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대의 밥상(큰글자도서) (한없이 기꺼운 참견에 대하여)

연대의 밥상(큰글자도서) (한없이 기꺼운 참견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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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젠트리피케이션의 최전선에 차려진 밥상-
그 진한 맛, 지워질 수 없는 삶에 대하여
젠트리피케이션의 최전선에 차려진 밥상-
그 진한 맛, 지워질 수 없는 삶에 대하여

저녁이 되면 젊은 사람들로 가득 차는 을지로 노가리골목. 인쇄소와 공구상이 밀집해 있던 이곳이 ‘힙한’ 핫플레이스가 되기까지 40년 넘게 한 자리를 지켜온 맥줏집 ‘을지OB베어’는 2022년, 자본에 힘에 밀려 결국 철거되고 말았다. ‘아는 사람만 알던’ 그 가게들은 ‘더 많이 알려지면 알려질수록’, 귀신같이 냄새를 맡은 자본에 의해 사라지고는 했다. ‘서울 미래유산’, ‘백년가게’에 선정되어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아현포차거리가, 궁중족발이, 노량진수산시장이 그렇게 철거되었다. 자본이 철거를 낳고, 철거가 새로운 부를 창출하는 세상, 자본이 모든 것을 합리화하는 세상이지만, 골목은 우리 모두의 소유라며, 돈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며 저항하는 사람들이 있다.
‘쫓겨남이 없는 세상’을 꿈꾸며 우리의 이웃들과 연대해온 기독교 도시운동단체 ‘옥바라지 선교센터’의 이종건 사무국장. 그가 을지OB베어, 아현포차, 궁중족발, 노량진수산시장 등 철거의 현장에서, 그리고 삶의 주요 순간에서 연대하며 맺은 인연들과 나눠 먹은 밥상 이야기를 들려준다. 고된 시간을 버티며 두려움의 문턱을 넘어 함께하는 밥 한 끼, 낯설고 슬퍼 보이는 풍경 사이로 따스함이 넘실거리던 순간들을 소개하고, 우리 이웃과 세월의 한숨이 곳곳에 서려 있는 이 도시에서 자본에 맞서 지켜내고자 했던 것이 무엇인지 함께 나눠보고자 한다.
저자

이종건

신학대학원을다니는전도사이면서사회선교단체옥바라지선교센터의사무국장을맡고있다.선교동아리활동을통해처음‘빈곤’을마주했고,이후곳곳의철거현장에연대하며그일을업으로삼았다.집을빼앗기고생계의터전인가게를잃었으면서도,천막농성장을찾는시민들에게“밥은먹었어요?”라고묻는가난한사람들의연대가세상을바꿀것이라믿고있다.

목차

1농성장철문안쪽에서굴을까먹던어느겨울밤
2누군가의속을달래고있을아현동‘작은거인’의잔치국수
3철거된수산시장과겨울회,이대로지워지면안되는존재들
4밖으로내던져진족발집씨간장,새문을열고다시끓다
5우리는곱창같이버려진것들의몸부림에빚을지고산다
6우리삶깊숙이배어있는치킨의기름내
7외로운현장에서보리굴비밥상까지,이어지는연대의인연
8사라다와땅콩을씹으면생각나는사람이있다
9조용조용씹어넘기던모란공원빠다코코낫의단맛
10삼계탕을추억하며,‘연대의밥상’을생각하며
11단골집의문간은30년이지나도평등하다
12불광동골목,대가없는노력의맛
13자존감을지키는일은순댓국한그릇에서부터
14천막성찬의사워도우와거저받은일상의소중함
15누군가와살아갈자격은모두에게있다
16가지를볶으며,함께만드는농성장의끼니를생각한다
17그래서죽순은식탁에오른다
18맛있는라면의기억은‘멋’에좌우된다
19두릅의맛을아는사람
20갈등과야만의오늘,누군가는변함없이만두를빚는다
21일상의쫄면과맥주를지키는일
22서브웨이샌드위치같이먹는사이
23“집행중지!집행중지!”망친김치전도맛있던그날
에필로그

출판사 서평

단골가게를잃어본적있나요?
여느날처럼자주들르던단골가게에갔다가굳게닫힌문앞에서당황했던기억이누구에게나있을것이다.어디로갔을까,왜메모한장남기지않았을까.그동안우리가나누었던정은아무것도아니었나,서운한마음이들려던순간,제손으로꾸린공간과애써만든단골들을뒤로하고떠난마음보다내마음이더아플리없겠다는생각이든다.그리하여더자주단골가게에가지않았던자신을탓하며허무한발걸음을돌리게된다.
대도시서울,젠트리피케이션과재개발앞에놓이지않은동네어디있을까?무슨무슨길이름이새로붙을만큼떠오르는상권을일구기까지는손님들을불러모은소상공인들의피땀어린노력이있었지만거대기업의폭풍이지나간자리,힙플레이스라는허울을한꺼풀벗기고나면가게를빼앗기고일터를빼앗기고그리하여삶을빼앗긴사람들이있음을우리는알고있다.

젠트리피케이션의최전선에차려진밥상
이종건작가는기독교도시운동단체인옥바라지선교센터의사무국장이다.대학교재학때부터도시빈민운동을시작한그는재개발과젠트리피케이션의현장마다함께하는활동가가되었다.서대문형무소건너편옥바라지골목철거현장에서부터시작해아현포차거리,궁중족발,을지로노가리골목의을지OB베어까지철거투쟁의현장마다다니며연대했다.그현장에서빠질수없었던것은폭력에맞선피땀과눈물그리고연대하는이들과함께한매끼니의밥상이다.겨울의석화,작은거인의잔치국수,족발집씨간장과버려졌던곱창,모란공원의빠다코코낫과한그릇의순댓국.다양하고맛깔진음식이야기가투쟁현장마다그득하다.

삶이걸린자리는쉽게사라지지않는다
연대한다는건결국“서로관계하는일이고가만히내버려두지않겠다고다짐하는일”이라는이종건의말은그가먹고차려낸수많은밥상과연결되어있다.그거칠고세간하나마땅치않은투쟁의현장에서어떻게든서로의주린배를채워주려매끼니의안부를묻는사람들.그리하여서로의삶에기꺼이간섭하는사람들의존재가우리의단골가게들을지켜왔다.쉽게내려진강제철거명령앞에서,동원된용역깡패들의무참한폭력앞에서,서로의팔짱을끼고버틸수있었다.
우리가꿈꾸는세상은쫓겨나지않는세상이다.집이재산증식수단이아닌세상이다.이웃과밥한끼먹는일이어색하지않고맛있는동네맛집을문턱닳도록다니는세상이다.이제는물어야한다.언제까지개발과자본의논리로동네가게들의삶을송두리째뽑아낼건지,이모든삶이이렇게허무하게사라져도되는건지.건물주에게묻고정치인에게묻고사회에물어야한다.여기따뜻한연대의밥상에서부터그질문을시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