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속에서
순순히인정하며깔깔대는모습에나도그만웃음이터져버렸다.그들입에서나오는로꼬라는단어가이토록사랑스러울줄이야.있는그대로감정을표현하는그들의솔직함도그렇고,남이어떻게볼까의식하기보다오롯이내가행복한가에중점을두는삶의방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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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른목을축이며생각에잠긴다.쉴때를알고쉬어가는일이,오르는것만큼중요하다는걸까.그랜드캐니언보다2배깊은협곡에수영장을만들어낼정도로.오아시스는사막에만있는줄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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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문제에꼭맞서싸울필요는없다고생각한다.내게해로운사람과불편한상황은붙잡고끙끙댈게아니라,저들처럼차라리피해버리는게나을지도모르겠다고.햇살이강한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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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은무언가를믿는것이다.무신론자는신이없다고‘믿는’사람들이고,마야인이천문학에밝았던이유도그것으로신의뜻을해독할수있다고믿었기때문이었다.365일태양,달,금성,별들의위치를기록하면서그들은운명을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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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로휩쓸리는것도,하늘로오르는것도물방울의일이다.단지결정해야한다.돌고돌아다시이곳으로돌아온두물방울이겪었을여정은하늘과땅의차이일것이므로.삶에서마주한우리의선택도다를바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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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길이맞는지두려워하는건당연하다.그러나내가두려웠던건오히려더는불안하지않을거라는사실이었다.불안이사라질까불안했다.물고기의서식환경이풍요로워지려면바닷물을뒤집어흔드는풍랑이필요하듯인생도가끔은불안이필요하다.삶을풍성하게만들어주는건원래뜻하지않은경험들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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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랫줄에운동화가거꾸로매달려있던골목,내신발을내려다보고큰맘먹고빤적이있다.내눈빛이그들빨래를건들고그빨래가내하루를건드리던날.그제야제대로여행한다는기분이들었다.남몰래서로를건드리는건가까운사이에서만가능한일이니까.쿠바에서는걸을때마다햇볕냄새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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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중에좋다고사진까지찍는넷.가만보면코코도정상은아니다.잘자라는한마디에눕자마자눈이무겁게감긴다.각자침낭속에있지만살을맞대고있는기분이들었다.오늘생긴타투가나미비아를떠올리게할때,별다섯개짜리텐트에서느끼던뭉클한감정들도함께떠올리게할것같은그런기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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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마와훈이하루에도수없이외쳤을단어다.수술전대기실에서산동액을눈에떨어뜨리고동공이확장되었는지그들이직접확인해야했으니까.어쩌면누구보다환자스스로가자신에게끊임없이되뇌었을지도몰랐다.환자들은그러지않고는살아갈힘을얻을수없었을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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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해할때나길을잃을때북극성은나침반이된다.지구자전축에있어위치가변하지않기때문이다.너도그랬다.북극성을따다사람으로빚는다면네가나타날만큼.먼길을떠나거나넘어져도늘그자리에있어주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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