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어떻게 먹었나요? : 육하원칙으로 본 먹을거리

어제 어떻게 먹었나요? : 육하원칙으로 본 먹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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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오늘의 나는 어제 먹은 밥”이라는 말이 있다. 여기에서 밥은 물질적인 재료(What)만을 뜻하지 않는다. 그 밥을 어디서(Where), 누구와(Who), 어떻게(How), 언제(When), 왜(Why) 먹었는지까지 포함한다. 같은 밥이라도 집에서 먹었는지 밖에서 먹었는지, 식구들과 먹었는지 혼자 먹었는지, 제시간에 먹었는지 야식으로 먹었는지, 그 밥을 준 땅과 하늘, 농부에게 감사한 마음으로 먹었는지 그냥 먹었는지에 따라 오늘의 나는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 ‘혼밥’과 ‘안전한 먹을거리’로 상징되는 오늘날의 음식 문화에는 ‘뭘 먹을까?‘만 강조되고 나머지는 빠진 느낌이다. 이런 흐름에 대해 질문과 성찰이 필요해 보인다. 이것이 이 책 제목을 ‘오늘 무엇을 먹었나요?’가 아니라 ‘어제 어떻게 먹었나요?’로 지은 이유이고, ‘육하원칙으로 본 먹을거리’라는 부제를 단 이유이다. 전통농업연구소 안철환 대표는 손수 농사짓고, 거름 만들고, 전통 농업 연구하고, 농사 스승들 찾아다니며 익힌 배움을 바탕으로 우리 시대의 진짜 ‘잘 먹고 잘 사는 법’을 이야기한다.

저자

안철환

온순환협동조합,전통농업연구소대표.경기도안산에서'산림생태텃밭먹거리숲농장'을운영한다.남은음식물과똥오줌,커피찌꺼기를받아직접거름만들기를실천하고있으며,우리토종종자와전통농업살리기에열중하고있다.

25년전,처음으로심은배추씨가3일만에싹트는걸보고'씨안에누가있었구나!'깨닫고본격적으로농사를짓기시작했다.우리가먹는배추는단순히물질적인먹을거리...

목차

들어가며

1장Why왜먹어야할까
먹기위해산다?
건강을위해먹는다?
맛있는거먹는낙으로산다?

2장When언제먹는게좋을까
아침,점심,저녁;언제나소식
봄;봄나물을먹을때
여름;보리밥과보양식을먹을때
가을;쌀밥과과채류를먹을때
겨울;이팝에고깃국을먹을때
어릴때와늙었을때먹는음식

3장What무엇을먹어야할까
씨앗을먹다
흙을먹다
우주를먹다.
입맛보다장(腸)맛
거친곡식
콩,조,보리그리고고구마
거친채소
들나물,산나물,해산물
토종먹을거리
소농의지역먹을거리
유전자조작먹을거리
수입농산물과고기

4장How어떻게먹는게좋을까
재료본래의맛을찾아서
조리는단순하고거칠게
‘어떻게먹을까?’에는예의도있다
먹고남은걸어떻게처리할까
똥도자원이다

5장Who누구와먹을까
왜우리는함께밥을먹을까
식구를넘어마을로,마을을넘어미물까지
원치않는사람과먹을때
혼밥의시대에는어떻게?

6장Where어디에서먹을까
밥은밥의고향에서
밥은집에서
밖에서먹을때

7장Why다시,왜먹어야할까
사회적관계를위해먹는다
자연적관계를위해먹는다
하늘과땅과소통하는필부의삶

출판사 서평

전통농업연구소안철환대표의‘잘먹고잘사는법’

건강하게장수하는건인류의오랜꿈이다.요즘에는젊게사는삶이더해졌다.젊고건강하게오래살기위해무엇보다‘먹기’가중요하다는건이제상식이다.책을비롯한많은콘텐츠가‘잘먹어건강하게사는방법’을쏟아낸다.소식해라,채소를먹어라,단음식을삼가라등.이책또한‘소식해라,채소를먹어라,단음식을삼가라’는메시지를말한다.하지만건강하게는맞지만,젊게오래사는것과는거리가있다.중요한것은좋은먹을거리를먹어서젊어지는게아니라,인생의때에어울리는먹을거리를먹어나이에맞게사는것이다.‘뭘먹지?’만큼이나‘왜,언제,어떻게,누구와,어디서먹지?’에관한앎이중요한까닭이다.
“갱년기에접어든중년시기에는날이갈수록떨어지는체력을걱정합니다.어디그뿐이겠어요?노안이오고기억력은쇠해져자꾸까먹고괜히우울해집니다.성적능력이나성욕은눈에띄게감퇴하고요.이럴때많은사람이보양식이나건강식품아니면보약을찾는데요,노화는자연스러운현상이니편하게받아들일것을권합니다.이제늙어가는겁니다.사실갱년기(更年期)는‘다시(更)세월을(年)사는때(期)’라는뜻입니다.그러니까죽을때가되었는데죽지않고덤으로사는인생이죠.자연의생명은생식능력이떨어지면죽는데인간은죽지않고더삽니다.덤으로주어진세월이행인지불행인지잘모르겠습니다.늙어서몸에냄새나지않게하려면담백한음식을먹어야합니다.그래도냄새는납니다.노화의자연스러운현상입니다.”(66~67쪽)
요즘같은때이런주장을펼치면“무슨도닦는얘기냐”며코웃음치는사람이많을것이다.그런데이런주장이설득력을얻는까닭은저자의생각과실천때문이다.책을쓴안철환은온순환협동조합,전통농업연구소대표이며.경기도안산에서‘산림생태텃밭먹거리숲농장’을운영한다.온순환협동조합은남은음식물과똥오줌,커피찌꺼기를받아거름을만드는곳이고,전통농업연구소는전통농업의현대적적용을연구하는곳이다.저자는이처럼25년동안손수농사짓고,거름만들고,전통농업연구하고,농사스승들찾아다니며익힌배움을바탕으로‘잘먹고잘사는법’을이야기한다.자기경험을솔직하게독자와나누고있는셈이다.

‘혼밥’과‘안전한먹을거리’의시대,먹는데도육하원칙이필요하다

요즘패스트푸드나배달음식,혼밥이빠르게늘어나는세태다.각자의형편에따르겠지만,먹는일을한끼때우기로여기는듯해안타까운마음이든다.정반대로,먹는일을지나치게중시해서안전한음식에집착하는사람이있다.아마도먹을거리의세계화와관련이깊을테다.안전을믿을수없는저렴한수입농산물이늘어나면서먹을거리에대한불신이커졌고,그에따라안전한음식에대한집착도커졌다.한끼때우는것이든안전한먹을거리에집착하는것이든모두극단적인태도일뿐이다.‘뭘먹을까?’만강조하기때문이다.
“오늘의나는어제먹은밥”이라는말이있다.여기에서밥은물질적인재료(What)만을뜻하지않는다.그밥을어디서(Where),누구와(Who),어떻게(How),언제(When),왜(Why)먹었는지까지포함한다.같은밥이라도집에서먹었는지밖에서먹었는지,식구들과먹었는지혼자먹었는지,제시간에먹었는지야식으로먹었는지,그밥을준땅과하늘,농부에게감사한마음으로먹었는지그냥먹었는지에따라오늘의나는달라질수있다.그런데‘혼밥’과‘안전한먹을거리’로상징되는오늘날의음식문화에는‘뭘먹을까?‘만강조되고나머지는빠진느낌이다.이런흐름에대해질문과성찰이필요해보인다.이것이이책제목을‘오늘무엇을먹었나요?’가아니라‘어제어떻게먹었나요?’로지은이유이고,‘육하원칙으로본먹을거리’라는부제를단이유이다.

하늘과땅과소통하는필부의삶

먹을거리에는무궁무진한자연의기운이담겨있다.인간의노동뿐아니라토양,기후,다른생명들이먹을거리를함께만든다.식사때우리는단지물질적인재료만먹는게아니다.자연을먹고관계를먹는것이다.그래서이책은육하원칙가운데흔히떠올리는‘뭘먹지?’가아니라,‘왜먹지?’로이야기를시작한다.“왜먹지?”라는물음에먼저“먹긴왜먹겠냐?살기위해먹지”라고많이들대답하는데,책은그반대로“먹기위해살지뭐”라고말한다.다음으로“건강하기위해먹는다”는대답이가능할텐데,이에대해서도거꾸로“건강을추구하지말자”고말한다.인간은누구나죽고,결국건강을잃게되어있으니건강추구는쓸모없는짓이라고비꼬기까지한다.마지막으로“맛있는거먹는낙으로산다”는대답이있을수있다.이에대해서는무조건단맛을추구하는얄팍한입맛으로먹지말고,먹을거리의본래맛을추구하는깊은장(腸)맛으로먹자고제안한다.
‘왜’다음에는언제,무엇을,어떻게,누구와,어디서먹을지를순서대로다룬다.그리고마지막으로‘왜먹지?’를다시다룬다.결론에해당하는‘다시,왜먹지?’에선우리가먹을거리를통해맺고자하는두가지관계를소개한다.하나는횡적인관계이고다른하나는종적인관계이다.횡적인관계는먹을거리를둘러싼사회적관계,곧인간간의관계를살펴보는관점이고,종적인관계는먹을거리를둘러싼자연적관계,곧대지와우주자연의관계를살펴보는관점이다.말하자면횡적인소통과종적인소통을위해먹는다는것인데,이소통으로우리가깨닫는것은‘하늘과땅과소통하는필부의삶’이다.
“살기위해감사한마음으로맛있게생명을먹습니다.똥을누면거름을만들어흙을돌봅니다.하늘의힘을빌려생명을일구고열매와씨앗을거두어서후손을준비합니다.마지막에는나를위해죽음을받아들이고미련없이흙으로돌아가는인생입니다.그뿐입니다.그것이바로남들이나를알아주지않아도화를내기는커녕,죽음조차삶의한과정으로승화시키는하늘과땅과소통하는필부(匹夫)의삶입니다.”(23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