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어 - 문학들 시인선 19

홍어 - 문학들 시인선 19

$10.00
Description
문순태 시집 『홍어』 출판
홍어 예찬 100편, 인생 진수 번뜩
대하소설 『타오르는 강』과 『징소리』로 잘 알려진 소설가 문순태(84세) 씨가 시집 『홍어』(출판사 문학들)를 펴내 홍어 애호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 『생오지에 누워』와 『생오지 생각』에 이어 문 씨의 세 번째 시집 『홍어』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집에 붙박여 지낸 3년 동안에 홍어를 소재로 쓴 100편의 시가 수록되었다.
어려서부터 홍어를 유별나게 좋아했다는 문 씨는 시집 『홍어』에서 홍어삼합, 무침, 탕, 전, 튀김, 건홍어, 생회, 퓨전요리, 껍질묵, 찜, 불고기삼합, 홍어라면탕 등 여러 가지 요리와 코, 애, 날개 등 부위별 맛에 이르기까지 감각적인 언어로 맛깔스럽게 형상화했다. [“코에서는 수천 마리 벌 떼가 날고/입안에서 요지경 속 떼춤을 춘다”(「홍어 삼합」), “죽는 순간부터 가장 먼저 삭고/투명한 속살 차츰 붉어지는/ 무지갯빛 거친 파도여”(「홍어의 노래」)].
또한 부레가 없는 홍어를 낮은 땅에 엎드려 살아온 민초들에 빗대어 표현하는가 하면, 어둡고 밀폐된 공간에서의 홍어 숙성과정을 짓밟힐수록 강해지는 우리네 삶의 고통으로 은유적으로 형상화하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너는 아무나 먹을 수 있는/비린내 나는 물고기가 아니다/짓밟힌 민초들의 울부짖음” “오래 삭힐수록 더 날카롭게/되살아나는” “전라도의 힘”(「홍어, 전라도의 힘이여」)]. 예로부터 장례식이나 결혼 잔칫상에 빠지지 않은 전라도 대표음식 홍어는 백성의 물고기이자 민초들의 고통과 눈물이 담겨져 있기 때문에, 이제는 단순히 먹는 물고기를 넘어서 굴곡진 삶 속에 깊이 배어 있는 보편적 정서가 되었다는 것이다.
홍어를 매개로 체득해 낸 삶의 통찰도 돋보인다. “껍질이 질긴 것은 속이 물렁하고/껍질이 연약한 것은 속이 견고함을”(「홍어 껍질 묵」)이라든지 “오래 씹을수록 더디게 살아나는/질긴 사랑처럼 깊은 맛”(「어머니와 홍어」), “썩는 것과 삭는 것은/숨을 멈춘 것과/숨을 이어 가는 것의 차이/그러므로 홍어가 삭는 것은/절멸絶滅의 슬픔이 아니라/또 다른 삶의 시작”(「썩는 것과 삭는 것 1」)이라는 구절 등이 그렇다.
「시인의 말」에서 “홍어는 아주 오랫동안 내 마음속 깊이 숨 쉬고 있었고 어느덧 뿌리칠 수 없는 추억의 음식이자 소울 푸드가 되었다”고 말한 문 씨는 “언제부터인가 홍어가 전라도를 비하하는 표현으로 쓰이고 있는 것에 마음이 아팠다”면서, “홍어는 이제 전라도 사람들에게 단순한 기호식품이 아니라 전라도 정신을 의미하는 정체성의 가늠자가 되었다”고도 했다. 특히 이번 시집 『홍어』에는 ‘영산포 홍어축제’를 비롯해서 홍어집산지이며 홍어거리가 조성되어 있는 영산포를 형상화한 시 11편이 수록되어 관심을 끈다. 그리고 시집 말미에는 1801년 홍어장수 문순득이 풍랑을 만나 필리핀 등 동남아를 떠돌다가 3년 2개월 만에 우이도에 돌아와서, 정약전과 만나 표류기 『표해시말(漂海始末)』을 쓰게 된 이야기를 담은 시 3편도 수록되었다.
저자

문순태

작품세계가한(恨)풀이과정과고향찾기로특징지어지는작가.1941년3월15일전라남도담양에서태어났다.광주고등학교,조선대학교문학부및숭실대학교대학원을졸업하였다.1965년「현대문학」에시「천재들」로추천받았고,1975년[한국문학]신인상에소설「백제의미소」가당선되어작품활동을시작하였다.

소설집으로『고향으로가는바람』(1977),『흑산도갈매기』(1979),『걸어...

목차

4시인의말

제1부홍어의노래
13홍어가내게로왔다
14홍어,전라도의힘이여
16홍어의노래
175월에는홍어를먹지않는다
18내몸에서홍어냄새가
19홍어껍질묵
20암치홍어가맛있는이유
21자식에게홍어를보내며
22서울에가면홍어생각이
23홍어탕맛집
24아내가부쳐준홍어전
25홍어삼합
26홍어를먹다가울었다
27홍어가되다
28홍어얼굴1
29홍어얼굴2
30홍어얼굴3

출판사 서평

어려서부터홍어를유별나게좋아했다는문씨는시집『홍어』에서홍어삼합,무침,탕,전,튀김,건홍어,생회,퓨전요리,껍질묵,찜,불고기삼합,홍어라면탕등여러가지요리와코,애,날개등부위별맛에이르기까지감각적인언어로맛깔스럽게형상화했다.[“코에서는수천마리벌떼가날고/입안에서요지경속떼춤을춘다”(「홍어삼합」),“죽는순간부터가장먼저삭고/투명한속살차츰붉어지는/무지갯빛거친파도여”(「홍어의노래」)].

또한부레가없는홍어를낮은땅에엎드려살아온민초들에빗대어표현하는가하면,어둡고밀폐된공간에서의홍어숙성과정을짓밟힐수록강해지는우리네삶의고통으로은유적으로형상화하고있는점도눈길을끈다.[“너는아무나먹을수있는/비린내나는물고기가아니다/짓밟힌민초들의울부짖음”“오래삭힐수록더날카롭게/되살아나는”“전라도의힘”(「홍어,전라도의힘이여」)].예로부터장례식이나결혼잔칫상에빠지지않은전라도대표음식홍어는백성의물고기이자민초들의고통과눈물이담겨져있기때문에,이제는단순히먹는물고기를넘어서굴곡진삶속에깊이배어있는보편적정서가되었다는것이다.

홍어를매개로체득해낸삶의통찰도돋보인다.“껍질이질긴것은속이물렁하고/껍질이연약한것은속이견고함을”(「홍어껍질묵」)이라든지“오래씹을수록더디게살아나는/질긴사랑처럼깊은맛”(「어머니와홍어」),“썩는것과삭는것은/숨을멈춘것과/숨을이어가는것의차이/그러므로홍어가삭는것은/절멸絶滅의슬픔이아니라/또다른삶의시작”(「썩는것과삭는것1」)이라는구절등이그렇다.

「시인의말」에서“홍어는아주오랫동안내마음속깊이숨쉬고있었고어느덧뿌리칠수없는추억의음식이자소울푸드가되었다”고말한문씨는“언제부터인가홍어가전라도를비하하는표현으로쓰이고있는것에마음이아팠다”면서,“홍어는이제전라도사람들에게단순한기호식품이아니라전라도정신을의미하는정체성의가늠자가되었다”고도했다.특히이번시집『홍어』에는‘영산포홍어축제’를비롯해서홍어집산지이며홍어거리가조성되어있는영산포를형상화한시11편이수록되어관심을끈다.그리고시집말미에는1801년홍어장수문순득이풍랑을만나필리핀등동남아를떠돌다가3년2개월만에우이도에돌아와서,정약전과만나표류기『표해시말(漂海始末)』을쓰게된이야기를담은시3편도수록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