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세를살아가는생태시민을위해
네덜란드의대기화학자파울크루첸이현재의‘홀로세’를잇는새로운지질시대로처음제안한‘인류세人類世,Anthropocene’는인류가지구지질이나생태계에방대한영향을끼친데주목하여나온용어다.인류세의특징으로꼽히는지구온난화,생물다양성상실,해양오염,쓰레기문제,삼림벌채등은인류가그전과비교할수없을정도로막대한영향을끼쳐온증거들이다.인간의행위로지구가망가져가고있는것에대한공감대가확산되면서‘인류세’는어느덧세계적으로통용되는용어가되었으며,2024년부산에서열리는세계지질과학총회IGC에서과학자들은현시기를‘인류세’로공식선포할예정이다.
‘인류세’라는새로운단어가등장했다는것자체가인류가자신들의활동으로인해파멸적미래가올수도있음을인식했다는것을뜻한다.인류는전기자동차를만들고,쓰레기분리수거를하고,멸종위기종을지정해관리하고,re100캠페인을하는등다양한활동을통해지속가능한지구를만들기위한시도를하고있다.우리나라학생들이학교에서생태시민에대한공부를하는것또한이러한활동의하나라할수있다.이런인식의변화는동물에대한관점과관계설정에도변화를가져오고있고,그것이바로이책의출발점이다.이제는인간만을위해일방적으로동물을이용하는것을넘어,함께지구를살아가고생태계를지켜가는주체로동물을바라보게된것이다.
동물을지리의주인공으로!
우리는동물과밀접한영향을주고받으며살아가고있다.가장가까운곳에서는삶을함께하는반려동물을볼수있고,산과들에도생태계를이루며살아가는동물들을어렵지않게볼수가있다.우리가먹는음식이나의복도동물을빼면존재할수없는것들이수없이많다.어떤지역에서는사람과짐을이동시키는데에,어떤곳에서는농사를짓는데에동물을이용하기도했다.최근에는이런동물들을중심에두고모피와육식,동물권,기후변화등의사회적논의가이루어질정도로관심이높아져가고있기도하다.
이렇게인류와동물이주고받은상호작용과지구의변화에적응해온과정들이모두지리와연관되어있고,동물이지리를이야기하는데있어아주중요한소재임을보여주지만,그동안학교의지리수업에서동물은보조적인존재일뿐이었다.이책에서는동물이생태환경을만들어가는행위주체임을설명하고,인간의환경파괴로변화된기후에서고통받고있는동물들이나,인간에게이용당하고희생당한동물들을적극적으로소개한다.그리고동물이살수없으면인간도살수없다는것을보여준다.우리주위에서흔히볼수있는동물부터,우리나라와전혀다른환경에사는동물들까지총18종의다양한동물을통해인류의이기심과오류를짚어주고,인간과동물이지구생태계를함께만들어가며공존하는미래를그려본다.
동물이살수없는곳에서는인간도살수없다
저자들은동물과인간이지금까지만들어온생태환경과지속가능한지구를모색할수있는18종의동물을선정해총다섯장으로나누어소개한다.첫장에서는홍학과캥거루,아마존강돌고래등을통해,인간의호기심을자극하는생김새와습성에영향을준요인과지역적특색을알아본다.이어서,북극곰,유럽들소등을통해인간에의한기후변화로고통받으면서도거기에적응하기위해분투해온역사를소개하고,이들을생존의위기로몰고가는기후변화의심각성을강조한다.해달,야크,양등을다룬장에서는생태계의균형을무너뜨리는인간의무분별한이용으로인해동물이겪었거나현재도겪고있는고통의양상을보여주고,최근사회적논의가이루어지고있는동물복지,동물권에대한이야기도다룬다.네번째장에서는멸종위기에처한산호와바다소등이인간에게전하는경고와,이들을생존위기로몰고간환경의심각성을알려준다.마지막으로,우리나라에서이루어진반달가슴곰복원사업과도심까지서식지를넓히고있는라쿤의최신소식등을전하며,인간과동물의공존에대한현재의고민을던져주기도한다.
정보와흥미를두루갖춘청소년지리교양서
《생태시민을위한동물지리와환경이야기》는청소년교양서답게편한문체와친절한설명이돋보인다.하지만설명이쉽다고해서가볍게기초적인내용만훑고가지않는다.지구적문제임을알게해주는총체적인설명과관점의변화를이끌중요한사례와통찰이들어있다.일상적인소재를활용하여중요한개념들을쉽게설명해내고,공간과시간을자유자재로넘나들며지리의장점과매력을한껏보여주기도한다.또한우산종,핵심종,캥거테리언,뮬싱,트로피사냥등중요한개념이나낯선문화도적극적으로보여준다.사진,그림,지도,도표등내용이해를돕는170점의이미지는청소년부터성인까지누구나어렵지않게책에접근할수있도록돕는역할을하며,영화와전설속의〈인어공주〉,코카콜라광고,두아리파의뮤직비디오,애니메이션〈보노보노〉,다큐멘터리〈잡식가족의딜레마〉등미디어나일상을통해쉽게접할수있는흥미로운콘텐츠들도적재적소에활용하여독자의관심을이끈다.이책을읽고나면,집에서함께하는반려동물,축사나목장에서만나는농장동물,동물원이나수족관에서만나는전시동물,동네를산책하면서만나는야생동물이이전과다르게보일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