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보다 구름 (박홍규 시집)

나무보다 구름 (박홍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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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시집 〈기억이라는 이름의 꽃〉을 펴내며 문단에 나온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고요하고 느릿하게, 섬세하고 담박한 시선으로 존재의 내면을 응시하는 시편들을 만날 수 있다.
저자

박홍규

2003년《문학사랑》신인작품상을수상했고,2013년부터2018년‘생태교육연구소터’에매월시를연재했다.
30년가까이국어를지도하였으며,지금은중등학교교장으로근무하고있다.‘내륙문학회’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시집『기억이라는이름의꽃』을펴냈다.

목차

제1부마음풍경

무게를지닌것들은가라앉는다
오늘출근길나의성분분석
당신이그렇듯
바람의가닥
너를읽는시간
마음속문
무지개
반성혹은질곡
거미줄
고집쟁이바위섬내력
어지럼증
나도마찬가지
걱정
유리홑겹
하소연
삼각주에서
여행후기

눈내리는날
무너지다
나무보다구름
받아들임
천천히읽는시


제2부중력

삼월둘째주화요일오후세시
흔들림
연(戀)
기다리기
하루
이름
할머니
소이면대장리내외약전(略傳)
할머님들
독주8
빨래걷기
내가사는동네
오랜친구
방풍나물
서산개심사왕벚꽃
몽돌
사진집감상문
마른꽃다발
꽃밭
투명안내판
나무
허기
기울어짐


제3부길을벗어난길

길을벗어난길
비어있는풍경
괜찮다
겨울숲
강하구에서
먼산
꽃이너무고와서
그래도곱다
돌탑
친구에게
구부러진길
기차여행
함께걷기
숲길
약력쓰기
탈색작업
무채색의지루함이라니
무작정기다리는대신
꽃의깊이
나무가되고싶고
지나온시간을위로함
진화론


제4부늪

한계
문득살펴보니
증명사진
구십일동안
쓸쓸함에대하여
누가늪을만들었다
쇠뜨기
늪의문제
늪을지난후
거참삐뚤삐뚤
몸살
은유의시작
뉴스가생산되지않은날
기본값
구부러진화살
병실에서
화산폭발
산호랑나비고치

번져가는
약속
써야하는날

출판사 서평

박홍규의시는순도높은‘응시’의시다.투명할정도로맑고섬세하고담박한시선으로“고요하게숨도느릿하게”존재의내면을응시한다.“비어있는풍경”과“꽃잎이너무고와/한귀퉁이조금더무너진”돌담의말에귀를대고,“어디쯤인지짚어내지못한채무작정흩어”진“차마버리지못한시간”을마중하며,돌아보지못한시공간의내력을차분히증언한다.
생태적심상으로“늪을지나듯숲을통과”하며“하늘하늘나비를길어내”듯“또박또박시의모종을심어”가꾸는박홍규시인.스스로“삐뚤삐뚤”하다는시인의“구십일동안”을읽으며“나무보다구름”인시인이마주하는생명과마음풍경을만나면누구나차츰“몽돌이되어”갈듯하다.“구부러져야제격”이라는명상적사유로작은존재에기울어지고흔들리며기꺼이보듬는박홍규시인이“무지개색보다많은색의말”로적어간시의경전이다정하고따사롭다.─김은숙(시인)

목소리가담담해서평생흔들렸다는그의고백을믿지않았다.그런데컨베이어벨트에맞춰진것같은시계의이력과늪인지숲인지분간할수없는길을따라걸으면서나도흔들렸다.언어가의도한과녁에끝끝내맞지않는다는사실을알면서도그는“전설같은은색의언어”를찾아없는길에서바람을맞고있었다.언어의바닷가에서끝없이밀려오는침묵의파도에쓸리며닳고있었다.그가곧흔들림이었다.그렇지않고서는소리가이렇게둥글고정갈할수없다.아,이제나는믿는다.바람휘몰아치는날세상여린가지들뚝뚝부러지는소리들리면몇자라도쓰지않고는살수없다는고백,혹은시의길.그길위에서바람맞으며흔들리는기도를본다.“너를보러가겠다”는따뜻하고단단한몽돌의목소리를듣는다.─정민(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