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 사람은 살지

산 사람은 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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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산 사람은 살지』는 2019년 5월부터 2020년 5월까지 월별로 이야기가 진행된다. 농가에서는 달마다 해야 할 일이 정해져 있고, 농사일에 따라 시간의 흐름을 파악한다. 시골이라 하면 평상에 한적하게 앉아 있는 노인들을 떠올리기 쉽지만, 이 소설 속 시골은 도시 못지않게 바쁘다. 과거에는 자식들을 공부시키기 위해, 현재에는 자식에게 폐를 끼치지 않으려 끊임없이 농사일을 하는 기분 부부의 모습에서 자식을 위해 쉬지 않고 일하는 부모님의 모습이 겹쳐 보인다. 부모는 자식을 걱정하고, 자식은 부모를 걱정하는 모습은 여러 매체 속 흔한 장면이지만 작가가 구축한 촘촘한 역경리의 모습 덕에 현실적인 감동으로 다가온다.
저자

김종광

1971년충남보령에서태어나고자랐다.중앙대학교문예창작학과에서공부했다.1998년〈계간문학동네〉여름호로데뷔했다.2000년〈중앙일보〉신춘문예에희곡「해로가」가당선되었다.소설집『경찰서여,안녕』『모내기블루스』『낙서문학사』『처음의아해들』『놀러가자고요』『성공한사람』,중편소설『71년생다인이』『죽음의한일전』,청소년소설『처음연애』『착한대화』『조선의나그네소년장복이』,장편소설『야살쟁이록』『율려낙원국』『군대이야기』『첫경험』『똥개행진곡』『왕자이우』『별의별』『조선통신사』,산문집『사람을공부하고너를생각한다』『웃어라,내얼굴』,기타『광장시장이야기』『따져읽는호랑이이야기』등이있다.

목차

당신이떠나기전에
육칠월해로가
팔구월,고추따다가
시월다사다난
동지섣달소보듯
정이월에떠나는
삼사월코로나
오월,풀도살아보겠다고

작가의말

출판사 서평

“자네나나나오늘또하루를살았구먼.
살아야지,악착같이살아야지,달리어쩌겠나.”

농촌의이야기를채집해온작가김종광
면민실록의문을열다!


“고대로의시골을이야기에담고팠다.시골자체를쓰는소수정예작가들의기록곳간에보태지기를바란다.시골에대한‘소수의견’도뭉치면‘소중한,진실에가까운이야기,즉실록’이될수있지않을까.”_「작가의말」에서


『산사람은살지』는1998년등단이래23년간작품활동을꾸준히이어오고있는김종광작가의장편소설이다.작가는그동안농촌에대한이야기를자주써왔는데,이번작품에서는그애정과관심을원없이뿜어내며‘고대로의시골’을구현해냈다.티브이속잠시머물다가는꾸며진시골이아니라삶의터전으로서의시골을사실적으로그려냄으로써김종광표‘시골소설’을한층더발전시켰다.“김종광소설은현실에서‘루저’나‘늙은이’로낙인찍혀밀려난사람들끼리모인‘잉여(剩餘)현실’에도복잡하게생동하는삶이있다는것을‘충청도개그맨의시선’으로그려낸다.”라는동인문학상심사평처럼이번소설역시70대시골토박이여인의생동하는삶을사실적으로묘사하되특유의위트있는문체로이야기의무게중심을잡았다.


시골장편소설시리즈‘면민실록’의첫걸음
『산사람은살지』는충남안녕시육경면역경리에사는김동창ㆍ이기분부부의이야기를담은장편소설이다.주로기분이2010년부터기록한일기와상부(喪夫)하고2019~2020년을살아가는이야기로구성돼있다.기분이과거에쓴일기를2019년과2020년에들춰보며지난날을회상하고현재를짚어본다.이일기는실제로홀로남으신작가의어머니의일기를바탕으로한것이라더욱현실적이다.

작가는시골의핍진성에유독공을들였는데그것은“텔레비전의시골은‘연출된(왜곡하고조작한)’시골”이라는인식에서비롯된다.작품속시골은도시인이잠시머물며그정취를만끽하고농사에실패하더라도허허웃어넘기는그런공간이아니다.시골에서나고자라시골이아닌다른곳에서산다는상상을해본적없고,나중에죽어묻힐자리까지봐두는사람들의이야기인것이다.특히실감나는충청도사투리가작품에더욱몰입하게만든다.

“그래서진짜로가고싶은규,안가고싶은규?”
“잘모르겄어야.별로가고싶진않은디해놓은말이있어서.”
“그럼목욕이나가셔유.목욕하시고저희랑점심이나드셔유.”
“따져대면어쩐다냐?”
“까먹었다고하슈.잘까먹으시잖유.”
에라모르겠다.작은애차타고내뺐다._243쪽

2020년까지기분이겪었던사건들과그에대응하는기분의모습을보는것도재미가있다.이토록평범한사람도수많은풍파를겪으며살았고결국악착같이오늘을살고있다는사실을마주할때,세상에평범한사람이란없음을깨닫게된다.그렇기에작가에게모든인물은기록해야할특별한대상이다.동창은8남매중막내이고이작품에는8남매와그배우자들,조카들,동네사람들까지다양한인물이등장한다.육경면에살고있는사람들,즉면민의이야기는『산사람은살지』를시작으로앞으로도계속될것이다.


우리네부모님이야기
“이젠안다.자식걱정은죽는날까지끝날수없다는것을.”
『산사람은살지』는2019년5월부터2020년5월까지월별로이야기가진행된다.농가에서는달마다해야할일이정해져있고,농사일에따라시간의흐름을파악한다.시골이라하면평상에한적하게앉아있는노인들을떠올리기쉽지만,이소설속시골은도시못지않게바쁘다.과거에는자식들을공부시키기위해,현재에는자식에게폐를끼치지않으려끊임없이농사일을하는기분부부의모습에서자식을위해쉬지않고일하는부모님의모습이겹쳐보인다.부모는자식을걱정하고,자식은부모를걱정하는모습은여러매체속흔한장면이지만작가가구축한촘촘한역경리의모습덕에현실적인감동으로다가온다.

기분은조카네과수원에서일하고온날한숨을푹푹내쉬었다.“사과하나잘못땄다고그르케지청구허면내체면이뭐가되냐.그래도내가지작은어머닌데동네사람앞에서학교선생처럼따박따박훈계를해대니,아이구창피해.”
“안가시면될거아닙니까.그런소리들으면서왜가셔요?”
“한푼이라도벌어야지.가만히있으면돈이나오냐?”_172~173쪽


‘그럼에도’산사람은살지
이작품에는죽음에대한이야기가자주등장한다.기분은몸이약해가족에게짐이되는것같아자살을세번이나시도했고,50년동안동고동락한남편은갑자기세상을떠났으며,하루가멀다하고부고가온다.70대인기분주변에는죽음과병과요양병원이라는우울한단어들이가득하지만,읽는사람은오히려삶을생각하게된다.온몸이성한데가없고삶보다죽음에가까운나이인기분도오월의풀처럼일어나오늘을살아가기때문이다.남편이죽고역경리에혼자남게된기분에게사람들이걱정어린말을건네자,기분은낙천적이고어딘가느긋한말투로이렇게답한다.“산사람은살지뭐가걱정이냐.”

기분은또남편무덤의풀을뽑아댔다.풀들도살아보겠다고저리악착을떠는데산사람이못살겠나.살것이다.힘껏살것이다._332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