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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학섭
저자:엄학섭 전남보성에서태어난엄학섭시인은1999년부터작품활동을시작하였다.『한국크리스천문학』을통해등단하였으며,한국문인협회회원으로활동하고있다.2012년우당문학회사무국장을거쳐‘은혜와축복의나무’라는다음카페를운영하고있다. 시집으로『천둥오리따라간때까우』가있다.
독자에게드리는말제1부우주꼬뺑구꿈꿈밝밝제2부꿈속의봴뷀나라장날제3부저꼭지새노래제4부별총새공주와마귀의옷제5부이별은네이름품고있당께제6부태평소가사자를부른다제7부몽설별곡(夢雪別曲)1~5번제8부눈오는꿈속의성탄절제9부성탄의밤제10부눈오는날의동화제11부죽음의멸망/낟갈제12부낟갈제13부꿈제14부죽음의멸망2제15부꿈속의우주-작품평론-별빛실로꿰맨우주의장터(이동순)『우주꼬뺑구꿈꿈밝밝』에나타난시적미학의확장(강정훈)세상의결을어루만지는구수한위로(이영식)
우리는때때로한권의시집앞에서독자가아니라순례자가된다.문장을읽는것이아니라어떤오래된별의숨결속으로걸어들어가게된다.엄학섭의시도는바로그러한드문미학적체험을안겨주는놀라운작품이다.이시집을펼치는순간독자는익숙한현실의문법으로부터천천히이탈한다.언어는부서지고,시간은거꾸로흐르며,죽은별들은국밥김속에서다시살아난다.장터의질화로와우주의특이점이한곳에서서로를껴안고,눈내리는보성의골목어귀에서는아직태어나지않은아이가태평소를분다.엄학섭의시는흔히말하는난해시의범주만으로는설명되지않는다.그의시는해독이전에먼저‘앓게되는시’다.의미보다먼저울림이도착하고,개념보다먼저떨림이몸속으로스며든다.이낯선음향들은단순한조어가아니다.그것은아직인간의언어가되기이전,태초의숨결과떨림에가까운것이다.마치우주가막생성되던순간의원초적파동이남도의입말과뒤섞여다시살아나는듯한감각을준다.시인은언어를단순한설명의도구로사용하지않는다.그는언어를살아있는진동체로,존재를흔드는파장으로다룬다.그러므로『우주꼬뺑구꿈꿈밝밝』은읽는시집이기이전에들리는시집이며,더정확히말하자면‘온몸으로통과하는시집’이다.무엇보다경이로운것은이작품이가장첨단의우주론과가장오래된인간의슬픔을한장소에서화해시키고있다는점이다.초끈이론,블랙홀과다중우주의개념들은보통차갑고무정한수식의세계로이해된다.그러나시인은그것들을어머니의젖은행주치마와장터국밥집의김속으로기어이데려온다.이한줄속에서우주는더이상멀리떨어진추상의공간이아니다.우주의떨림은인간의눈물과연결되고,별빛의붕괴는가난한부모세대의침묵과포개어진다.시인은과학을인간의체온속으로귀환시키며,동시에가장토속적인삶의풍경을우주적차원으로격상시킨다.그리하여전남보성의장터는단순한지방의풍경이아니라하나의거대한우주적무대가된다.질화로의숯불은별의심장이되고,막걸리사발은은하의순환이되며,깨복쟁이친구와나누는‘한잔의꿈꿜리’는존재전체를위로하는우주적성찬으로변모한다.우주의모든질서가무너지고문장조차소멸하는순간에도시인은끝내새로운첫문장의탄생,즉새로운꿈의이야기(화·話)가시작되기를기다린다.종말은끝이아니라또다른태초의입구가된다.이러한영원회귀의사유는동양적순환세계관과현대우주론적상상력이만나는가장독창적인성취라할수있다.우주의생성과붕괴를모두지나온뒤에도시인이마지막으로도달하는곳은눈내리는고향주막의등불아래다.바로이장면에서우리는깨닫게된다.시인이끝내구원하려했던것은아득한우주자체가아니라,그우주속에서떨며살아가는인간의외로운영혼이자그들이꿈속에서나누는애틋한이야기였다는사실을.시란결국,상처입은우주를어루만지는인간영혼의가장오래된별빛이야기라는사실을웅장하게증명해내고있다.-이동순의<작품평론>중에서해맑게웃는아이와같은순수함고집스럽게난해의벽을쌓아올리는예술가이방인을환대하는친절한촌부삶의내력을통찰하는관대한장부시인엄학섭은이런현현을통해세상에질책과사랑을동시에전하고있다.-강정훈의<작품평론>중에서엄학섭의언어는다시한번스스로의자리를갱신하고있습니다.치열함으로만들어진결은이미하나의형식을이루었고,그형식은다시삶의결로옮겨지고있습니다.말은여전히흙의기억을품은채낮은음으로흐르고,그흐름은멈추지않습니다.문장은끝을향하지않고다른자리로옮겨갑니다.읽는이는그자리에서오래머뭅니다.그리고남는것은설명이아니라,지워지지않는온도의흔적입니다.-이영식의<작품평론>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