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무스 아니무스 (박희선 시집)

아니무스 아니무스 (박희선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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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가슴속 깊은 곳에 꾹꾹 눌러 감춰 두었던 꿈과 비원의 노래들
안간힘을 다해 가고 싶은 곳, 서천을 바라보며 견딘 날들에 바치는 헌사
일찍이 청년 문사로서 지역문단에 나와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던 시인의 첫 시집. 오랜 세월 침묵하며 삼켜 두었던 말들이 비로소 세상에 나와 빛을 발한다. 모성의 상실에서 비롯된, 존재의 본질과 삶의 순환에 대한 사유와 자각으로 출렁이는 시편들을 모아 담았다.
저자

박희선

충북보은에서나고자랐다.1998년제4회《동양일보》신인문학상을수상하면서작품활동을시작했으며,현재충북작가회의회원으로활동중이다.한국교원대학교대학원에서국어교육을전공하고오랜시간학생들과함께하고있다.근래에는외국학생들에게한국어를가르치면서한글과함께보람있는날들을살고있다.

목차

제1부서천꽃밭엄마에게

아니무스
찔레꽃팔자
칠성부대
생일
쌀을씻으며
풍경(風磬)
그리움반나절
부끄러운거다
딸을안고
얼룩의두얼굴
엄마에게가는길
그림자
고추를다듬으며

제2부오래된사랑니

스며든다,흙물
대하(大夏)
손금이말했다

장작1
장작2
그시절역마살
말라가는마음에물을주며
빈집
나잇값하는신발
주마등
육지로간다
오래된사랑니

제3부백련이필때

결혼기념일
대지에대한예우
하늘농부
곤포사일리지
흙의발
백련이필때
할아버지봄날
눈,주름을펴다오
사춘기엄마
커튼콜박수
거짓말
노포맛집

제4부차도를건너는법

수심을헤아리는시간

겨울야행(夜行)
세탁기
차도를건너는법
조간신문
시절이야기
녹아내리는날
가을안개그리고철쭉
정체의순간
누워서가는이사
노랑나비
일곱번째4월에게
연설도미노
바나나혀
월동

□발문
정민|아니무스아니무스,뒤뚱거리며땅을밟고가는길위의주문

출판사 서평

삶은늘시의자리여야한다.오래사랑니를앓아온시인의이야기가한편한편지금의말이자이야기다.“그누구도강요하지않았”던길이자“약수한모금에삼백예순관절이살아났”던아니무스가“이제사나는오구신이되어/서천꽃밭엄마”(「아니무스」)를만나는시집이어서눈물겹고고맙다.그엄마가돌아가신날딸을낳은시인에게세상은온통서천꽃밭이다.‘얼룩진슬픔’과‘그림자’였던지난날,‘오래된사랑니’를제대로앓고난자리에시집을들고나와매미허물을바라보며젖은날개를말리고있다.‘들춰내아프고싶지않은아직하지못한말’은이내투명하고짱짱한날개로시가되었다.더는울지않는수심(水深)으로뿌리내린백련이되었다.이제그늘을내어주는자리에서서오래흔들려도좋으리라.─이종수(시인)

나는박희선시인과20대부터지금까지‘피웠던꽃잎을갈피어디쯤에순간순간새기며’함께흘러왔다.그러나한사람을안다는것이함께한시간에비례하는것은아닌가보다.‘무탈해보이지만몇계절씩은혹한이었’던시절을보내고있는줄은차마몰랐다.이시집에꾹꾹눌러쓴대로‘어디에도얼룩을남길수없다’는그의안간힘이새삼돌이켜져가슴이먹먹하다.그래도다행인건그가‘경로를재탐색’하려한다는것이다.그가‘제물길을가지고’꼭닿고싶은‘그곳육지에닿을거’라는걸나는믿는다.─박혜지(소설가)

박희선의시들은한사람을살게하는힘이어디에서오는지잘보여준다.시집『아니무스아니무스』의시편들은엄마가계신서천까지한땀한땀바느질을하듯걸어서가겠다는의지로읽힌다.그것은새로태어나겠다는,어떤값을치르더라도새생명을얻어야겠다는꿈이다.엄마에게보여주고싶은것들,흙을존중하는성실한남편과뼈를깎아만든아이들을가졌기때문에가능한고집이다.보라고,나이만큼잘살고있다고투정어린이승의말한마디바치고싶은마음을따라서천꽃밭까지동행하고싶어진다.한시인을지탱하는힘도그지극한정성에있으리라믿으며.─류정환(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