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 마녀의 비밀 정원 (김지원 소설집)

북쪽 마녀의 비밀 정원 (김지원 소설집)

$15.00
Description
낯설면서 흥미로운 한국적 고딕풍 소설
현대의 정신적 혼란과 불안을 다룬
김지원 작가의 첫 소설집
2018년 종합문예지 『문학들』을 통해 등단한 김지원 작가의 첫 소설집 『북쪽 마녀의 비밀 정원』(문학들 刊)이 출간됐다. “한국 소설에는 낯선 고딕적 상상력을 활달하게 펼쳐 보임으로써 한국 사회가 직면한 다양한 모순과 분열의 양상을 핍진하게 환기시킨다.”(한영인 문학평론가)는 평가를 받은 이번 소설집에는 표제작을 포함 총 일곱 편의 작품이 수록됐다.
표제작 「북쪽 마녀의 비밀 정원」은 주인공이 지역주간지에서 옛 목조주택의 화재 사건을 알리는 기사를 우연히 발견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화재가 발생한 목조주택은 일제강점기에 총독부의 한 관리가 애첩을 위해 지은 별장이었다. 오래되고 낡은 저택은 아름다운 풍경을 지녔으나 함부로 출입할 수 없다는 것이 18세기 중세 유럽에서 유행했던 고딕 소설과 유사하지만, 주인공이 이곳에 살고 있던 동갑내기 소희와 친구가 되면서 “감추고 싶은 비원의 비밀”이 외부로 발설되기 시작한다. 특히 엄마의 애인 역할을 하고 있는 정원사 준우 아저씨와 소희 사이의 신경전이 더욱 각별한 긴장감을 유발한다.
이러한 긴장과 스릴이 김지원의 소설집에서 주조를 이루고 있다. 가령 달동네 쪽방촌의 슬럼 투어에 관한 이야기인 「할로윈 블루문」에서는 “포장되어 있지 않은 날것 그대로의 가난”이나 “안전선 밖에서 포르노처럼 선정적인 극빈의 고통을 감상”할 수 있는 사회가 그려진다.
사회경제적 빈곤함을 빚어내는 이러한 고딕적 공포는 「한밤의 환상선」에서도 또렷하게 드러난다. 이 작품은 지역 소멸의 디스토피아적 근미래를 소설의 시공간적 배경으로 삼고 있다. 주인공 명수가 살고 있는 도시는 인구 100만 도시 발전을 위해 환상선이라 불리는 지하철 2호선을 건설하지만 인구가 줄어들면서 한쪽 방향으로만 운행하는 처지가 된다. “천이 뜯겨서 안에 있는 스펀지가 창자처럼 삐져”나온 객차의 좌석과 “폐차 직전의 차체” 등이 소멸을 향해 달리는 도시의 퇴락한 풍경을 상징하는 듯하다. 친구 진구와 함께 술을 마시고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환상선에 탑승한 명수는 그곳에서 한 맹인을 만나게 되는데, 명수는 평소 장애인에 대해 “일하기 싫어하는 무능한 알코올중독자”로서 “사회적 약자”의 탈을 쓴 “특권층”이라 생각하기에 그들을 혐오한다.
저자

김지원

곡성에서태어나열여덟살겨울에첫소설을썼다.대학원에서문예창작을전공했으며2018년계간『문학들』가을호에소설부문신인상으로등단했다.

목차

할로윈블루문 9
축제 43
북쪽마녀의비밀정원 81
불면증 111
유예 141
한밤의환상선 165
독 193

해설웰컴투고딕월드_한영인 216
작가의말 229
수록작품발표지면 231

출판사 서평

사회적약자라고하는인간들은실은약자가아니다.그가보기에는오히려특권층에가깝다.공정한경쟁을말하고는정작불공정을조장하고있다.이나라는.그는군대를다녀오고국가가요구하는모든의무를다하고있다.신성한국방의의무라하면서도군가산점은폐지된지오래고,그가내는세금은점점늘어나는데그에게돌아오는건없다.여러모로그는손해만보는약자이다.장애인의무고용이네,여성할당제네하는건기본이고이런분위기라면조만간에귀화인이나외국인의무고용제도도입될것이다.더황당한건어떤범죄를저지를지모르는,근본도알수없는난민들을못받아들여안달이라는거다.이놈저놈할것없이그를위협하고빨대를꽂아대는치들이득실거린다.그는맹인의안경을잡아채서벗겨내고싶은걸꾹참는다.(「한밤의환상선」,177쪽)

오늘날능력주의경쟁에매몰된사람들이벌이는‘피해자경쟁’의구도를정확히재현하는대목이다.이작품에등장하는구분에따르자면땅속을다니는사람들은결코땅위로지나다닐수없다.때문에이환상선속에는햇빛이약점이‘흡혈귀’가살고있다는얘기가나오면서소설은더욱공포스러운분위기를풍긴다.
소설집의마지막을장식하고있는「독」은김지원소설가의등단작으로2018년『문학들』가을호에서는‘삼중주’라는제목으로게재되었다.이소설의결말에이르면주인공제희가병든선생님을살리기위해마련한음식중에는복어의독뿐만아니라그녀가유산한태아의시신이있었음을보여준다.인육섭식이고딕소설에자주등장하는소재라는걸떠올린다면김지원작가가구가하는고딕적상상력의흔적이역력한셈이다.
이처럼김지원의소설은우리소설에서는흔치않은‘고딕적상상력’을보여주는데,“그세계는인간의내밀하고실존적인불안에서부터계층적분할이고착화되는사회적현실에이르기까지그폭이넓고다양하다.”(한영인문학평론가).이런이유로앞으로그녀가그려나갈이후의이야기들이더욱기대된다.
김지원은곡성에서태어나열여덟살겨울에첫소설을썼다.대학원에서문예창작을전공했으며2018년계간『문학들』가을호에소설부문신인상으로등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