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적인 것의 미로: 김효진 개인전

인간적인 것의 미로: 김효진 개인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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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수림아트랩 재창작지원 2023의 일환으로 수림큐브에서 개최된 김효진 개인전 《인간적인 것의 미로》 도록. 전시 출품작 사진과 평론이 수록되어 있다.
저자

김효진

이화여자대학교에서동양화를공부하고,작가로활동하고있다.인간의보편적관심사인‘생존방식’에대해물음을던져,스스로가사회라는생태계속에서어떻게자신을‘보존’하고살아가는지에관심을가지고작업하고있다.사람과자연의생존방식의접점을활용하여작품속에서상상의생태계를구현한다.주요개인전으로《인간적인것의미로》(수림큐브,2023),《에코의초상》(김희수아트센터아트갤러리,2022),《적막한긴장》(서리풀휴갤러리,2020)등이있다.수림아트랩신작지원(2022)및재창작지원(2023)에선정되었다.

http://hyojin-k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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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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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삶의모든문제는‘나’와‘나아닌것’을가르는경계에서비롯된다.선하나를그을때마다대립되는두영역이생긴다.우리는그중하나에자신을동일시한다.나는이것이지저것이아니며,이쪽편이지저쪽편은아니라는둥.그런식으로수많은경계를설정하며정체성을확립해나간다.이방식에는위험이따른다.모든‘경계선’은잠재적인‘전선(戰線)’이기에.*

장애물이가득한미로,견고한벽,요새는경계선의집합이며인위의산물이다.이러다가평생미로에서헤매면서사는것아닌가싶겠지만두려워할필요없다.스스로만든경계를직시하는순간삶은난제가아니게된다.'나'와'타자'의경직된구분을넘어낯선것에마음을연다면,삶은기꺼이즐길만한모험이된다.전시《인간적인것의미로》는우리가만들어낸수많은경계에질문을던진다.삶과죽음,과거와미래,인위와야생,동물성과식물성-이모든대립쌍은한인간의내면에공존한다.전시는이러한이중성을인식하고하나로통합하면서,인간이스스로부과한삶의제약으로부터자유로워지는길을탐구한다.

전시는세가지공간으로구성된다.첫번째공간은‘미로의방’이다.〈우당탕퉁탕〉에서연장된미로와공중요새〈난공불락의성〉,수십개의화판을쌓아올린벽〈흔적의망〉이관객을맞이한다.그림속생명체들은저마다다른속도로이동하며공간의구조에반응한다.그림한쪽에는생명체의삶과죽음을기리는기념비가그려져있다.이는망각과혼돈,무의미에맞서는인간적인노력을보여준다.로버트맥팔레인은“아주오래전부터우리는두렵기에버리고싶고,사랑하기에지키고싶은것들을언더랜드로가져갔다”고설명하는데,**‘미로의방’역시상징적인‘언더랜드’로볼수있다.어두컴컴한지하동굴에찍힌손자국처럼,미로와벽에새겨진생명체의흔적은복잡미묘한삶의드라마를고스란히전한다.

두번째공간은‘구멍의방’이다.이곳의시간은비상식적으로흘러간다.특정한방향성이없고,순행과역행을반복하며,불규칙한지연이발생한다.공간은이러한시간의흐름에따라팽창하거나수축하며희미하게요동친다.〈변이지역〉과〈안개구멍〉에서생명체들이넘나드는구멍은,채광을활용하여빛과어둠,구멍의안팎이지닌양면성을부각한설치로나타난다.

마지막으로세번째공간은앞의두공간과독립적으로존재하는세계로서,구멍을통해각기다른우주로빠져나온생명체들을보여준다.각생명체는틀에박힌공간에서균일한시간을경험하는것이아니라,동시다발적으로존재하는우주에서저마다고유시간을누리며산다.(전시서문/홍예지큐레이터)

*켄윌버,『무경계』,김철수옮김,정신세계사,2012,p.38.
**로버트맥팔레인,『언더랜드』,조은영옮김,소소의책,2020,p.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