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에 뇌졸중 환자가 되었습니다

30대에 뇌졸중 환자가 되었습니다

$18.15
Description
걱정 만렙, 흐지부지 대왕
미술교사 마고의 유쾌하고 솔직한 뇌졸중 이야기
30대 미술교사 마고는 어느 날 아침 뭔가 잘못됐음을 직감한다. 기운이 없고 생각이 뒤죽박죽 엉키는가 싶더니 간단한 단어조차 입 밖으로 내뱉을 수가 없다. 뭔가가 확실히 잘못됐다. 힘겹게 구급차에 실려 그대로 병원으로 이동, 마고는 뇌경색으로 인한 허혈성 뇌졸중 진단을 받는다. 서른셋의 나이에 뇌졸중이라니. 그의 인생은 앞으로 어떻게 되는 걸까.
저자

마고투르카

서울에서는오래실험실을오갔고잠시출판사를다녔다.현재는파리에서문학을공부하며바른번역소속번역가로일하고있다.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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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서른셋,
어느날나에게‘작고귀여운’뇌졸중이찾아왔다

《30대에뇌졸중환자가되었습니다》는서른셋에갑작스럽게뇌졸중을겪은마고투르카가자신의투병과재활과정을유쾌하고담담하게그려낸그래픽노블이다.흔히뇌졸중이라고하면노년에겪는질환이라고생각하기쉽지만질병은늘예상치못한때에우리앞에모습을드러낸다.뇌졸중은적절한치료를받지못하면생명이위태로울수있는심각한뇌질환이라는점에서환자와그가족들이감당해야할충격은상당하다.치료를하더라도다양한후유증이나장애를남기기때문에이전과같은삶을계속이어나갈수있을지장담하기도어렵다.
마고역시난데없이등장한뇌졸중앞에서많은혼란을겪는다.하지만혼란은곧마고만의방식으로정렬된다.열정적인의료진과헌신적인가족,병실에서만난동료(?)환자들과의교류속에서변화는천천히자신의삶속에자리잡는다.그는무거운질환과싸우는암울한환자가아니라새로운변화를겪게된자신의삶을이해하고응원해주기를바라는마음으로인스타그램에자신의이야기를만화로기록하기로한다.질병이안겨준큰변화들을서서히받아들이고다시자신의삶을찾아나가고자하는젊은뇌졸중환자의기쁨과슬픔,그리고새로운시작이‘나의자그마한뇌졸중(@mon.petit.avc)’이라는이름으로전세계로퍼져나갔다.그리고이렇게책으로묶여한국에도착했다.

“뇌졸중이왔어요.”
“아,그게다인가요?”

증상을인지하고구급차를기다리는와중에도더러운꼴로병원에갈수는없다며샤워를하고,병실에서첫날밤을지내면서처음맞이한‘요강’에당황하면서도자신의유연성에감탄하며어떻게든볼일을해결(?)하고,누가미술선생님아니랄까봐의사에게시각증상을설명하기위해반고흐와다빈치의작품을들먹이는이명랑한뇌졸중환자의이야기를따라가다보면수시로웃지않을수없다.그는언제나유머를잃지않는다.뇌졸중이왔다는의사의말에“아,그게다인가요?”라고되물어오히려의사를당황시킬정도로.
“지금(제말)이해하신거죠?!”
“네,그럼요!안죽었어요!아직!멀쩡해요!”
누구나한번쯤은질병앞에서좌절하고절망하며고통스러운나날을보낸경험이있을테지만,마고에게뇌졸중은그저고통이나장애만을남긴불청객이아니다.조금은낯설지만내삶의일부로써함께해야한다면,그는기꺼이그러한‘상태’를받아들이고자신만의방식으로이‘작은뇌졸중’을데려가기로결심한다.그러니마냥주저앉아절망에빠져있을필요가없다.비록문장을만드는데에이전보다훨씬오랜시간이걸리고,가로와세로를동시에읽을수없어단순한일정표조차이해하기어려워지고,계단을오르기는커녕제대로걸을수조차없어고된재활훈련을해야하지만,나아질수있다는희망앞에서마고는늘최선을다해앞으로나아간다.
물론사소한일에느닷없이눈물이터지기도하고,어린아들을예전처럼안아줄수없을까봐두려움에사로잡히기도한다.자신의투병생활이남편의삶까지예상치못한방향으로이끄는것같아미안하고걱정스럽다.다시교단에서지못하는건아닐까,열정적인미술교사로돌아가지못하게되는건아닐까불안하고두렵다.그럴때마다그는다정한병실의동료들과마음을나눠주는친구,가족들로부터다시힘을얻어‘걱정만렙마고’에서‘열정만렙마고’로돌아온다.

모든게바뀐나의현실
그러나다를게없는나의인생

마고가겪는투병생활과재활과정은사람에서시작해사람으로끝난다.낯선사람과하나의공간과시간을나눠쓰며겪는괴로움또는즐거움,움직임이자유롭지못해하나부터열까지의료진과스탭들의손을빌려야하는곤란함,발음교정와물리치료,작업치료,신경심리상담등하루종일재활을위한전문가들과보내야하는시간들이그의일상을꽉채운다.
밤마다소리를질러대는통에도저히같은병실을쓸수없는병실동료가있는가하면,햇살같이밝은성격과무한한다정함으로지루할틈없는시간을선사하는병원의우주대스타솔랑주와병실을나눠쓰는행운을얻기도한다.치료실까지가는길을매번까먹어서선생님이매번데리러오고데려다주는호사(?)를누리지만,이제다른사람의힘을빌리는것은그만하고,스스로해내고싶다.물리치료실에서한걸음을내딛기위해안간힘을쓰다가이제막걸음마를배우는어린아들을떠올리며새삼아이의노력에공감하기도한다.
병원에서의생활을상상하면마냥누워있거나고된치료과정에힘들어하는모습을떠올리기쉬운데,사실그가뇌졸중진단을받은직후부터재활센터생활을마치기까지약6개월간의시간을들여다보면보통사람들의평범한일상과다를바없다.어떤날은매일똑같은일과가기계적으로반복되기도하고어떤날은장난스레그린그림한장으로크게웃기도한다.어떤날은장애를얻고달라진자신의처지를생생하게실감하는가하면,어떤날은내삶이여전히나의것으로온전히존재한다는것을깨닫게되기도한다.어떤것은너무나사소하고어떤것은인생을송두리째빼앗긴것같은두려움을몰고오기도한다.우리삶의매순간들이그러한것처럼.
뇌졸중환자마고의유쾌하고담담한일상을따라가다보면질병을대하는우리의태도역시함께달라짐을느낀다.복지제도와의료환경,문화적배경이다른프랑스의사례이기에가능한일들도있지만그차이에서오는이질감보다는질병을대하는슬기로운자세와자신의삶을사랑하는이의눈물겨운고군분투에마음이기운다.끊임없이타인과소통하고연대하며그의뇌졸중이진짜‘자그마한’존재가되어가는모습에서,우리는각자의삶속에깃든희망과새로운용기의원천이된작가마고투르카를있는힘껏응원하게될것이다.


2018년11월17일토요일.눈을떴는데기운이하나도없다.밤새한숨도못잔것처럼…피곤…몽롱…_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