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지금 (성보경 연작소설)

어쩌면 지금 (성보경 연작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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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결핍의 1970년대, 소시민의 아픔
연작소설로 촘촘하게 재구성
제5회 목포문학상 신인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성보경 작가가 두 번째 창작집 『어쩌면 지금』(문학들 刊)을 펴냈다. 2017년 첫 소설집 『국민교육헌장』의 표제작이었던 한 쌍의 소설 「유도화가 핀 여름」, 「국민교육헌장」과 더불어 1970년 마산시 완월동을 배경으로 한 연작소설이다. 마산은 저자의 고향이나 다름없다.
“고향 집 주소가 사라지고 없었다. …찬란하면서도 두려웠던 1970년대, 내 청춘을 보낸 유신 시대, 도시 한복판에 서서 그때를 소환했다”는 작가의 말처럼 이번 소설은 창녕에서 태어나 마산에서 자란 순영의 시선을 통해 근대화·산업화·도시화 과정에서 소외된 계층의 역사적 단면들을 보여준다.
배우고 싶어도 돈이 없어 일본인 현지처의 삶을 살아야 했던 여공 금희의 죽음. 아버지가 결핵으로 죽자마자 금희의 엄마인 진도댁은 그녀에게 학교를 그만두도록 강요한다.
저자

성보경

경남창녕에서태어나마산에서성장했다.광주대학교대학원문창과박사과정을밟고있다.제5회목포문학상신인상소설당선,2015년창작촌신인상소설당선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으며소설집으로『국민교육헌장』이있다.

목차

푸른넥타이 9
어쩌다그런 35
마지막한방 59
젖보살 85
도쿠형님 111
공동수돗가의사람들 137
해뜨는집 161

해설그곳은이미지금임정균 183
작가의말 196

출판사 서평

결핍의1970년대,소시민의아픔
연작소설로촘촘하게재구성

제5회목포문학상신인상으로작품활동을시작한성보경작가가두번째창작집『어쩌면지금』(문학들刊)을펴냈다.2017년첫소설집『국민교육헌장』의표제작이었던한쌍의소설「유도화가핀여름」,「국민교육헌장」과더불어1970년마산시완월동을배경으로한연작소설이다.마산은저자의고향이나다름없다.
“고향집주소가사라지고없었다.…찬란하면서도두려웠던1970년대,내청춘을보낸유신시대,도시한복판에서서그때를소환했다”는작가의말처럼이번소설은창녕에서태어나마산에서자란순영의시선을통해근대화·산업화·도시화과정에서소외된계층의역사적단면들을보여준다.
배우고싶어도돈이없어일본인현지처의삶을살아야했던여공금희의죽음.아버지가결핵으로죽자마자금희의엄마인진도댁은그녀에게학교를그만두도록강요한다.

나니못갈쳐야.니오래비하나갈치기도팍팍한디,어처께니꺼정갈치것냐.오래비는남자고니는여잔께니가양보혀라,금희언니를달랬다.금희언니는오랫동안울었다.
-「푸른넥타이」부분

금희는자유수출지역의일본인전자부품회사에취직한다.그회사의이사였던나카무라가바로금희의남편이었다.금희는나카무라의아이를배속에가진채목을맨다.독자가목격하는첫소설은분명비극적이지만,소설속화자로등장하는순영은미숙하고순진한아이처럼다음과같이이해한다.

흰하복을입은금희언니가하늘로올라가는모습이구름사이로보이는듯했다.그녀가잇몸을드러내고활짝웃었다.앞니하나가빠져있었다.그래서웃지않았구나,나는이해했다.언니잘가.하늘을쳐다보며손을흔들었다.금희언니와배속의아이를위해나는국민교육헌장을암송했다.(중략)며칠만참았더라면역사적사명을띤아기가태어났을텐데,그사이를못참고쯧쯧.
-「푸른넥타이」부분

아이를가진채목을맨금희언니의죽음을직접목격한순영은그녀의아버지가“그기국민노비문서다!”(『국민교육헌장』,「유도화가핀여름」부분)라고소리친국민교육헌장을암송하며명복을빈다.
군부독재의산물인국민교육헌장을외는것이엄혹한현실의상징이라면성보경의연작소설은단순히1970년대의암울한시대상황을비추는거울에지나지않았을것이다.그러나작가는순영이도달한천진한앎을소설의마지막부분에배치함으로써세계를온전히이해하지못하는한소녀의미숙함을친절히알려준다.
일본인위안부로강제징집당한미순이할머니(「젖보살」)의고통스러운과거를들은후에도순영은미순이할머니처럼인자한할머니를한사람입양하고싶어한다.일제강점기에결혼한조선인과일본인가족이해방이후겪는사회적갈등을보여준「도쿠형님」에서도순영은일본인과결혼하였기에같은민족에게온갖멸시를받아야했던조선인해옥이아버지의편을들지않는다.
“해옥이엄마는택시가시야에서사라질때까지길에서손을흔들며배웅했다.나는그모습을보고해옥이엄마가친절한일본인이맞구나생각했다.(중략)한동안해옥이네집에서는아무런인기척이없었다.도쿠도짖지않았다.고요했다.나는걱정이되었다.”
베트남전쟁의후유증으로죽어가는삼촌이오히려‘한방’을남겼다며감탄하는이야기(「마지막한방」)는또어떤가.
순영의시선으로상처입은자들의삶을함께지켜보면서독자는고개를갸웃거리며묘한감정에젖을지도모른다.이소설집이가진고유의낯섦은“낯익은소재와배경에서오는것이아니라,지금우리가살고있는현재에서오는것”(임정균문학평론가)이기에.
성숙하지못해서이해하지못했던지난삶의모습들.그러나그‘과거’는여전히해결되지않은채로지금우리앞에있다.그‘현재’들을성보경작가는“생생한복원의힘”을통해우리앞에불쑥던져놓았다.그것을되돌리고,되살리는것은이제독자의몫이다.
성보경작가는경남창녕에서태어났다.2014년목포문학상신인상과2015년창작촌신인상당선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으며소설집으로『국민교육헌장』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