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사
송만철시인,그가그토록돌아가고자하는세상은어디일까.그가찾고있는세상은시에서나생에서나하나일것이다.그것은불교적시원과맞닿아있다.그곳은“절골무당개구리울음으로실버들에물결치던바람”(「봄기척」)이이는곳이고,“이들판저냇가햇살도귀로만져보리라”(「이순」)던순간이다.그곳은결코높은곳깊은데에있지않다.그가숨쉬고밥먹고일하고잠자는일상과평상심에있다.그곳은결코돌아갈수없는과거도아니고,생각으로나갈수있는미래도아니다.“새끼밴돼지막뽀짝감나무를휘감다돌아보는연기”(「연기」)의순간인것이다.이연기緣起의순간외에여기에더무엇이있으며,무엇이더필요할까.그래서그는“흙에서먹을것을일궈내는발따죽이고싶”(「간절함」)기만한데,그곳은결코과거회귀여서는갈수없는곳.그곳을저리그리워하는시인은“섬에서오는첫차에서”지금막“내린저사람”(「기다림」)이리라.언제나변하고변하는것만이진리인이곳.우리가죽어돌아갈곳도살아돌아올곳도바로‘지금여기’다.“몰악시런겨울바람에길을떠도는저거렁뱅이”(「나그네」)가오늘도걷고걷는곳이다.
-이봉환(시인)
『흙에서』에는시간속에서소멸하는‘현재’라는찰나의많은풍경이담겨있다.침묵속에서삶이라는투쟁을이어가고있는생명들,폐허로전이되어가는삶의공간들,그리고그너머에파괴적인현대문명의잔상들….이번시집은지난시집『물결』과매우흡사한느낌이지만면밀히들여다보면더욱간결한문체를사용하고있으며,현재에집중하고있는시인의시선을느낄수있다.변함없이흐르는자연과시간,점점사라져가는농촌사회,파괴적변화에의해망가져가는자연,이사이에엉망이되어버린세계를뒤로하고중심을잡고자신의삶을열어가려는시인의간고함이있다.
-송한울(자유기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