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성의 제국 (현대 연구중심대학의 세계사)

지성의 제국 (현대 연구중심대학의 세계사)

$36.00
Description
훔볼트에서 칭화까지, 현대 연구중심대학의 탄생과 거대한 중심 이동
대학은 지성주의의 보루여야만 한다
오늘날 우리는 전 세계 어디에나 대학이 존재하는 ‘대학의 시대’에 살고 있다. 우리가 당연하게 여기는 현대 연구중심대학의 모델은 어디에서 시작되었으며, 과연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하버드대학교 교수이자 저명한 역사학자인 저자 윌리엄 커비는 이 질문에 답하기 위해 19세기 독일에서 시작되어 20세기 미국을 거쳐 21세기 중국으로 이어지는 대학의 거대한 여정을 추적한다. 커비는 베를린대학교가 정립한 학문 탐구와 전인교육의 가치가 어떻게 세계적인 표준이 되었는지 분석한다. 나아가 하버드와 버클리 등 미국 명문대들이 직면한 위기와 도전, 그리고 문화대혁명의 폐허를 딛고 “세계적 수준의 대학”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 대학들의 역동적인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 책을 읽으면, 세계의 주도권과 밀접하게 연결된 지식 패권의 향방을 가늠할 수 있다.

이 책은 단순히 대학의 연대기를 나열하는 역사서가 아니다. 하버드경영대학원의 사례연구법을 도입해 각 대학이 직면한 실천적 문제들을 심층적으로 파고든다. 100여 명에 달하는 핵심 인물들의 솔직한 인터뷰를 통해 대학의 성공과 쇠퇴를 결정짓는 리더십, 거버넌스, 재정적 역량의 실체를 드러낸다. 이를 통해 대학은 당장 수요가 없는 지식이라도 그 자체를 목적으로 추구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임을 강조하며, 21세기 대학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한다. 지식의 최전선에서 고군분투하는 대학의 과거와 현재를 통해 미래를 조망하고 싶은 독자들에게, 이 책은 대학이라는 ‘지성의 제국’이 나아가야 할 길을 알려주는 가장 정교하고 방대한 안내서가 될 것이다.
저자

윌리엄C.커비

하버드대학교경영대학원스팽글러패밀리경영학교수(SpanglerFamilyProfessorofBusinessAdministration)겸사학과T.M.창중국학교수(T.M.ChangProfessorofChinaStudies)다.하버드차이나펀드(HarvardChinaFund)의의장및하버드상하이센터의학술의장(FacultyChair)을맡고있다.하버드대학교문리과대학(FacultyofArtsandSciences)학장을역임했다.《중국은세계를이끌수있는가?(CanChinaLead?)》를포함한다수의저서를출간했다.

목차

책을펴내며

서론“세계적수준”의대학
제1장독일의대학:역사적개관
제2장근대의원형:베를린대학교
제3장냉전세계에서의진실,정의,자유:베를린자유대학교
제4장미국연구중심대학의부상과도전
제5장변화와폭풍을헤치며성장하다:하버드대학교
제6장공적사명,사적자금:캘리포니아대학교버클리
제7장대담한야망:듀크대학교
제8장중국의세기?:중국대학의부흥과부상
제9장예비학교에서국가의명문대학으로:칭화대학
제10장역사의짐:난징대학
제11장아시아의글로벌대학?:홍콩대학
결론교훈과전망

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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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훔볼트에서칭화까지,현대연구중심대학의탄생과거대한중심이동
현대연구중심대학의뿌리는1810년빌헬름폰훔볼트가설립한베를린대학교로거슬러올라간다.훔볼트는대학을단순한직업지식전수처가아니라학술연구(Wissenschaft)와전인교육(Bildung)이결합된‘교수와학생의공동체’로정의했다.이모델은교수에게가르칠자유를,학생에게배울자유를부여하며인류의지적자산을다음세대로잇는초세대적전당으로서의기틀을마련했다.훔볼트적이상은대학이국가나자본의간섭에서벗어나독자적인지적자율성을가져야한다는원칙을세웠으며,이는이후전세계고등교육의표준이되었다.

이러한독일의모델은20세기미국으로건너가하버드,캘리포니아대학교버클리등세계적명문대학들이지식패권을쥐는사상적토대가되었다.하버드대문리과대학학장을지낸저자윌리엄커비는이책에서독일대학의몰락과미국대학의번영,그리고21세기중국대학의부상을8개대학의구체적인사례연구를통해자세히추적한다.그는학자이자행정가로서현장에서목격한생생한기록을바탕으로,한시대의지성을상징했던‘지성의제국’들이각국의역사적조건속에서어떻게형성되고이동하며재편되는지를방대한문명사적관점에서조명한다.

‘연구비중심대학’으로의변질과‘지성주의의보루’라는본질의상실
오늘날한국을비롯한전세계대학들은‘연구중심대학’이라는명분아래심각한정체성위기에직면해있다.해제를쓴이종식교수에따르면,현대의많은대학은교육기능을부차적인것으로여기고오직논문실적과대형연구사업수주에만몰두하는‘연구비중심대학’혹은‘연구사업중심대학’으로변모했다.대학이정부나기업의거대자본에지나치게의존하면서학문의자유는위축되었고,당장경제적가치를증명하지못하는기초학문이나인문학적탐구는‘비생산적인것’으로낙인찍혀대학내에서점차설자리를잃어가고있다.

저자커비와해제를쓴이종식은대학이외부요청에기민하게반응하는단순한‘서비스제공기관’으로전락하는현상을강력히비판한다.대학만이수행할수있는유일한역할은당장수요가없거나정치적으로환영받지못하는지식이라도그자체를목적으로추구하고생산하는‘지성주의(intellectualism)’를지키는것이다.외부의압력과속도에휘둘리지않고앎과배움의자율성을확보할때만대학은비로소‘큰배움(大學)’의장소라는본연의가치를회복할수있으며,이것이곧대학이사회에이바지할수있는최고의방법이라고역설한다.

미국명문대학의내적균열과중국대학들의역동적인부상과도전
지난세기세계고등교육의절대강자로군림했던미국대학들은현재심각한내외적도전에직면해있다.하버드와같은사립대학들은극심한정치적양극화와복잡한거버넌스의한계로인해내홍을앓고있으며,버클리로대표되는공립대학들은주정부의재정지원감소로인해교육의‘수월성’과사회적‘접근성’사이에서고전하고있다.저자는미국의명문대학들이과거의성공모델에안주하며혁신의동력을잃어가고있는현실을날카로운시선으로지적한다.

이와대조적으로중국의칭화대와난징대는문화대혁명이라는참혹한암흑기를지나국가의전폭적인지원을등에업고세계적수준으로급부상했다.저자는중국대학의성공이단순히국가의통제나자본투입덕분이아니라는점에주목한다.오히려그들은당의강력한개입과비자유주의적환경속에서도학문적탁월성을향한개방적탐구의가치를끈질기게수호해왔으며,이러한내적역동성이야말로21세기지식패권의무게중심을아시아로옮겨오고있는핵심동력임을보여준다.

대학의운명을가르는리더십의연속성과거버넌스체제의명암
대학의흥망성쇠는결국대학을이끄는리더십의성격과운영시스템에의해결정된다.저자는20세기하버드가세계최고의명성을유지할수있었던비결로리더십의안정성을강조한다.찰스엘리엇부터데릭복에이르기까지단6명의총장이평균20년가까이장기재임하며일관된교육철학과장기적인전략계획을추진했던전통은하버드를흔들리지않는제국으로만들었다.이는총장임기가짧아장기적비전수립이구조적으로어려운한국대학사회에시사하는바가크다.

또한,이책은듀크대학교가중앙집권적·하향식거버넌스를통해과감한선택과집중을단행하며짧은시간안에세계적대학으로도약한사례를심층분석한다.반면버클리와같은대학에서나타나는민주적·분산적거버넌스가때로는의사결정의효율성을저해할수있다는점도가감없이드러낸다.대학리더들이국가권력이나자본과적절한거리를유지하는‘불가근불가원’의지혜를발휘하면서도,내부구성원들의지지를어떻게끌어내대학의자립적인성장을도모했는지가지성공동체의운명을갈랐음을입증한다.

미래를향한통찰:번영한국가에품격낮은대학은존재할수없다
윌리엄커비는“오랜시간동안번영한국가에원칙적으로품격낮은대학은존재할수없다”라며,대학의수준이곧국격과직결됨을단언한다.대학은단순히지식을전달하거나취업스펙을쌓는도구가아니라,인간의고결한정신을한세대에서다음세대로전달하는유일한제도적장치다.효율성과수익성만을따지는사회적분위기속에서,오직대학만이‘느리고골치아픈교학상장(敎學相長)’의과정을허용하고기다려줄수있는고귀한가치를지닌다.

저자는대학이경제발전에이바지하는외적성과를넘어,대학만이할수있는본질적인연구와교육을보호할때비로소그사회의진정한명성과소프트파워가형성된다고말한다.21세기의사반세기가지난지금,한국의대학들이창업의시기를지나수성과재도약의길목에서어떤미래를그려야할지고민한다면이책이제시하는훔볼트적이상의회복과현실적균형의지혜에주목해야한다.이책은대학의과거를거울삼아우리시대의대학이나아가야할방향을제시하는가장정교하고방대한지적안내서다.

지성의전당이면에숨겨진대학들의강렬한뒷이야기
이책은단순히대학의제도적역사를훑는데그치지않고,‘지성의제국’이라불리는명문대학들이감추고싶어했던,혹은그시대를적나라하게보여주는생생한에피소드들을가감없이드러낸다.세계최고의지성이라자부했던하버드대학교가보여준철저한여성차별의역사가대표적이다.20세기중반까지도하버드는여성교육기관인래드클리프칼리지학생들의도서관출입을제한하거나아예금지했으며,법대와의대등주요대학원에서의여성배제는동급기관중에서도독보적일만큼폐쇄적이었다.또한,전세계부유층이하버드입학을위해거액의기부금을제안하며벌이는은밀한로비의현장과이를방어해야했던저자의경험담은오늘날대학이직면한자본과공정성의충돌을상징적으로보여준다.

대학의역사가때로는피비린내나는정치의현장이었음을보여주는대목은더욱충격적이다.1960년대중국칭화대학캠퍼스에서벌어진‘백일전쟁’은대학이이념의소용돌이에휘말렸을때얼마나참혹해질수있는지를증언한다.수천명의사상자가발생하고지식인들이농촌으로유배되어병마에시달리는가운데,노동자·농민을위한대학으로개편된그곳에서정작당엘리트의자제인시진핑이수학했다는사실은역사의아이러니를극명하게드러낸다.파괴된정문자리에마오쩌둥의동상이들어섰던칭화대의과거부터,성차별과금권입학의유혹에맞섰던하버드의분투까지,이책이들려주는대학들의‘내밀한고백’은독자들이대학이라는존재를더욱입체적이고인간적인시선으로바라보게만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