가니스탄 난민들을 만났고, 이후 임지를 옮겨 각국에 흩어진 아프가니스탄 난민을 위한 사역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이승하 시인은 이 시집의 ‘해설’에서, 시인의 이런 색다른 이력이 “이 한 권의 시집을 대한민국에서 지난 100년 동안 발간된 그 어떤 시집과도 변별되는 색채를 지니게 하였다”고 평가했다.
저자

박연수

1967년전남광양에서태어났다.1994년MBC창작동화,2019년『미래시학』으로등단했다.학부에서영문학을,대학원에서는선교학을전공했으며,타직사범대,타직연합신학교,호남순복음신학교및유수프신학교에서강의했다.전타지키스탄선교사,현재아프가니스탄난민관련일을하는이슬람전문가이다.

목차

5 시인의말

제1부더이상부르지않은이름
13 더이상부르지않은이름
14 상실
16 쓸쓸이들고가는사내
18 빈들
19 유년
20 사춘기
22 소리를깎는집
24 물
26 사건
28 탈출
30 불투명한시간
31 마음이잘린땅에서
32 숨은물
33 기드온처럼
34 산등성이에서당신과함께
36 영혼의언어

제2부이야기의국경
39 전사
41 TOLO뉴스
42 가즈니
44 국경에서
46 기다림
48 환대
50 레닌스키라이온의아리랑
52 판지아리랑
54 객사
56 고려인4세
58 무슬림집시
60 이별
61 일치
62 테러
64 깃발
66 난민1
68 난민2
70 벙어리풍경
71 눈물110도
72 기억?
74 독서
76 우리
78 어떤예배
80 가난

제3부문장의영혼
83 문장의영혼
84 당신의눈물로
85 팔팔끓는침묵인가요?
86 자라는이야기
88 신발
90 십자가와광주
91 마음과마음사이
92 새벽
94 생존
96 외출
98 사는이유
99 눈이생기는시간
100 역전
101 돈
102 우연을주세요
104 누추한옷이자연이되는자리
105 작은사람들
106 나쁜과자
107 다자란슬픔
108 뒷동산
109 수리성
110 통찰
111 짝없는서사가산다
112 기도
113 사랑
114 소리
116 일치를앓았다
118 절망읽기
119 무의식
120 1995년2월9일

121 해설아픈무슬림들사이에서마침내시를쓰다_이승하

출판사 서평

“지난100년동안발간된그어떤시집과도변별되는색채의시집“(이승하시인)

“이첫시집은정결하고뜨거운기도서같다”(이영광시인)

박연수시인의첫시집『더이상부르지않은이름』이문학들시인선7번째로나왔다.그의이력이독특하다.지금으로부터18년전인2003년,시인은중앙아시아타지키스탄에선교사로가서무슬림과고려인들을대상으로일했다.그곳에서아프가니스탄난민들을만났고,이후임지를옮겨각국에흩어진아프가니스탄난민을위한사역을본격적으로시작했다.
이승하시인은이시집의‘해설’에서,시인의이런색다른이력이“이한권의시집을대한민국에서지난100년동안발간된그어떤시집과도변별되는색채를지니게하였다”고평가했다.

자주부르던이름을더이상부르지않을때

언어가잘렸다
잃어버린언어에잃어버린세계가있었다

잘린문장하나가내삶을잘랐네
-「더이상부르지않은이름」전문

이시집의표제작이자서시격인이시의제목이“더이상부르지‘않는’이름”이아닌“더이상부르지‘않은’이름”인것은의미심장하다.그것은현재의사건이아니라과거의어느시점에일어난사건임을암시하는데,옛날에는자주불렀으나어느시점부터부르지않아일어난사건을뜻하는것으로이해된다.그언어가잘리는순간,우리는그언어에담긴세계도함께잃어버리는것이다.
중요한것은이것이단순한시적표현이아니라시인의삶이통째로변화하는,시인의삶을견인하는이정표와같은고백이라는점이다.

“한문장이오래오래더렵혀진영혼을보살폈다”(「문장의영혼」부분).
“한문장이죽음만생각하던나를살렸다”(「1995년2월9일」부분).

하나의영혼,죽음만생각하던‘나’는이런계기로어느날머나먼이국의땅중앙아시아로떠난다.그리고그곳에서하나가아닌여러영혼들,굴절된역사속에서고국을떠나게된한민족의후예들과전쟁의포화를피해도망나온아프가니스탄난민들을만난다.그러니까이시집은그들과의단순한만남을넘어그들과한몸이되고자한시인의진실한비망록이자뜨거운기도서와같다.

이곳의사건들은몸안의물을만들었다

너라는사건

110도의언어

내가네통곡을울기까지
네소외를살기까지
사랑이아니었다

언어는몸밖으로나온물들

영혼의몸
-「눈물110도」전문


“어둠의이야기를사랑으로다시쓰는
정결하고뜨거운기도서”

조국아하늘의쓰레기를모아서버렸다는판지강가에
슬픔이곪은나를들었는가?
조국아버려진자식찾으러오는에미처럼
내게로오지않으려는가?
-「판지아리랑」부분

판지강은아프가니스탄과타지키스탄사이를흐르는강이다.시인은그곳에서“버려진자식”,곧수많은‘고려인’들을만난다.레닌동상아래서볶은해바라기씨를팔아그것을쌀로바꾸는박류다할머니,북한에서벌목노동자로나와그곳까지밀려온이원석할아버지,그들이부르는한맺힌아리랑을만난다(「레닌스키라이온의아리랑」).
그리고무슬림의땅아프가니스탄에서,“아내도친구도떠난”전쟁터에서텃밭을일구는“걸어가는고독”(「전사」)을만난다.“피묻은히잡”“아무도어여쁘다만져주지못할네눈”(「TOLO뉴스」)을만난다.그들과하나되기위해그들속으로걸어들어가는시인의몸짓과내면의고백이읽는이의마음을단박에사로잡는다.

깃발을처음들었던기억
꽃상여뒤에소년들틈에끼여깃발을들었어요

깃발을들고향하는길이무덤이었지요

마지막으로내가들었던깃발은
아프가니스탄의깃발이었어요
만국기를들고모인사람들속에
아프가니스탄국기를들어야할사람이없었지요
할수없이나서기싫어하는제가국기를들었어요

꽃상여앞에늘만가를부르던아버지의노래가
아프가니스탄국기를들고가는내마음에서들렸어요
-「깃발」부분

아프가니스탄사람과나를일체화하는깃발을드는행위의근원은어릴적소년들틈에끼여꽃상여를따라가며들었던만장에서발원하여역시“꽃상여앞에서늘만가를부르던아버지의노래”에닿고,그것은다시시인이믿는절대자인하나님의깃발로확장된다(“당신의사랑이나의깃발인것처럼/당신의사랑이아프가니스탄의깃발이되기까지”).이러한고백이읽는이의마음을사로잡는것은그것이“죽음과전쟁을들고”가야하는이타적인길이기때문일것이다.

이책의주인공은포성과선혈에젖은“난민”들이다.그러나당신없는세상에난민아닌이가어디있겠는가.그모든어둠의“이야기”들을“수술”하고“치료”하고“편집”해서,사랑으로다시쓰는이야기.“들녘에뒹구는여름날의가을잎들”을본래의푸른빛으로되돌리려는노래.이첫시집은,정결하고뜨거운기도서같다.
-이영광시인

박연수시인은1967년전남광양에서태어나1994년MBC창작동화,2019년『미래시학』으로등단했다.학부에서영문학을,대학원에서는선교학을전공했으며,타직사범대,타직연합신학교,호남순복음신학교및유수프신학교에서강의했다.전타지키스탄선교사,현재아프가니스탄난민관련일을하는이슬람전문가이다.
코로나19사태로잠시한국에들어온시인은시집을출간하자마자그곳으로다시떠날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