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중의 시대 : 1980년대 한국 문화사 다시 쓰기
Description
그동안 우리는 1980년대를 지나치게
‘격변과 해방의 서사’나 ‘민중지식인’ 중심으로 써 온 것은 아닐까?
우리에게 1980년대란 무엇일까? 이는 ‘지금 여기에서 80년대를 어떻게 기억할까?’와 같은 질문이다. 80년대를 기억하는 방식은 개인마다 기록자마다 다르겠지만, 대체로 광주항쟁이 싹을 틔우고 6월항쟁으로 열매를 맺은 ‘민주화’의 시대로 기억한다. 하지만 그러한 정치적 주제의 중요성 때문에 이 시기에 관한 연구는 주로 ‘격변과 해방의 서사’에 집중했고, 그 결과 당대의 복잡하고 모순된 모습을 살피는 데는 미흡했다. 그리고 정치적 변동에 주목하다 보니 경제 발전, 사회 변화, 새로운 미디어와 테크놀로지의 유입, 그리고 그를 통해 발전한 문화 형태 등의 주제는 소외되었다. 또한 민주화의 주체로서 민중지식인에 주목함으로써 노동자, 여성, 일반 시민, 비주류 예술가처럼 함께 동시대를 만든 집단을 소홀히 다루었다. 그 결과 1980년대는 한국사에서 이념으로 가득 찬 위기의 시대로 분류되어, 세계화와 포스트 민주주의로 설명되는 이후 시대와는 사회적·문화적으로 아무 연관성이 없는 이례적인 시대로 여겨졌다. 이에 환멸을 느낀 진보주의자들과 보수주의자들 양측 모두 여러 층위에서 1980년대를 “불연속 체제”로 보았다. 《민중의 시대》는 노동자, 여성, 일반 시민, 비주류 예술가의 눈으로 1980년대 문화를 새롭게 보려는 적극적 시도이다.
저자

김재용,김창남,루스배러클러프,박선영,어경희,이남희,이솔,이윤종,이진경,이

성균관대학교동아시아학술원교수로재직중이다.《문학을부수는문학들》(공저),《한국근대소설과섹슈얼리티의서사학》,《한국소설과골상학적타자들》,《검열의제국》(공저)등을썼고,《염상섭문장전집》을편찬했다.최근의논문으로는〈1975년세계여성대회와분단체험:이효재,목격과침묵,그리고증언사이에서〉(《상허학보》68,2023)와“FromtheFrontLineofContemporarySouthKoreanFeministCriticism(현대한국페미니스트평론의최전선에서)”(Azalea:JournalofKoreanLiterature&Culture,2021)이있다.

목차


한국어판감사의말
들어가며|박선영

I부1980년대한국의역사와기억
1장1980년대에대한사회적기억:불연속체제의해부|이남희
2장목적론을부르는시대:역사서술로본1980년대|황경문

2부초국가주의
3장반제국주의적초근대로서의1980년대|김재용
4장냉전말정치여행:오스트레일리아와남·북한의국제학생교류|루스배러클러프
5장민중미술의해외전시:냉전의끝무렵도쿄,뉴욕,그리고평양으로|이솔

3부.신노동문화
6장그많던‘외치는돌멩이’들은어디로갔을까:1980-90년대노동자문학회와노동자문학|천정환
7장대중음악사의맥락에서본민중가요|김창남

4부상호교차성페미니즘
8장빛나는성좌:1980년대남한에서여성해방문학의탄생과의미|이혜령
9장제3세계연대체퀴어링하기:1980년대초한국문학과영화속흑인여성들|어경희

5부대중문화
10장진보와퇴행사이:역진하는영화,‘에로방화’|이윤종
11장호혜의시너지:1980년대한국SF와민주화운동|박선영

나가며|이진경

주+참고문헌
찾아보기
저자소개

출판사 서평

1980년대를이야기하다

가톨릭노동청년회,강대선,강석경,고정희,《공장의불빛》,광주항쟁,구로동맹파업,국가보안법,국가안전기획부(안기부),권인숙,<기계전사109>,김명인,김민기,김세진,김정헌,김진숙,김진엽,김한수,<깊고푸른밤>,<낮과꿈>,《내무덤에침을뱉어라》,《노동의새벽》,노동자대투쟁,<노동해방도>,노래를찾는사람들(노찾사),노학연대,《또하나의문화》,<무릎과무릎사이>,민족미술협의회(민미협),<민족해방운동사>,민주화운동청년연합(민청련),민중가수,《민중문화와제3세계》,박노해,박완서,박종철,백낙청,브루스커밍스,《비명을찾아서》,삼청교육대,<서울무지개>,서울올림픽,석정남,성완경,세계청년학생축전,《숲속의방》,신순애,안미옥,안병욱,<애마부인>,야학,《어느돌멩이의외침》,《어느청년노동자의삶과죽음:전태일평전》,<어우동>,<엠마뉴엘>,《여성》,《여성운동과문학》,여성의전화,여성평우회(평우회),<여인잔혹사물레야물레야>,영등포산업선교회,운동(권)가요,윤정모,이문열,이한열,인순이,일본·아시아·아프리카·라틴아메리카미술가회의(JAALA),장영선,재일조선인총련합회(총련),<저문날의삽화>,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전국노동조합협의회(전노협),전태일,정인화,정태춘,<제3세계와우리>,《제3세계의이해》,조영래,조정래,조혜정,주체사상,채광석,천성호,최병수,<칠수와만수>,카세트테이프,《태백산맥》,<터미네이터>,프롤레타리아의밤,《하얀전쟁》,학출,한국기독학생회총연맹(KSCF),<한열이를살려내라!>,《핵충이나타났다》,현기영,황석영,<흑녀>,3S정책,6월항쟁.
이책에등장하는1980년대의낱말들이다.《민중의시대》는이낱말들에관한이야기다.

그동안우리는1980년대를지나치게
‘격변과해방의서사’나‘민중지식인’중심으로써온것은아닐까?

우리에게1980년대란무엇일까?이는‘지금여기에서80년대를어떻게기억할까?’와같은질문이다.80년대를기억하는방식은개인마다기록자마다시대마다다르겠지만,대체로광주항쟁이싹을틔우고6월항쟁으로열매를맺은‘민주화’의시대로기억한다.하지만그러한정치적주제의중요성때문에이시기에관한연구는주로‘격변과해방의서사’에집중했고,그결과당대의복잡하고모순된모습을살피는데는미흡했다.그리고정치적변동에주목하다보니경제발전,사회변화,새로운미디어와테크놀로지의유입,그리고그를통해발전한문화형태등의주제는소외되었다.또한민주화의주체로서민중지식인에주목함으로써노동자,여성,일반시민,비주류예술가처럼함께동시대를만든집단을소홀히다루었다.그결과1980년대는한국사에서이념으로가득찬위기의시대로분류되어,세계화와포스트민주주의로설명되는이후시대와는사회적·문화적으로아무연관성이없는이례적인시대로여겨졌다.이에환멸을느낀진보주의자들과보수주의자들양측모두여러층위에서1980년대를“불연속체제”로보았다.
《민중의시대》는노동자,여성,일반시민,비주류예술가의눈으로1980년대문화를새롭게보려는적극적시도이다.

왜,하필1980년대인가?_아래로부터의글쓰기

그렇다면,강산이세번이나바뀌고민주화가이미‘이룩’된지금1980년대를왜이야기하는가?한마디로1980년의앞과뒤,곧70년대와90년대를‘잇기’위해서고,이잇기를통해‘지금우리가놓치고있는것은없을까?’를되돌아보기위해서다.《민중만들기》를쓴이남희가1장에서80년대이후386세대와뉴라이트의출현을‘불연속체제-완결된80년대’로부터찾는분석은의미심장하다.이를두고황경문은2장에서1980년대를“목적론을부르는시대”로의미화한다.

이러한성찰을위해12명의저자들이사용하는방법은‘아래로부터의글쓰기’다.이글쓰기의‘아래’에위치한사람들은바로노동자,여성,일반시민,비주류예술가이다.《여공문학》의저자루스베러클러프는4장에서지금까지거의공개되지않았던국제여행의경로와오스트레일리아,남한,북한,그외여러곳에있는진보적기독교조직간의네트워크를조망하며,이솔의5장은1986~1989년에일본,미국,북한에서열린민중미술전시회를논평하는보기드문글이다.그리고공장과노동단체의자료를바탕으로쓴천정환의6장은1970~1990년대에노동자들이쓴문학에관한획기적인연구이다.천정환이주장하듯이이시기는산업노동자와대학생운동가의동맹으로특징지을수있는데,이동맹에서이루어진노동자문학운도은한국문화계에큰영향을주었다.또한9장에서이혜령은1980년대여성의사회·문화적운동을종합적이고광범위하게개관하면서1980년대를한국의여성문학이거듭난시기(여류문학->여성해방문학)로규정하며,어경희의9장은1980년대를베트남전소설,기지촌문학,에로영화라는다양한장르를가로질러등장했던미국흑인여성과동남아여성을통찰력있게분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