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리어의 절반은

캐리어의 절반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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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우리 모두에게는,
파란색 캐리어 안에 담고 싶은 ‘또 다른 나’가 있다
소망과 현실 사이는 때로 아득하게 멀다. 얽히고설킨 삶의 과제들을 무리 없이 해결하며 살아나가는 착한 우리가, 별스럽지 않은 나의 소망 하나를 들어주는 일에는 왜 그리도 인색한 건지….
대학교를 졸업하고 백화점 판매직으로 일하는 스물아홉 살 마미. 뉴욕 브로드웨이에 가서 좋아하는 뮤지컬을 보는 게 오래된 꿈이었다. 3년 전 신혼여행 계획을 세우던 때, 남편에게 그 소망을 털어놓았으나 여행 기간이 너무 짧다는 이유로 유보되고 말았다. 그 후로 마미는 해외여행은커녕 여권조차 만들지 않은 채 살아왔다.

저자

곤도후미에

저자:곤도후미에
일본의베스트셀러소설가.1969년오사카에서태어났다.오사카예술대학교예술학부문예과를졸업하고1993년소설《얼어붙은섬》으로아유카와데쓰야상을수상하며작가로데뷔했다.2008년《새크리파이스》로제10회오야부하루히코상을,같은해에제5회서점대상2위에오르며일본을대표하는베스트셀러작가로발돋움했다.
가부키에매료돼한동안연구한작가답게가부키를소재로한추리소설《잠자는쥐》와에도시대를배경으로슬프고아름다운이야기를펼쳐낸미스터리‘사루와카초사건수첩시리즈’를연달아펴내며평단과독자들의사랑을한몸에받았다.그밖에인기게임을소설화한《아득한시공속에서》,미스터리와멜로가혼재하는장편《호텔피베리》《호텔카이저린》,음식을소재로독자들의후각과미각을자극하는《타르트타탱의꿈》《뱅쇼를당신에게》《종종여행떠나는카페》등미스터리부터멜로,테마소설에이르기까지그가써내는소설들은출간되자마자베스트셀러에오른다.

역자:윤선해
번역가이자커피관련일을하는기업인이다.일본에서경영학과국제관계학을공부한뒤한국으로돌아와에너지업계에잠시머물렀다.
일본에서유학할당시대학전공보다커피교실을열심히찾아다니며커피의매력에푹빠져지냈기때문에,일본에서커피를전공했다고생각하는지인들이많을정도다.
그동안일본커피문화를소개하는책들을주로번역해왔다.옮긴책으로《오늘부터제가사장입니다》《새로운커피교과서》《종종여행떠나는카페》《호텔피베리》《도쿄의맛있는커피집》《커피스터디》《향의과학》《커피집》《커피과학》《커피세계사》《카페를100년간이어가기위해》《스페셜티커피테이스팅》이있다.
현재후지로얄코리아대표및로스팅커피하우스‘Y’ROcoffee’대표를맡고있다.

목차

1화토끼,여행을떠나다…7
2화3박4일의신데렐라…35
3화별을볼때마다…65
4화허세섞인도시에서…93
5화사랑보다조금쓸쓸한…119
6화의자는두개…143
7화달과석류…171
8화사랑에빠지는장소…197
9화파란캐리어…221

출판사 서평

파란색캐리어가마미의손에들어왔다

모처럼쉬게된어느토요일.친구들과함께간플리마켓에서파란색가죽캐리어에마음을빼앗겼다.한번도사용하지않은듯선명한파랑캐리어를한참이나만지작거리다가충동구매하고말았다.예쁜캐리어를끌고나타난마미를보며친구들은“정년퇴직하고가자는남편때문에속상하지말고혼자서뉴욕에다녀오라”며충동질하지만,영어도서툴고길눈도어둡고겁도많은마미는여전히우물쭈물한다.그런마미에게속삭이듯캐리어속포켓안에한장의메모가들어있었다.
‘당신의여행에많은행운이깃들이기를….’
이짧은문장이겁쟁이토끼처럼살아가던마미를움직였다.나의소망을더는다른누군가의결단에의지하지않기로굳게마음먹었다.그렇게뉴욕여행을함께하며마미의성장과정을지켜본파란색캐리어는또다른친구들의손에이끌려홍콩과아부다비,파리와슈투트가르트를여행하는사이여기저기상처와얼룩이생기고,그상처보다다채로운이야기가쌓여가는데….

곤도후미에가그려내는또하나의원더랜드!

맨처음이캐리어를샀던사람은누구일까?그는왜이토록예쁜캐리어를끌고여행을떠나지못했을까?마치보물찾기처럼,뚜껑안쪽에숨겨져있던메모의주인은또누구였을까?
비밀스런이야기를간직한캐리어의내력에파란색캐리어를끌고여행하는여덟명의목소리가더해지는사이소설은자연스레여행의진정한의미와가치에대한탐문으로이어진다.그리하여나같고,친구같고,가족같은주인공들이때로낯선도시의골목길처럼,때로침엽수무성한원시림처럼,때로사막위에빛나는밤하늘처럼그려내는성장기를읽다보면,지금당장캐리어를챙겨어디로든떠나고싶은열망에사로잡힌다.‘당신의여행에많은행운이깃들이기를….’

책속에서

뉴욕여행도다르지않다.안하는것은하는것보다훨씬,훠얼~씬간단하다.충동은유행성감기같은것이어서지나고나면어느새아무래도상관없어져버린다.-15쪽

하고싶은것을누군가의결단에의탁하고는대롱대롱애타게매달리듯하는거,이제더는싫다.그래서마미는결정했다.가고싶은곳에혼자가겠다고.-26쪽

그말을듣고서야깨달았다.하나에는자신을소중하게,정중하게대해주기를바랐던것이다.고작3박4일이라도좋으니,그때만이라도누군가가자신을정중하게대해주기를.그것이돈의대가이고,시간이지나면마법이풀리는것이라할지라도말이다.하나에는분명하게입밖으로꺼냈다.
“그래.나는소중하게대접받고싶었어.”-62쪽

버스가출발했다.그녀가손을흔들었다.앞으로유리카는아부다비와알아인이라는지명을들을때마다그녀를떠올리겠지.지금까지도그래왔다.여러나라에서부딪힌이런저런만남들.갖가지미소와추억들.현지의이름과추억이겹치며무엇과도바꿀수없는소중한기억이쌓여갔다.-91쪽

이도시가차갑다고말하는사람의기분이처음으로공감되었다.이거리에서환영받는대상은자신감을가진사람들뿐이다.돈있는사람들,재능있는사람들,아름다운사람들,젊은사람들,당장가진게없어도희망을품은사람들.아무것도갖지않았다는사실을알아차리고,젊음도희망도잃어가는인간에게이거리는돌연싸늘해진다.-113쪽

이캐리어와같은거야.앞으로크고작은상처가생기고,바퀴가떨어지거나뚜껑이안닫히게될지도모른다.새하얀공단안감도누렇게변하고찢기기도할테지.그러나,그럼에도캐리어는여행을할때제가치를발휘한다.장식품같은파티핸드백이아니라혹사당하는캐리어같은인생이훨씬자신과어울렸다.유코는살짝손을뻗어캐리어를어루만졌다.자신의것이아닌데,자기자신처럼느껴졌다.-114쪽

그렇지만욕망이섞이지않은사랑같은거정말로있을까.성욕과사랑은분리되지않으며,아름다운이성을애인으로두고싶은마음도,성실하고바람을피우지않을것같은사람을선택하고싶은마음도틀림없는욕망이다.결혼상대에게안정된직업과경제력을요구하는것도다르지않다.-134쪽

이제야알것같다.어쩌면가나코가그캐리어를보내준것인지도모른다.평생여행가지않을유미를위해서가아니라,바깥세상에힘차게발을내디뎌야하는하루나를위해서….
손이떨렸다.
가나코는이미알고있었는지도모른다.머잖아하루나가여행을떠나게되리라는사실을.-16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