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더그라운드 : 지상으로 올라오지 못한 기억

언더그라운드 : 지상으로 올라오지 못한 기억

$18.00
Description
강제로 끌려갔다가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한 사람들,
살기 위해 땅 아래에 내려갔으나 지상으로 올라오지 못한 사람들,
어둠 속에서 고통으로 비명을 지르다 죽어간 사람들 …
역사에서 언더그라운드에 매장된 이름 없는 사람들의 흔적을 찾아 나선다
우리가 살아가는 지상의 표면 그 아래 어딘가에는 지상의 무게를 견디며 빈 채로 남아 있는 지하구조물들이 있다. 우리가 보지 못했고 인식하지 못했을 수 있으나 그곳에는 강제로 끌려간 사람들, 살기 위해 들어갔던 사람들, 이름 없이 고통 속에 죽어간 사람들, 언더그라운드에 매장된 사람들이 있었다. 오래전 인류가 자연환경과 맹수의 습격을 피해 생명을 잉태하고 보듬던 굴이,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강제로 끌려가 노동과 굶주림에 시달리는 억압과 착취와 죽음의 공간이 된 것이다.
이 책은 한국과 일본의 땅 아래 지하 공간에 남아 있는 제국주의와 국가 폭력에 희생된 이들을 기억하고 기록하고자, 1905년 러일전쟁 때 일본군에 의해 만들어진 포진지 등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가덕도에서부터 시작해 서울, 부산, 시모노세키, 지쿠호, 나가사키, 나가노, 제주도, 지란, 오키나와 그리고 1953년 7월 27일 한국전쟁의 정전협정 이후 생겨난 비무장지대 등을 찾아간다.
2014년부터 터널이나 굴 등 지하구조물을 찾아다니며 ‘트래블로그’라는 형식으로 카메라에 담아 다큐멘터리 「언더그라운드」를 만든 가족 영화제작사 ‘욱희씨네’의 허욱 감독과 양희 제작자(작가)가 다큐멘터리 영상을 사진으로 정리하고, 글을 덧붙여 책으로 출간한 것이다. 저자들은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우리 주변의 수많은 지하구조물들을 의문의 시선으로 바라보며, 누가, 왜, 무엇을 위해 그곳을 만들었고 그곳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가 하고 표면 그 아래에 남겨진 역사를 사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

저자

양희,허욱

방송과영화의경계를넘나들며다큐멘터리작가및제작자로활동하고있다.2007년부터EBS의학다큐멘터리「명의」를집필하고있으며,2013년「길위에서」를시작으로「마리안느와마가렛」,「노무현입니다」,「김군」등의다큐멘터리영화제작에작가로참여했고,2019년완성된다큐멘터리「언더그라운드」에서는제작자겸프로듀서를맡았다.지은책으로는『도쿄의서쪽으로가라』,『아이가말했다잘왔다아프리카』,『다큐하는마음』등이있다.2017년에는가족영화제작사인‘욱희씨네’를설립해가족이함께작업하고있으며,언제어디서나모여아이디어를내고촬영을나설수있다는장점을살려장기프로젝트작품을주로제작하고있다.「언더그라운드」를시작으로공간에담긴역사의층위와시간에응축되어있는기억을찾아가는작업을계속해나갈계획이다.

목차

프롤로그언더그라운드,거기에사람이있었다

제1장지상의무게를견디며-서울
제2장이곳을발판으로-가덕도
제3장일본까지최단거리-부산
제4장바다를건너면-시모노세키
제5장아래로아래로-지쿠호
제6장도망칠수없는지옥-나가사키
제7장누군가는그곳에-나가노
제8장온섬이눈물구멍-제주도
제9장죽음을명령하다-지란
제10장자살의언덕-오키나와
제11장얼마나죽었는지-제주도
제12장전쟁은끝나지않았다-파주

에필로그공간은기억을저장한다
참고자료
답사한강제동원주요도시
강제동원주요연표

출판사 서평

제1장지상의무게를견디며-서울
2017년10월에공개된서울의비밀지하공간세곳을찾아나선다.태평양전쟁이한창일때건설된대규모의경희궁방공호,군사정권때박정희대통령의경호시설이었을것으로추정되는여의도지하벙커(현재서울시립미술관분관세마(SeMA)),그리고1974년지하철1호선건설때만들었다가노선이변경되면서유령역이되어버린신설동지하폐역등을찾아간다.아직도언제왜누가만들었는지명확하지않은지하구조물들이있을것이다.

제2장이곳을발판으로-가덕도
부산과거제도를잇는교통의요지인가덕도.요즘에는신공항건설로주목받고있으나가덕도는고려말부터왜구의침입을알리는봉수대가설치되는등오래전부터한반도남단의군사적요충지였다.가덕도는러일전쟁때부터침략과수탈의역사전면에서게되는데,이때만들어진외양포의포진지를비롯해일본군이사용하던관사,막사,위병소등이그대로남아있다.해방이후이일대가군사시설보호구역으로지정되어토지나가옥이국방부소유로귀속되면서잘보존되어있는것이다.

제3장일본까기최단거리-부산
일제강점기때대부분의강제동원은부산이출발지였다.1938년일제는중일전쟁에필요한군수물자를동원하기위해국가총동원법을제정하고제국신민을징용해서총동원업무에종사할수있도록했다.조선인은1939년부터1945년까지일본기업이운영하는탄광과군수공장등약3,900곳의작업장에최소65만명이상이강제동원되었다고한다.강제동원의참상을널리알리고올바른역사의식을고취하기위해건립된국립일제강제동원역사관등을찾아본다.

제4장바다를건너면-시모노세키
부산에서출발해시모노세키에내린조선인들은탄광이나제철소로가서노동력을착취당하며굶주림과구타에시달렸다.조선인노동자상당수가투입되어공사가진행된시모노세키와규슈의기타큐슈를잇는간몬(關門)터널,6천명이넘는조선인노동자를강제동원했었으나강제동원피해보상을회피하고있는야하타제철소(지금의일본제철)등을찾아가본다.그리고바닷물이유입되는사고가났을때2차피해를막는다고갱도를닫아버려사고당시탄광안에있던조선인노동자135명이수장되어버린해저탄광인조세이탄광을찾아간다.조세이탄광사고에대해서는원인규명도책임자처벌도이루어지지않았고,최근에조선인희생자136명의이름을새긴추도비가세워졌을뿐이다.

제5장아래로아래로-지쿠호
지쿠호지역은일본석탄생산량의40∼50퍼센트를차지하는일본최대탄광촌이었다.미쓰이소유의다가와광업소,미이케슈지칸이라는형무소의죄수들을동원하여가혹한노동으로유명한미이케탄광등이있었는데,여기서도많은조선인이강제동원되었다.다가와광업소에는다가와시석탄역사박물관을세워석탄관련자료와탄광기록화등을전시하고있으며,미이케탄광은2015년세계문화유산으로등재되었다.

제6장도망칠수없는지옥-나가사키
1945년히로시마에이어원자폭탄이투하된나가사키는태평양전쟁때군수산업의요람이었다.1873년나가사키에서미쓰비시상회로출발한미쓰비시는태평양전쟁때일본의초대형전함무사시(武藏)군사용선박건조,어뢰등을만드는병기제작소,제강공장,각종탄광등일제침략전쟁을뒷받침하는작업장들을나가사키곳곳에서가동했다.우리에게군함도(軍艦島.군칸지마)라고알려진하시마섬도미쓰비시소유의해저탄광이었다.조선인과중국인이강제동원되어지옥같은노동에시달렸다고지옥섬이라불렸다.미쓰비시나가사키조선소나군함도가2015년세계문화유산으로등재되었으나조선인강제동원에대한설명은어디에도없다.

제7장누군가는그곳에-나가노
도쿄에서서북쪽으로200킬로미터떨어진나가노는일본의대표적인산악지대로,1944년나가노근교에있는마쓰시로에대본영(참모본부)을옮기기위한지하호공사를시작했다.‘본토결전’에대비해도쿄궁성(현재의황거)에있던대본영을옮기려는것이었다.이공사에1만여명의일본인과조선인이동원되었는데,조선인은7천명가량이었다고한다.남아있는지하호안에는조선인노동자들이남긴것으로보이는죽은동료의얼굴,고향마을이름,한글로추정되는글귀등이남아있다.

제8장온섬이눈물구멍-제주도
태평양전쟁말기일본제국은일본열도와제주도의절대사수를위해수립한결호(決號)작전에서결1호인홋카이도를시작으로,도호쿠,간토,도카이간사이,규슈에이어결7호지역인제주도를공격과방어를위한진지로만든다.해안절벽이아름다운수월봉에갱도진지를구축했으며,알뜨르비행장을비롯해정뜨로(현재의제주국제공항)그리고진드르에비행장을만들었다.송악산해안가에도해안진지가있는데송악산의반대편이라할수있는성산일출봉의해안동굴에도18개의벙커형동굴진지가있다.제주도오름368개정도에3분의1이나되는120곳에일본군진지가구축되어있다.

제9장죽음을명령하다-지란
일본규슈의남쪽에위치한지란은가미카제특공기지인지란기지로유명하다.가미카제는미쓰비시에서생산된전투기제로센에250킬로그램의폭탄을싣고날아가연합군함대에자살공격을하는일본군특별공격대였다.가미카제특공대원들이출격했던이지란기지에는현재특공평화회관이라는박물관을세워당시의비행장터는물론급수탑과상륙훈련시설,방화수조,탄약고등과특공대원들이쓴유서와편지등을보관,전시하고있다.‘죽을힘을다해싸운것’이아니라‘죽기위해’출격했던지란기지에는평화라는이름을달고전쟁과죽음을전시하고있는것이다.

제10장자살의언덕-오키나와
1945년4월1일오키나와요미탄항에상륙한뒤미군은엄청난파괴력을지닌수류탄과화염방사기등육해공군의최신병기를앞세워오키나와를83일동안공격했다.오키나와주민들은자연동굴이나방공호로피난을갔고,굶주림과화염방사기,고폭탄의공격으로죽어갔다.그러나가장처참했던것은일본제국군대가내린자결명령이었다.가장많은사상자를낸격전지였던가카즈고지공원,해군사령부방공호,육군병원방공호,히메유리평화기념자료관,지비치리가마,오키나와전투최후의격전지이자대량자결사태가벌어진마부니언덕에세워진오키나와평화기념공원등을찾아간다.

제11장얼마나죽었는지-제주도
1947년3월1일부터1954년9월21일까지약7년7개월동안제주도에서는무참한학살과방화,살육이벌어졌다.오랫동안우리역사에서금기그자체였던제주4·3사건이다.당시제주주민들이학살과방화,살육을피해숨어들었던곳은오름과해안의동굴또는진지같은지하구조물이었다.제주4·3때동광리주민120여명이50일동안숨어지내다가토벌대에게발각되어거의모두학살된큰넓궤,한국전쟁직후예비검속된주민을학살한섯알오름탄약고터그리고제주43사건희생자와유족을위로하기위해조성한제주43평화공원등을찾아간다.

제12장전쟁은끝나지않았다-파주
한반도와일본에남겨진지하구조물을찾아숨가쁘게달려오다보면멈추게되는곳이비무장지대다.1950년6월25일발발한한국전쟁이1953년7월27일정전협정을맺고휴전되면서,육상의군사분계선을중심으로남북으로각각2킬로미터씩양쪽군대가후퇴한뒤만들어진지역이다.종전선언을하지않은지금이상태에서비무장지대는전쟁이생생한현재진행형으로아직끝나지않았음을증명하고있다.경기도파주시의비무장지대와,50여년동안미군기지였다가지금은민간인통제구역내의유일한체험형숙박시설로활용되고있는캠프그리브스를찾아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