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가는 이야기는 없다네

바로 가는 이야기는 없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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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삶을 긍정하려는 의지와 해학이 돋보이는
유진수 시인의 첫 시집
지난해 『세종문학』으로 등단한 유진수 시인이 첫 시집 『바로 가는 이야기는 없다네』(문학들)를 펴냈다. 어렵지 않게 술술 읽히는 시구 속에 웃음이 풋, 하고 터지는 해학이 돋보인다.
“김치찌개 끓이던/아내의 원피스에 짓국이 튀었다//새로 산 꽃무늬 원피스/실망이 이만저만 아니다//군살 붙은 농을 할까/시답잖게 약을 올릴까/하다, 문득//야, 꽃이 폈네 폈어!/하니, 싸악//웃는다/꽃이 웃는다”(「꽃」 전문)
평범한 일상 속에 숨어 있는 삶의 이면을 간파해 내는 솜씨가 보통이 아니다. “와우/뭘 모르는 소리 마쇼/집이 아니라 짐이오”라는 「달팽이의 항변」은 “집이 짐이고/짐이 집인/세상”에 대한 깨달음의 소산이자, 아무리 힘겨운 삶이라도 긍정하려는 의지의 소산이다. 「양말을 개면서」 털어놓는 이런 타령은 또 어떠한가.
“우린 참 다르구나//동글동글 말아서 칸칸이/납작납작 접어서 켜켜이//목 늘어나니 말자는 너와/아니다 아니다/짝 잃으니 접자는 내가//사계절 늘 푸른 바다가 있는/서랍장 안에서 물결친다”
그렇다고 그의 시가 마냥 가볍고 따스한 것만은 아니다. 소소한 일상을 끌어안고 긍정하려는 시인의 근저에는 폭풍과 피투성이, 그리고 절망이 자리한다. “피투성이 발아래/돌봐야 할 어린잎과 햇살//절망이 남긴 뼈아픈 희망/그것이 살아내는 이유다”(「슬퍼하는 너에게」)
유 시인은 세상에서 바로 가는 이야기는 없다고 믿는다. 그에게 세상이란 “돌고 돌아 길 너머 길이 되”는 완행열차와 같다. “숨 한번 고르고 나니/이야기라는 게 그렇습니다/열에 한 번은 울음이 되고/백에 한 번은 그리움이 되어/다시 기차는 출렁입니다”(「바로 가는 이야기는 없다네」)

“유진수는 늘 곁에 있는 것도 새롭게 보고,?가까이 있었어도 그냥 지나쳐온 사물과 현상을 새삼 돌이켜 보며 그 속에서 미처 깨닫지 못한 진리와 지혜를 발굴해 되새긴다.?성실하고 진지한 자세로 맞이하는 일상생활에서, 경험을 통해 익힌 시어를 따뜻한 정감과 성찰적 사유로 담아낸다.?가장 가까이에서 현재를 공유하는 이웃과 사물을 자연스럽게 돋보여 주는 것이다.?그 편 편은 곧 남도라는 현실 속의?시적 유토피아와 공동 작업을 한 특산품이다.”
- 김규성 시인

유진수 시인은 1972년 광주에서 태어났다. 현재 광주전남작가회의 회원이자 독서저널 『책읽는광주』 발행인, 세종문화예술협동조합 대표이사다.
저자

유진수

1972년광주광역시에서태어났다.국문학,독서교육학석사.2021년『세종문학』시부문신인상으로등단하였다.현재광주전남작가회의회원,독서저널『책읽는광주』발행인,세종문화예술협동조합대표이사이다.

목차

5 시인의말
제1부꽃
13 꽃
14 클라고그랴
16 달팽이의항변
17 치자꽃
18 양말을개면서
20 아내의김밥
22 간격
23 뜻밖의봄
24 왜무등이어머니산인가
25 사랑의물리학-엔트로피법칙
26 홍합탕
28 슬픔은삼년후에온다
30 맥문동숲길
31 슬퍼하는너에게
32 필사의노력

제2부목포역
37 목련
38 목포역
40 덧셈의함정
41 모퉁이에서만난사람
42 비빔밥
44 뚝배기에추탕만담는것은아니다
45 겨울민들레
46 따뜻한사람
48 땅콩
49 빨래집게를위하여
50 등대
52 멸치
53 999
54 32국局에서전화가왔다
56 뿌리를위하여

제3부영산강
61 무등산그나무
62 바로가는이야기는없다네
64 영산강
65 범람
66 소맥을마시는다섯가지이유
67 코로나19
68 빨래를널며
70 겨우내,봄
72 홍어
74 오,변기처럼
76 꼬막삶는법
78 국밥
80 메타세쿼이아
82 건선
83 중년의새해

제4부모든상처에는꽃이핀다
87 산불은봄비를이길수없습니다
88 해녀
89 땅끝
90 맨드라미
92 눈내린오월
95 수선화에게-추사秋史의노래
96 욕망이라는이름의전차
99 김남주
100 호남湖南
102 청자상감운학문매병-강진만에서
103 노회찬
104 금연
106 반닫이
107 낮은산을위하여
108 모든상처에는꽃이핀다

109 해설일상속의본질탐구와긍정적서정의미학_김규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