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마당 (정미경 소설집)

공마당 (정미경 소설집)

$12.00
Description
망각의 늪에서 길어올린 1948년 ‘여순사건’
그 유족들의 삶과 역사적 상흔, 소설로 승화해

정미경 소설가의 첫 소설집 『공마당』(문학들 刊)은 1948년 10월에 일어난 ‘여순사건’을 다루고 있다. 하지만 소설 어디에도 ‘여순사건’이라는 말은 등장하지 않는다. 생생하고 절절한 사람들의 이야기가 있을 뿐이다.
저자는 순천대학교 10ㆍ19여순연구소에서 5년째 유족들의 상처를 직접 채록ㆍ정리하는 일을 해왔다.

“채록을 한 날이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트 들러 막걸리 한 병을 샀다. 녹화된 영상에서 그분들의 말을 옮겨 적으며 나는 한순간 비명 한 번 지르지 못하고 죽어간 사람들, 그들을 가슴에 묻고 행여 가슴옷자락 풀며 튀어나올까 봐 숨 한 번 제대로 쉬지 못하고 살아온 사람들을 감당하기 힘들었다. 이 소설집에 수록된 소설들은 채록을 하는 틈틈 한 문장씩 쓴 것이다.”(「작가의 말」)
저자

정미경

1964년전남순천에서태어났다.순천대학교대학원을졸업했으며국어국문학과문학박사를취득했다.2004년〈광주매일〉신춘문예소설부문당선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순천대학교국어교육과강사,〈순천대학교10ㆍ19연구소〉에서5년째10ㆍ19유족증언채록을하고있다.

목차

공마당 9
신전 37
금목서 69
독사의뱃가죽 95
알락뜸부기-어린새,울다 121
호금조 149

해설살아남다그리고증언하다_김영삼 174
작가의말 195

출판사 서평

살아남은자들에게생존의대가로남겨진수치심과부끄러움,트라우마를작동시키는공포의징후들,신경증적우울,생존에대한강박적집착,순결과위생에대한강박증등정미경소설의인물들이겪는증상들은망각과시간에저항하면서하나의사건을가리키고있다.
바로‘여순사건’이다.1948년10월여수와순천을포함전남동부에서발생했던군인들의반란과진압과정에서자행되었던‘양민학살’이다.2010년‘진실·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는‘여수·순천사건’당시민간인124명이군인과경찰에의해집단희생된것으로발표했다.그러나1948년11월전남도보건후생당국의피해조사에서는전남동부지역6개시군에서2633명이사망하고825명이행방불명된것으로확인된다.유족들은1만명에가까운사상자가발생한것으로추산하고있다.이와같은불일치는역사적사건에대한기록과기억이온전히객관적일수없다는사실과더불어기억하기위한글쓰기의행위가종결될수없는이유가되기도한다.
이소설집에실린이야기들은모두해당사건이후남겨진자또는살아남은자들의증언들이다.작가가양민학살이라는부끄러운역사에대한증언만이아니라그로인해차별받고마녀사냥의대상이될수밖에없었던인물들과그가족들의삶에대해주목했기때문일것이다.
비극은‘손가락질’로부터시작되었다.어린시절손가락질로사람을죽게한트라우마로정신병을앓는엄마를소녀의시선으로그린표제작「공마당」,순경들이마을에서“좀모자란놈‘을골라손가락질을하도록한「독사의뱃가죽」,고문끝에친구의동생을지목할수밖에없었던「금목서」등등.
예를들면「신전」의문홍주는14세의빨치산소년병이다.전투중허벅지에총상을입었던소년병을신전마을로데려간산사람들은아이를보살펴주고일체함구할것을요구한다.“노출이될시에는마을을전멸”시킬거라고엄포한다.마을사람들은그협박때문이아니라,소년병인문홍주가이웃마을한약방집의손자였고,동네아이들과어울려마을을드나들었던까닭에전혀낯설지않았다.치료를받고돌아간소년병은얼마후국군과함께나타났다.그리고‘손가락질’로사람들을죽음으로내몰았다.“이년이밥해줬어.”“이년은감따줬어.”“이년은내옷을빨아줬어.”“이놈이나를치료해줬어.”…소년병의손가락질하나가빨갱이와내통했다는증거가되었고,그날밤,신전마을32가구중12가구24명이총을맞고쓰러졌다.
정미경의기억작업은역사적사건에대한문학의윤리가무엇인지또이야기의힘이무엇인지를생각하게한다.작가는증언에편집을거치지않고플롯을생략하고날것의언어들을그대로담아내기도한다.

할매손가락사이에서나는봤네,틀림없이,그백설기같이흐컨발을.쏜살같이지나가는독사의황금빛뱃가죽을보대끼그렇게본거여.…(중략)…사람들이나보고항상밝다고하는디나가밝게살수있었던것은아버지의흐컨발때문이여.그흐컨발이인생이감추고있는비밀이고진실이여.사는것이다헛것이여.진실그런게있다요.아버지의뭉개진얼굴이진실인디그것으로부터눈을거둬본흐컨발은거짓부렁아니요.나는한마디로진실을외면해부렀제.(「독사의뱃가죽」)

정미경의소설들에쓰인그녀들의진한전라도사투리에는의례화되고기념비화되는역사적의미를초과하는정동이스며있다.그러니반드시이소설들의증언을읽을때에는소리내서읽어볼것을권한다.(김영삼,문학평론가)
원로소설가한승원은이번소설에대해“이념다툼속에서진압이라는잔인한폭력에의해인간이라는생명체들이어떻게죽임을당하고,상처입은그들이어떻게얼병들고,어떤정신적외상을안고살았으며,그게얼마나슬프게후세에게물려졌는가하는실존을예리한카메라로각인하듯찍어”냈다고평했다.
2022년1월21일,10ㆍ19여순사건발발73년만에제정된여순사건특별법이시행되었다.2022년2월9일에는‘10ㆍ19여순사건진상규명및희생자명예회복실무위원회’가출범했다.하지만아직도가야할길이요원하다.특별법제정은4ㆍ3제주사건에비해20년이나뒤처졌고,희생자들의위로와그유가족들의상처를어루만져줄제대로된기념공간조차없다.
정미경작가는1964년전남순천에서태어났다.순천대학교대학원을졸업했으며국어국문학과문학박사를취득했다.2004년〈광주매일〉신춘문예소설부문당선으로작품활동을시작했다.현재순천대학교국어교육과강사로학생들을가르치고〈순천대학교10ㆍ19연구소〉에서는5년째10ㆍ19유족증언채록을하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