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호순 시인은 노동을 여미는 지극한 자세로 삶을 고마워하고 그것으로부터 파생되는 갈증조차 그리워하고 있다. 일상에서 놓쳐버린 불만들을 다시 환기시켜 잠깐씩 털어놓는가 하면 내밀한 기억이 아닌 생과 씨름해야 할 것들에 결코 가볍지 않은 경의를 표하고 있다. 그가 꿈꾸듯 풀어놓은 간단치 않은 여정에서 예사롭지 않은 흔적과 고뇌에 둘러싸인 일상이 보인다. 시인은 시를 빚어 안식과 해빙을 취하는가하면 정신적인 소통을 통해 자기 성찰을 꿈꾸는 것이다. 현실과 부딪치는 과정에서 결코 과장이나 허영은 없다. 피상적인 언어를 빌려 쓸데없이 문장에 흠집을 내는 일도 결코 없다. 부딪치는 모든 것에 질펀하게 묻어나는 고충은 생 앞에 무릎 꿇어야 하는 절체절명의 숨 가쁜 레토릭뿐이었으니. 그래서 한 가정을 책임지는 가장은 질기게 울어야 하고 한숨짓는 생의 변곡점에서도 투덜대기는커녕 짊어져야 할 무게로 하루를 연명하는 원초적인 생명력을 꼬집는다. ─ 남주희(시인, 수필가)
들리지 않는 발소리 (남호순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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