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scription
이념적 표상 대신
삶의 구체성에 주목한
최미정 시인의 제3시집
삶의 구체성에 주목한
최미정 시인의 제3시집
2009년 계간 『문학들』 신인상으로 작품활동을 해온 최미정 시인이 세 번째 시집 『당신이 우리 마음에 심어놓은 별이 있어요』(문학들 刊)를 펴냈다. ‘그늘의 미학’이랄까. 다양한 인물의 삶을 그리면서 시인이 주목하는 것은 개인적인 혹은 역사적인 ‘상처’다. 시로 쓴 인물화라 할 수 있을 정도의 시적 성취다.
이 시집에는 ‘복순 언니’ 외에도 ‘아버지’, ‘경자’, ‘연희 언니’, ‘휠체어에 앉아 있는 여자’, ‘영심이 아버지’, ‘흥섭이 엄마’ 등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모두 신산한 삶을 살았거나 살고 있거나 생의 마지막에 깃든 자들로서 소박하면서도 순정한 민중의 형상을 지닌다. 그리고 “아들이 총살당하고/전쟁 중 남편이 불난 집에서 가고/연기 속으로 하나, 둘 사라지는 사람들”(「도트무늬 할머니」)이 말해주듯이 이들은 쉽게 상처받는 존재들이다.
시인은 이들의 삶을 연민과 사랑의 시선으로 안아준다. 시인의 관심사는 오직 구체적 인간을 향하는데, 시인의 내면 풍경은 인간의 빛과 그늘로 가득하다. 인간의 빛이라고 하면 “하나, 둘씩 튀어 오르는 은백색 숨결들”(「화신花神」)과 같은 인간 본연의 순수한 아름다움이겠고, 인간의 그늘이라면 ‘줄장미’를 보고도 “줄을지어사람들을열중쉬어로세워놓고처형했던”(「줄장미」) 학살극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역사의 수난에서 비롯되는 상처일 것이다. 시인은 인간 본연의 아름다움을 관통해버린 역사의 총구를 들여다본다.
시집 3부 〈꽃초〉는 주로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인 한국전쟁, 제주4ㆍ3항쟁, 5ㆍ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상처를 다루고 있다. 이는 한국 민중의 수난과 죽음에 대한 위무와 제의다. 뿐만 아니라 ‘꽃’이라는 식물성의 이미지는 동물성의 육식세계에 대립하며 불꽃 이미지와 결합하여 저항의 의미지로 변주된다. 〈꽃초〉에서 주목해야 할 작품은 「검은 여」, 「검은 방-다랑쉬굴에서」, 「파랑새 없다」 등 제주4ㆍ3항쟁을 다루고 있는 시들과 「동 틀 무렵」, 「줄장미」, 「미궁의 입구」, 「경자 she remembers」 등 5ㆍ18민주화운동을 다루고 있는 시들이다.
식물성은 동물성의 세계, 즉 역사의 폭력이 난무하는 남근 중심의 세계로부터 벗어나는 해방과 구원의 미적 이미지다. 최미정의 시가 드러내는 식물성의 언어와 사랑은 이질적인 복수(複數)로서의 민중의 형상을 포용하는 시적 감수성의 산물이라는 의의를 지닌다. 시인이 구사하는 식물성의 언어는 동물성의 역사에 대항하는 시인 고유의 미적 방식인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중에 대한 시인의 사랑이 동일성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시인은 동일성의 사유가 아니라 이질적인 상태 그대로의 인물을 구현해낸다. 우리에게 익숙한 기존의 민중적 표상이 아니라 인물의 구체적 개별성을 표현하려 한다는 점에서 이번 시집의 가치가 더욱 크다.
이 시집에는 ‘복순 언니’ 외에도 ‘아버지’, ‘경자’, ‘연희 언니’, ‘휠체어에 앉아 있는 여자’, ‘영심이 아버지’, ‘흥섭이 엄마’ 등등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이들은 모두 신산한 삶을 살았거나 살고 있거나 생의 마지막에 깃든 자들로서 소박하면서도 순정한 민중의 형상을 지닌다. 그리고 “아들이 총살당하고/전쟁 중 남편이 불난 집에서 가고/연기 속으로 하나, 둘 사라지는 사람들”(「도트무늬 할머니」)이 말해주듯이 이들은 쉽게 상처받는 존재들이다.
시인은 이들의 삶을 연민과 사랑의 시선으로 안아준다. 시인의 관심사는 오직 구체적 인간을 향하는데, 시인의 내면 풍경은 인간의 빛과 그늘로 가득하다. 인간의 빛이라고 하면 “하나, 둘씩 튀어 오르는 은백색 숨결들”(「화신花神」)과 같은 인간 본연의 순수한 아름다움이겠고, 인간의 그늘이라면 ‘줄장미’를 보고도 “줄을지어사람들을열중쉬어로세워놓고처형했던”(「줄장미」) 학살극을 떠올릴 수밖에 없는 역사의 수난에서 비롯되는 상처일 것이다. 시인은 인간 본연의 아름다움을 관통해버린 역사의 총구를 들여다본다.
시집 3부 〈꽃초〉는 주로 한국 현대사의 비극적인 사건인 한국전쟁, 제주4ㆍ3항쟁, 5ㆍ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상처를 다루고 있다. 이는 한국 민중의 수난과 죽음에 대한 위무와 제의다. 뿐만 아니라 ‘꽃’이라는 식물성의 이미지는 동물성의 육식세계에 대립하며 불꽃 이미지와 결합하여 저항의 의미지로 변주된다. 〈꽃초〉에서 주목해야 할 작품은 「검은 여」, 「검은 방-다랑쉬굴에서」, 「파랑새 없다」 등 제주4ㆍ3항쟁을 다루고 있는 시들과 「동 틀 무렵」, 「줄장미」, 「미궁의 입구」, 「경자 she remembers」 등 5ㆍ18민주화운동을 다루고 있는 시들이다.
식물성은 동물성의 세계, 즉 역사의 폭력이 난무하는 남근 중심의 세계로부터 벗어나는 해방과 구원의 미적 이미지다. 최미정의 시가 드러내는 식물성의 언어와 사랑은 이질적인 복수(複數)로서의 민중의 형상을 포용하는 시적 감수성의 산물이라는 의의를 지닌다. 시인이 구사하는 식물성의 언어는 동물성의 역사에 대항하는 시인 고유의 미적 방식인 것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민중에 대한 시인의 사랑이 동일성을 강요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시인은 동일성의 사유가 아니라 이질적인 상태 그대로의 인물을 구현해낸다. 우리에게 익숙한 기존의 민중적 표상이 아니라 인물의 구체적 개별성을 표현하려 한다는 점에서 이번 시집의 가치가 더욱 크다.
당신이 우리 마음에 심어놓은 별이 있어요 - 문학들 시인선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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