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한 사람 (김종광 소설)

성공한 사람 (김종광 소설)

$14.50
Description
“21세기 농촌의 사관이고 싶었다”
농촌을 소설로 기록하는 작가 김종광

동경도 연민도 배제된 지금 여기의 ‘시골’을 기록하다
“나 역시 21세기 농촌의 사관이고 싶었다. 부질없는 욕망임을 알고 있지만. 그간의 소설집에 늘 서너 편씩의 시골소설이 들어 있었다. 이번 여섯번째 소설집은 11편 모두 시골이야기다. ‘농촌소설’이 아니라 ‘시골소설’이란 점을 분명히 해둔다.” _「작가의 말」에서

『성공한 사람』은 농촌 서사에 천착해온 김종광 작가가 『놀러 가자고요』 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여섯번째 소설집으로, 농촌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좌충우돌 이야기 열한 편을 특유의 능청스러운 유쾌함과 맛깔스러운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 작가는 1998년 「경찰서여, 안녕」으로 〈문학동네〉 신인상에 등단하여 신동엽창작상, 제비꽃서민소설상, 이호철통일로문학상특별상을 수상하는 등 평단의 호평을 받아왔다. 그는 “21세기 농촌의 사관이고 싶었다”라고 고백하면서, 농촌을 소설이라는 틀에 집요하게 기록해온 재담꾼의 면모를 여실히 드러낸다. 특히 “도시사람이 보고 싶어하는 것을 찍듯이 그린 것이 아닌, 시골의 현재를 직시하는 시골소설”이라고 정의하면서 한층 진보한 색다른 매력을 선사한다.

이 책은 표제작 「성공한 사람, 훌륭한 사람」을 비롯해 2019년 이효석문학상 우수작인 「보일러」와 「여성 이장 탄생기」, 「농사꾼이 생겼다」 등 현실보다 더 생생한 농촌과 그 주위의 삶을 복원한 ‘역경리’ 사람들의 이야기를 정답게 형상화해낸다. 이 책의 푸근한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마음속에는 넉넉함과 유쾌함이 감돌게 될 것이다. 21세기의 시골 풍경 또한 도시의 일상과 본질적으로 별반 다르지 않은 친숙한 공간이라는 것도 느낄 수 있다.

농촌 문제에 대한 심도 깊은 천착과 현장감 넘치는 언어가 돋보인다. 도시문학 일색인 상황에서 농촌문학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농촌에 대한 문제의식에 집중하는 작가들을 찾아보기 어려운 요즘인데, 김종광 작가는 뚝심 있게 노인 문제, 농촌 문제, 지역사회의 소외와 공동화 문제를 천착하고 있어 주목할 만한 행보를 보여준다. _2019년 이효석문학상 우수작 「보일러」 심사평
저자

김종광

1971년충남보령에서태어나고자랐다.중앙대학교문예창작학과에서공부했다.1998년계간〈문학동네〉여름호로데뷔했다.2000년〈중앙일보〉신춘문예에희곡「해로가」가당선되었다.신동엽창작상,제비꽃서민소설상,이호철통일로문학상특별상,류주현문학상을받았다.소설집『경찰서여,안녕』『모내기블루스』『낙서문학사』『처음의아해들』『놀러가자고요』,중편소설『71년생다인이』『죽음의한일전』,청소년소설『처음연애』『착한대화』『조선의나그네소년장복이』,장편소설『야살쟁이록』『율려낙원국』『군대이야기』『첫경험』『왕자이우』『똥개행진곡』『별의별』『조선통신사』,산문집『사람을공부하고너를생각한다』『웃어라,내얼굴』등이있다.

목차

우리동네큰면장
보일러
성공한사람,훌륭한사람
당산뜸이웃사촌
여성이장탄생기
학생댁유씨씨
살아야하는까닭
가금을처분하라고?
코피흘리며
내게노래는무엇이었나
농사꾼이생겼다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농촌의핍진성이쏘아올린시골소설
저자가그토록농촌을들추고헤집는연유는자신의근본,즉부모로부터기인한다.그는첫산문집『사람을공부하고너를생각한다』에서이렇게쓴바있다.“내가소설가가된것은어버이의역사를쓰기위해서라고다짐하기도한다.아버지와어머니의지루하고사소한농민으로서의삶을경이롭고기억할만한사건의연속으로거듭나게해야한다!”실제로그의소설집에는늘서너편씩의시골소설이들어있었고,이번책은열한편전부시골소설로가득채워졌다.이책은농촌의삶을연민하거나동경하지않고,있는그대로의모습을구현해낸다.또한재기발랄한상상력과촘촘한서사에더한충청도사투리특유의느릿함은독특한매력을발산한다.열한편에등장하는인물들도하나같이흥미롭다.대개는멀쩡한이름으로불리지않고,그사람의특징을따서만든별호로불린다.‘오지랖’‘김사또’‘팔방미’‘해결사’등직관적이고우스꽝스러운이름들은능글맞은의뭉함을더한다.저자가오랫동안추구해온농촌의핍진성은마침내‘시골소설’이라는새로운장르를힘차게쏘아올릴수있는근간이되었다.

“왜유?아무것도안해줬잖유?하다못해지혈두못해줬잖유?그리두지혈해보겄다구젊은의사선생님하고간호사님이애쓴값을쳐드린다고해도만원이면뒤집어쓸텐디,뭐,5만원이라고요?하다못해진통제한알안챙겨주고5만원이라니뭐이런경우가다있슈?”_「코피흘리며」에서

견디고버텨야하는인생의굴곡을해학으로관통하는농촌서사
이책의이야기가펼쳐지는공간은도시인이타자로서바라보는농촌,즉힐링의,먹방의,전원의농촌과거리가멀다.대신에도시와별다를바없는온갖인물들이드나드는세계의축소판이며,농촌의삶을연민하거나동경하지않고굴곡진모습을있는그대로,해학을통해드러낸다.
이번소설집의문을여는「우리동네큰면장」은역경리최고부자큰면장에관한모든것을마치설화속주인공이야기를하듯들려준다.「보일러」는김사또,오지랖부부가영업사원의꼬임에넘어가보일러를장만하지만,한겨울에보일러가고장나서겪는고초를넉살좋게그려낸다.표제작「성공한사람,훌륭한사람」은“머릿속골수가말라버릴”정도로책에심취한성빈이‘책을많이읽으면성공하고훌륭한사람이될수있는가’라는질문을품고온동네사람들을찾아다니는이야기다.

제가뭘좀새로연구해보려고요.책을많이읽으면훌륭한사람이된다고하잖아요?진짜로그런가해서.제생각엔별로그런것같지가않아서요.박근혜보세요.책많이읽었으면그랬겠어요?최순실도책많이읽은아줌마같지는않고._「성공한사람,훌륭한사람」에서

「당산뜸이웃사촌」은수십년간이웃사촌으로지낸김사또·오지랖부부와공주댁·이장사부부가고약한냄새를풍기는은행나무열매를처리하면서일어나는시끌벅적한소동을다룬다.「여성이장탄생기」는대통령선거못지않게치열하고살벌한역경리이장선거현장을생생하게전달한다.「학생댁유씨씨」는‘성깔이욕쟁이못지않다’는학생댁이역경리주민들이살아가는모습을동영상으로제작하는과정을담았다.「살아야하는까닭」은갑작스럽게마을회관청소를담당하게된오지랖이“인생다살았다고생각했는디,참아직도깨닫고새로느낄게많다는걸새삼깨달은한해였네유”라고말하게된사연을들려준다.

“선거때마다꿩쫓던개된기분여.아무나뽑아도괜찮은꿩들은다가버리고.또뭘뽑아도시원찮은닭중에서뽑아야되는겨?”_「여성이장탄생기」에서

「가금을처분하라고?」는자주유행하는조류인플루엔자예방을위해가금류를처분하도록주민들을설득해야하는공무원을묘사하면서,연민을불러일으키면서도유머를잃지않는균형감각을보여준다.「코피흘리며」는코피가멈추지않는오지랖이한때지역민의자랑거리였던종합병원을찾지만,이제는개인병원하나만도못한시골의열악한병원시스템을해학적으로고발한다.「내게노래는무엇이었나」는대표가수를뽑기위해마치오디션프로그램을방불케하는역경리가수선발대회의긴박한현장을맛깔나는언어로구현해낸다.「농사꾼이생겼다」는역경리에서태어나고자란도시로떠난흥부네아들철규가어느날홀연히돌아오는데,도회적삶에실패한,고향시골에도쉬이정착하지못하는사람들의속내를진솔하게그려낸다.

“그렇다니께유,저새끼들이진짜나쁜놈들여.일주일전인가는맹장터진사람이왔는데그거를소화불량이라고소화제만줘서보냈디야.아무리레지던트라고맹장하나를못보냐고.배가뒈지게더아파서다시갔더니그제서한다는소리가큰병원으로가보랴.그런무책임한놈들이어딨냐고.”_「코피흘리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