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민의 한국전쟁 (해외파병을 둘러싼 문제들)

중국 시민의 한국전쟁 (해외파병을 둘러싼 문제들)

$30.00
Description
한국전쟁과 맞닥뜨린 중국 시민들의 ‘목소리 없는 목소리’를 발굴하다
1950년 6월 25일에 발발한 한국전쟁은 현대 중국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주변사태(周邊事態)”였다. 이 전쟁에 군사력을 파견할 것인가를 포함해 전쟁과 평화에 관한 여러 문제가 중국 사회에서 급부상했다. 이 책은 한국전쟁 발발 이후 한 달 반을 중심으로 그 앞뒤 8개월 동안 중국 각지 시민들의 “목소리 없는 목소리”를 복원하려는 시도다. 즉, 한국전쟁과 맞닥뜨린 중국의 다양한 계층—지식인, 노동자, 농민, 상공업자, 학생, 장병과 그 가족들—이 실제로 어떤 공포와 기대, 반대와 지지, 혼란과 화해의 감정을 경험했는지를 다층적으로 복원한다. 특히 기존 “마오쩌둥의 한국전쟁”이라는 관점에서의 연구가 거의 다루지 않았던 시민들의 경제적 불안, 원자폭탄 공포, 전쟁 회피 심리, 동맹에 대한 의구심 같은 생생한 목소리를 발굴한다.

이 책의 주제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동맹국 또는 준동맹국의 요청에 따라 군사력을 해외에 파병하면, 그 사회 내부에서 정치, 경제, 사회, 시민 생활에 영향을 끼치는 문제들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요컨대 집단적자위권 행사의 정당성, 긴급사태를 명분으로 한 개인의 자유와 권리 침해, 방위력 증강이 평화 산업과 시민의 일상에 미치는 압력, 징병과 생사의 문제 등이다. 이러한 문제들은 당시 중국 시민들에게도 예외 없이 심각한 고민거리였다. 특히 중소우호동맹조약(中蘇友好同盟條約)이라는 국제 정세 속에서 중국 시민은 권력자와는 다른 위치에서 현실적 위기와 마주해야 했다. 이 책은 권력자가 아니라 일반 시민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지금까지 간과돼 온 중요한 문제들에 접근한다.
저자

천자오빈

저자:천자오빈
1963년중국출생.
도쿄대학대학원법학정치학연구과박사과정수료.
현재도쿄도립대학법학부교수.
일본정치외교사와동아시아정치전공.
저서로《전후일본의중국정책-1950년대동아시아국제정치의문맥(後日本の中政策-1950年代東アジア際政治の文脈)》(도쿄대학출판회,2000)외.

역자:박철현
1969년생.서울대학교에서학사와석사학위를받았고,중국인민대학(中國人民大學)사회학과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현재국민대학교중국인문사회연구소연구원으로재직중이다.
주요논저로《투자권하는사회》(역사비평사,2023),《동아시아도시이야기》(서해문집,2022),《팬데믹,도시의대응》(서울연구원,2022),《북중러접경지대를둘러싼소지역주의전략과초국경이동》(이조,2020),《다롄연구:초국적이동과지배,교류의유산을찾아서》(진인진,2016,이상공저),《도시로읽는현대중국1,2》(역사비평사,2017,편저)등이있다.

목차

한국의독자들에게
책을펴내며
서론

제1부관여인가방치인가―먹구름아래서
들어가며
제1장화베이지역
제2장화둥지역
제3장둥베이지역―선양,진저우,러허
제4장시난지역―충칭,구이저우
나오며

제2부지식분자―해외파병,원자폭탄,동맹,조세
들어가며
제1장정치적스펙트럼
제2장원자폭탄문제―주커전의경우
제3장친미반소
제4장조세,동맹―구제강의경우
나오며

제3부상공업자―톈진,상하이,홍콩
들어가며
제1장배후지
제2장톈진
제3장룽이런과그주변
제4장홍콩
나오며

제4부노동자,농가―해외파병,후방지원,정권교체
들어가며
제1장화베이지역
제2장화동지역
제3장둥베이지역
제4장소의운명
나오며

제5부장병―대미감정,복원,양심적병역거부
들어가며
제1장대미감정
제2장복원희망―결혼,농사
제3장복원거부
제4장탈영
제5장양심적병역거부
나오며

제6부쉬광야오의전쟁―직업관,생사관
들어가며
제1장직업관
제2장갈등
제3장생사관
나오며

제7부전국의전환―태도변경,경제제재.종군
들어가며
제1장태도변경
제2장상공업계
제3장종군
나오며

결론
옮긴이의말
초출일람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한국전쟁과맞닥뜨린중국시민들의‘목소리없는목소리’를발굴하다

1950년6월25일에발발한한국전쟁은현대중국에큰영향을끼칠수있는“주변사태(周邊事態)”였다.이전쟁에군사력을파견할것인가를포함해전쟁과평화에관한여러문제가중국사회에서급부상했다.마오쩌둥을중심으로하는시각에서보면,중국인민지원군(中國人民志願軍)제1진이압록강을건너기시작한1950년10월19일이나제1차전역(戰役)이시작되는10월25일이“주사위가던져졌다”라는의미에서분기점이다.그러나당시일반시민들은군사개입사실을곧바로알아차리지못했다.초기에는군사행동이은밀하게이뤄졌기때문이다.중국시민들은“반미원조(反美援朝)”선전기사가신문지면을떠들썩하게만들기시작한10월하순부터“항미원조(抗美援朝)”운동지지를호소하는각당파명의의공동선언이공표된11월5일을거치면서,지원부대의참전보도와각종“항미원조”동원집회소식을접했다.그때부터12월초까지는평화에대한강한기대가있어서대규모파병참전을반신반의하다가점차사실로받아들였다.이책은한국전쟁발발이후한달반을중심으로그앞뒤8개월동안중국각지시민들의“목소리없는목소리”를복원하려는시도다.즉,한국전쟁발발앞뒤로중국의다양한계층―지식인,노동자,농민,상공업자,학생,장병과그가족들―이실제로어떤공포와기대,반대와지지,혼란과화해의감정을경험했는지를다층적으로복원한다.특히기존“마오쩌둥의한국전쟁”이라는관점에서의연구가거의다루지않았던시민들의경제적불안,원자폭탄공포,전쟁회피심리,동맹에대한의구심같은생생한목소리를발굴한다.

‘아래로부터의시각’에서조명한역작

《중국시민의한국전쟁》은그동안마오쩌둥,중국공산당지도부,군사·외교엘리트의결정과정중심으로서술돼왔던중국의한국전쟁참전사를정면으로뒤집는문제작이다.저자천자오빈은기존한국전쟁연구가‘국가의의지’,‘정권의판단’,‘지도자의결심’에만초점을맞춰온결과,실제로그전쟁을가장먼저체감하고,가장직접적인생활의충격을받고,가장현실적인고민을했던보통중국시민들의내면이역사에서지워져왔다고지적한다.즉“한국전쟁당시중국시민은최고권력자마오쩌둥이정책을결정하는과정에서그존재가한번지워지고,그뒤의연구에서다시지워진셈이다.”

이책은이러한공백을메우기위해전쟁발발직후부터중국의다양한계층―지식인,노동자,농민,상공업자,학생,장병과그가족들―이실제로어떤공포와기대,반대와지지,혼란과화해의감정을경험했는지를다층적으로복원한다.특히과거중국의냉전사·외교사연구가거의다루지않았던시민들의경제적불안,원자폭탄공포,전쟁회피심리,동맹에대한의구심같은생생한목소리를발굴한다.

제1부는전쟁발발직후중국사회에퍼진불안과충격을다루며,중앙정부의결정과는별개로일반시민들이제3차세계대전과원자폭탄투하가능성에떨고있었음을보여준다.특히상공업자들과도시노동자들은파병이가져올경제적타격을우려했고,식량·생필품가격급등과공장운영불안정,징병확대에대한공포속에서일상자체가뒤흔들렸다.

제2부는이러한경제적·정치적압박속에서중국사회의다양한계층이어떻게전쟁을해석하고받아들였는지를추적한다.상공업경영자들은미국과의전면충돌가능성을경계하며전쟁확대를탐탁지않게여겼고,지방의민간인들은전쟁이자신들의생애에어떤재난을불러올지깊은비관에빠졌다.표면적으로는정부의공식입장에호응하는듯보이나,실상은생존·경제·안전에관한실질적불안이시민들의판단을흔들고있었다.

이어지는제3부는교육기관과청년층의반응을통해전쟁이젊은세대의일상과사고방식에어떤충격을주었는지보여준다.학생들은“괜히관여했다가손해만보는것아니냐”라는회의에서부터,장기화될전쟁이학업·진로·가정경제를무너뜨릴것이라는두려움까지다양한감정을드러냈다.전쟁을둘러싼정부의선전과실제시민감정사이의간극역시이시기에더욱크게드러났다.

제4부는전쟁에참여한일선병사들과그가족의경험을조명한다.징집통보를받은청년들은복잡한감정에휩싸였고,가족들은전쟁터로보내는아들을두고애도에가까운불안에잠겼다.이장은국가가말하는‘정의로운전쟁’과개인이체감하는‘상실의공포’,‘생계의위기’사이의긴장을세밀하게드러낸다.

제5부는전쟁이라는상황속에서중국의사회적네트워크와지역사회구조가어떻게기능했는지를보여준다.지역간이동,시장의불안정,공급체계의교란,지역마다다른전쟁인식등을통해중국사회의복잡한다층성이선명하게드러난다.전쟁은단일한‘국가적사건’이아니라,지역과계층에따라전혀다르게체험되는다중적현실이었다.

제6부는쉬광야오라는한지식인의생애사에초점을맞춰,전쟁이개인의직업적소명과생사관을어떻게뒤흔드는지를깊이있게제시한다.소년병으로참전했던그는문화장교이자작가지망생으로성장했지만,한국전쟁이발발하자다시금‘창작의길’과‘당원·군관의의무’사이에서극심한갈등을겪었다.그의일기에기록된두개의내적목소리,그리고전쟁기억에서비롯된트라우마는전쟁이한인간의내면에서어떤균열을일으키는지생생하게보여준다.

마지막으로제7부는이를집대성하듯,중국시민들이전쟁을바라보는다층적이고종종모순적인감정세계를정리한다.전쟁을지지하는목소리,회피하려는심리,국가의선전과개인의현실적판단이충돌하는지점,동맹에대한의구심,국제정세변화에대한불안등시민들의다양한반응이서로얽혀있다.이장은한국전쟁이단순히국가의전략적선택으로만이해되어서는안되며,시민각자의두려움·희망·계산·윤리적고민이담긴사회적경험의집합체로파악되어야함을강조한다.

이처럼기존연구들과달리이책은분석의초점을국가가아니라‘시민’에맞춘다.지은이는다양한‘직업’과지역’의중국시민들이‘친미’와‘반미’뿐아니라,전쟁에관한‘염증’,‘반대’,‘회피’등다양한생각과감정(affect)을가지고행동했던사정에주목한다.1차사료를바탕으로베이징만이아니라,톈진,칭다오,난징,상하이,푸저우,우한,충칭,광저우,홍콩,선양,창춘등주요지역도시의사례를통해중국시민들의구체적인반응을발굴한다.

이러한시도는어떠한효과를낳을까?바로,기존연구들에대한‘도전’이다.이책은한국전쟁참전을‘미제국주의의불법적북한침공에대항해북한을도운정의로운전쟁’으로규정한종래의지배적인‘국가서사(statenarrative)’에대한도전이자,한국전쟁참전과건국초기중국의국가건설을바라보는기존연구의‘위로부터의시각’에대한도전이다.《중국시민의한국전쟁》은‘아래로부터의시각’에서중국시민이체감한한국전쟁을조명한역작이다.

군인이자작가였던‘쉬광야오’의전쟁

중국시민들이한국전쟁을어떻게경험하고받아들였는지를다층적으로조명한《중국시민의한국전쟁》은제6부에서한인물의내면과생애사를통해전쟁이개인에게남긴정신적갈등과선택의순간을집중적으로비춘다.이장의주인공인쉬광야오(徐光耀)는소년병으로전장을누비고,이후문화장교와작가지망생으로성장한인물이다.그가남긴일기와기록은전쟁이한지식인의삶과사상,직업적소명에어떤흔적을남겼는지를보여주는귀한자료다.

1925년허베이의중농가정에서태어난쉬광야오는루거우차오사변직후팔로군에입대한뒤,어린나이부터참혹한전투와전우의죽음을수없이목격했다.그럼에도그는전쟁사이사이문학적재능을발견해작가의삶을꿈꾸었고,신문에단편을투고하며자신의길을모색했다.1949년톈진주둔시기에는군의대규모소탕전을소재로한장편소설을완성하기도했다.

1950년초여름,그는중앙문학연구소설립소식을접하며전업작가가되려는희망에한층가까워졌다.그러나한국전쟁발발과함께그의삶은다시요동치기시작한다.군내부에서는전선지원과후방파견을둘러싼분위기가고조됐고,그는‘작가로서의소명’을따라문학연구소입소를기다릴것인지,‘공산당원으로서의의무’에따라한국전쟁에참여해야하는지를두고깊은갈등에빠졌다.

쉬광야오의일기에는이러한갈등이두개의내적목소리로생생하게기록돼있다.하나는오랫동안기다려온학문·창작의길로나아갈기회를놓칠수없다는생각이었고,다른하나는전선에서조선인민의국제주의정신을체험하고군인의책임을다해야한다는의무감이었다.그는스스로를향해“일시적충동으로선택해서는안된다”고다독였지만,그어떤결정도마음을가볍게해주지못했다.

그의내면을더욱무겁게만든것은소년병시절겪은전쟁의참혹한기억이었다.그는어린시절,전투중폭격으로순식간에사라진전우들,“우박처럼쓸려나가던병사들”의모습이오랫동안악몽처럼되살아났다고기록했다.이트라우마는한국전쟁참여여부를앞두고떠올리고싶지않았던감정들을다시끌어올렸고,그의판단에미묘하고깊은흔적을남겼다.

제6부는쉬광야오의경험을통해한국전쟁이중국의한지식인에게제기한도전―소명과의무사이의갈등,전쟁이남긴심리적상처,그리고시대적격변이삶의방향을흔드는과정―을한인간의목소리로깊이있게담아낸다.동시에이는전쟁의구조적서사속에서개별시민이어떤자리에서고민하고,어떤방식으로대응했는지를이해하게하는중요한창을제공한다.

<신화사통신>의《내부참고》를기초로시민의감정을실증적으로복원하다

이책의가장큰강점은철저하게실증적자료에기반한연구라는점이다.저자는국가통신사인<신화사통신>이중앙과지방에있는각급지도기관의정책결정을돕기위해사회여론이나상황을수집해보고하는내부간행물인<신화사통신>의《내부참고》,중국외교부당안관(국가문서보관소)자료,지방정부가남긴정책보고서,1950년대도시·농촌지역의생생한기록,베이징대학과각종단체의활동문건,그리고무엇보다당시시민들이남긴개인일기와회고록을망라해분석한다.

특히《내부참고》는일반공개자료와달리당시지방·도시의시민반응을그대로기록한1차자료로,“전쟁을어떻게경험했는가”를보여주는귀중한사료다.저자는이러한내부자료를바탕으로,각계층시민이파병문제를두고어떤논리를펼쳤는지,전쟁공포를어떤방식으로표현했는지,지도부의선전에어떻게반응했는지를층위별로재구성한다.

또한저자는자신의연구경험―홍콩,베이징,충칭,창춘등지의공문서관을찾아다니며일회성기록조차놓치지않으려했던수십년의노력―을통해시민의‘단편적발언’을하나의구조속에재배치한다.이렇게구축된감정사(感情史)·정동사(情動史)는기존한국전쟁연구에서거의시도되지않았던방식으로,전쟁의일상성과개인의선택,사회적감정이어떻게역사적과정과연결되는지를새롭게보여준다.

이러한실증적연구를통해결론적으로저자가주장하는것은무엇일까?이책의주제는동서고금을막론하고동맹국또는준동맹국의요청에따라군사력을해외에파병하면,그사회내부에서정치,경제,사회,시민생활에영향을끼치는문제들이발생한다는것이다.요컨대집단적자위권행사의정당성,긴급사태를명분으로한개인의자유와권리침해,방위력증강이평화산업과시민의일상에미치는압력,징병과생사의문제등이다.이러한문제들은당시중국시민들에게도예외없이심각한고민거리였다.특히중소우호동맹조약(中蘇友好同盟條約)이라는국제정세속에서중국시민은권력자와는다른위치에서현실적위기와마주해야했다.이책은권력자가아니라일반시민에초점을맞춤으로써지금까지간과돼온중요한문제들에접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