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일 없다고 대답했다 (정채경 시집)

별일 없다고 대답했다 (정채경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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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비극적 세계를 응시하는 자의 슬픔 정채경 시인의 두 번째 시집
정채경 시인이 두 번째 시집 『별일 없다고 대답했다』(문학들)를 펴냈다. 「사랑 복용 시 주의사항1」을 필두로 총 52편의 시가 4부로 구성돼 있다. 시집 전편에 걸쳐 눈에 띄는 것은 비극적 세계를 응시하는 시인의 시선이다. 과장하지 않고 담담히 응시하는 시인의 시선에서 오히려 진한 슬픔이 묻어 나온다.

시인이 밥을 먹는 동안 텔레비전은 “살생의 추억”으로 시끄럽다. 저 너머 세계에서는 자살 테러가 일어나고 가까운 곳에서는 조류독감으로 포클레인이 오리 떼를 파묻는 광경이 펼쳐진다. 시집의 제목이 된 ‘별일 없다’는 말은 그때 전화를 한 친정엄마의 “별일 없냐?”는 물음에 대한 대답이다. 세상은 별일로 가득한데, 별일 없다고 말할 수밖에 없는 시인의 대답에는 어쩔 수 없는 세계에 대한 비극적 인식이 깔려 있다. 내가 사는 세계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그렇게 많지 않다는 것. 그런 절망감과 무력감을 시인은 과장하지 않고 담담하게 그려 보인다.
저자

정채경

목포에서태어나2006년『열린시학』신인상으로등단했다.시집으로『라이브뮤직위에장례예식장이있다』가있다.

목차

5 시인의말

제1부
13 사랑복용시주의사항1
14 속수무책
16 인간의조건1
18 별일없다고대답했다
20 믿어서는안되는것들
22 중독자들
24 그후
26 벽속으로사라진가족사
27 어머니는왜돈이없었을까
28 잠자리에게드리는경고
30 춤꾼
31 슬픈농담

제2부
35 사랑복용시주의사항2
36 인사
38 계산기와애완견
40 동행
42 무리였다
44 인간의조건2
46 맹인의산책
48 숨쉬기운동
50 풍경
52 신전
54 삶이순하고착해서
56 주름
58 우산사용법
59 대리인을자처하며

제3부
63 사랑복용시주의사항3
65 운명의가면
66 한여름밤의합창
68 호모사피엔스
70 느린당신을위하여
72 아버지,당신의천국
74 이웃
76 인간의조건3
78 어이없는비극
80 동물장롱
82 정의는뭔가요
84 두드려라더세차게
86 입춘
88 하루

제4부
93 나를세울집이필요하다
95 적과의동거
96 뉴스1
98 반려견
100 붉은양파
102 뉴스2
104 압록강
106 어디로가야하나
108 지금도신분제사회인가
110 파이터
112 알수없는것
113 뉴스3

114 해설시와불화의감각_신덕룡

출판사 서평

TV속예멘의8살소녀가40대남자와결혼을했다
가난한집9명의식구를책임지기위해지참금을받고
호랑이굴속으로던져졌다어린소녀는
다음날심한장기손상과출혈로죽음을맞이했는데
-별일없냐?
-응,별일없이잘지내!

어머니를안심시키는말이지만,돌려말하기다.시인은“살갗의땀구멍마다소름이돋아오싹한양팔을문지”를만큼아프지만,비극적사건을바라보고공감하는것이상의행위를할수없다는무력감에슬퍼한다.배추흰나비는자신이오늘거미줄에걸려생을마감할것을알지못하고(「속수무책」),사랑하는당신은“사랑은직진이라더니,결국/제자리로돌아와/탈진으로몸을떠는”사랑의부작용을앓게된다(「사랑복용시주의사항1,2」).
정채경시인에게이러한비극적세계를견디는힘은사랑이다.

정채경시인에게있어사랑은황폐한세계를견디는힘이다.돈의가치가삶을지배하고,모든것이상품화한오늘의삶에도덕이나윤리가뒷전으로밀린것은어제오늘의일이아니다.”사치와탐욕과분수에서자유”(「신전」)로운삶속에서도덕적규범은잊힌지오래다.내것을지키려는폭력성앞에타자에대한관심이나배려가들어설여유가없다.이런상황에서벗어날수있는길은관계를회복하는일이다.즉나를중심으로이루어진삶에조그마한틈을만들자는것이다.그틈으로타자의삶을들여다보고때론결을내주면서다시시작하자는것이다.
-신덕룡(시인,문학평론가)

정채경시인은전남목포에서태어나2006년『열린시학』신인상으로등단했다.첫시집『라이브뮤지위에장례예식장이있다』를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