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다란 모과나무를 맨 처음 심은 이는 누구였을까

커다란 모과나무를 맨 처음 심은 이는 누구였을까

$17.80
Description
식물이 가진 고유의 세계에 대한
정원가의 예찬이자 존중의 마음
〈위로의 정원〉 〈정원생활자의 열두 달〉 〈정원의 발견〉 등
정원 생활 관련 다수의 책을 집필한 작가이자
가든 디자이너 오경아의 5년만의 신작 에세이

작가가 직접 그린 사계절 정원 생활 일러스트와
정원 식물 사실화 수록

“큰 나무, 오래된 나무를 옮겨 와 심어보니 참 다르다.
굵은 가지를 만지다 보면 이 나무를 맨 처음 심었던 이는 누구였을까,
그는 어떤 마음으로 이 나무를 어디에 심었을까,
그리고 주인은 몇 번이나 바뀌었을까,
이 모과나무는 지금의 주인이 된 나와 우리 가족을 사랑해 줄까……
많은 생각이 든다. 그냥 나무 한 그루를 심은 것이 아니라
백 년도 넘게 살아온 생명체의 시간을 함께 들여놓은 느낌이다.”

인간이 휘두를 수 없는, 식물들의 강력한 자생력
복잡한 생태계의 균형과 질서에 대하여

우주의 어느 한 지점, 흘러가는 시간의 어느 한 순간에
나와 공존하는 것들에 대한 담담한 애정

누군가의 위대한 말보다 작은 정원이 주는
삶의 평화와 위로에 대하여

저자

오경아

저자:오경아
강원도속초설악산아래거주하며일과정원생활을병행하고있는가든디자이너이자정원생활자들을위한지침서와에세이를다수집필한작가이다.방송작가로일하다영국으로유학을떠나7년간가든디자인을공부했고한국에돌아와신세계스타필드등의상업공간과다수의수목원,공원,주택정원등을디자인해오고있다.초보정원생활자를위한강의는물론이고가든마켓의활성화를위해‘옥토퍼스가든마켓’을개최하는등다양한활동을하고있으며,그림을통해서정원생활을알리는또다른작업을준비하고있다.

목차


들어가는말정원은늘그자리에서나를07

1찬란하고아름답고아픈정원
난매일,정원에서안부를묻는다15내등을떠미는누군가도나의편이다20나를찾아오는계절의소리들23자욱한안개가낀날에는27지금의나를위해미래를꿈꾼다31갈대를자르며34가을비가교향곡처럼내리고37힘빠진정원에서41여름의고단함을위로해주는오포라의시간45오래된모과나무를심다50미혹보단평범함을위하여57다괜찮다고말해준다61라벤더이거나쑥이거나64

2식물에도MBTI가있다
식물에도MBTI가있다71식물을건강하게키우는집74‘때’를놓친튤립에게78예쁜풀정원의탄생81봄이아닌가을에씨앗을뿌리는이유87올리브나무의추억90송화는바람에날리고95밤꽃이피었습니다101정원일은계절을앞서가는일이다103겨울정원에도꽃은핀다105생과소멸의양면성,식물의비밀109공중에매달려사는식물의삶113장미꽃속에담긴우주116

3야단법석,나의정원생활
왜내풀들은잡초에게지는걸까123산딸나무와직박구리127겨울,눈과의전쟁133고달픈정원생활이지만그래도좋아서138백봉오골계와고양이가사는곳144요란한비바람속나의정원은150가을꽃,들국화가피어날때154목단이필무렵160식물,돈주고삽시다163나를미치게하는풀들167여름을이겨내는식물들170짱짱하고꼿꼿하게173

4우리들의협업
지금은우리들의협업이필요할때179도시를떠나올때먹어야할마음182식물이단풍을만드는이유186약을쳐야할까요188아직은돌아와주는계절의고마움193수선화와튤립의시간197나의가성비200삶과죽음,기다림의순환204다시찾아올벌들을위해210요동치는지구,우린안전할수있을까215경쟁이아닌선택도있음을219우린모두환경을이기며살아간다222창문을열자소리없던자연이나에게들어온다227

출판사 서평

정원에서는다른시간이흐른다

사람과사람사이의부대낌이결국우리의삶이듯식물들에게도저마다의치열한세계가있다.소리없이자리를지키는식물들이지만그들끼리의경쟁그리고배려와공존이존재한다.이책은오랜기간식물들곁에서정원생활자로살아온작가의식물의고유한세계에대한예찬이자존중이다.
오경아작가는최근집정원을수리하면서모과나무한그루를옮겨심게되었는데3톤이넘는나무가크레인에실려들어올때묘한기분을느꼈다고한다.아름드리모과나무를보며‘백년도넘게살아온생명체의시간’에대해생각한것이다.이나무를맨처음심은이는누구였을까,이나무는자신이이렇게커질줄,이렇게오랜시간을살아가게될줄알았을까.지금나의정원에자리잡은이나무는또얼마만큼의시간을나와보내게될까.모과나무가살아온그오랜시간까지작가의정원에들인듯하여여러생각이맴돌았다.

나의존재유무와관계없이묵묵히살아온나무의시간을생각하며시간의상대성을생각하게된다.과학자들은시간이일직선으로,과거에서현재로그리고다시미래로흐르는게아니라고하는데그오묘한물리적법칙을완전히이해하지는못해도정원에서는뭔가다른시간이흘러간다는것을작가는알고있다.적어도작가의정원에선3월,4월,5월이아닌크로코스수선화가피어나는시간,튤립의꽃봉오리가열리는시간,뻐꾸기가우는시간이흘러간다.하루가누구에게나스물네시간이아니듯정원에서의시간은어떤날은천천히또어떤날은휘몰아치듯그렇게흘러간다.

정원에서시간을보내며나자신도소독되고표백되는느낌을받는건어쩔수없다.이렇게맑아지면차분히무엇인가가정리되기시작한다.막연히나를어지럽히는것의정체성을찾아내기도하고,포기할것은포기하고,내려놓을것은내려놓게된다.살다보니삶에서생기는문제의대부분은악착같이챙길때는절대와주지않고,모른척내려놓아야슬며시와주곤했다.?본문중

커다란나무의위엄을보며위로를덤으로얻기도하고마당에서자라고있는100종이넘는식물들을보며이식물들과의인연에대해서도생각한다.함께살아가는풀과나무들에게도그들의삶이따로있다는걸저자는잘알고있다.우주의어느한지점,흘러가는시간의어느한순간에나와공존하는것들에대한담담한애정이책속에묻어난다.이글들은지난10년간작가가속초의정원에서보낸시간들속에서담고싶던순간들을사진을찍어보관하듯모아둔글들이다.소박하고소소한정원이야기와그안에서살아가는식물들과동물들,그리고급변하고있는생태환경에대한정원가로서의고민이담겨있다.

정원에서안부를묻다

정원생활자로살며정원디자이너로이름을알리고정원생활관련많은도서를출간한오경아작가가5년만에본격에세이를소개한다.정원안에서작가는자신이심은식물들이때론경쟁하기도하고때론힘겨움을이겨내며살아가는모습을지켜본다.그식물과함께살아가는곤충과동물들의삶도가까이에서보게된다.그리고작가자신또한정원이란공간속에서는그많은생명체중에하나임을깨닫는다.순하고조용한식물들이지만,내가심은풀한포기도내손을떠나면내맘대로되는것이아님을작가는자연에서배웠다.가장힘든시간나를위로해준정원이지만마냥아름답고찬란하지만은않다는것을,‘아픔’까지도안겨줄수있다는것도이제알게되었다.때로황폐하고앙상하고실망과아픔을주는정원이지만그안에서서로의안부를물으며다같이건강하게살아가면그걸로족한다는안분지족의마음이다.사람이아니어도,함께한다는사실만으로도위로가되는정원속생명체들의이야기가가득담겨있다.

“세상무엇보다중요한건이지구에사는동안우리가갖게될평온함임을.그어려운숙제를정원에서누군가에게,다른생명체에게안부를물으며되새겨본다.”?본문중

‘반려식물’은없다

작가는현대인들이흔히말하는‘반려식물’이라는말에도반기를든다.가까이에서식물을두고보살피며사는삶을사람의입장에서‘반려’로표현하지만식물의입장에서는인간과함께할맘이없다는것이다.식물의강력한힘은저항이아니라순응하며진화하는데있으며식물들은우리가심어준그자리에서살아갈최선의방법을찾아내고강하고집요하게자신의삶을살아간다고한다.처음엔만만했던정원이나무,화초,잡초할것없이어느것하나내맘대로되는것이없다는걸결국깨닫게된다고한다.
그들의집단생활은우리의예측가능범위안에도있지않다.식물은자신들의생존을위해같은씨를뿌려도싹을동시에틔우지않는다.앞선씨앗들이싹을틔우면후발대는다른상황이오기를차분히기다린다.어떤상황이유리할지알수가없고그래서선택과결과사이에정확한예측값이나오지않는무의미한인과관계이기도하다.과학적으로‘위험분산’이라고하는이현상은우리보다더오랜시간이지구에서살아온식물들의지혜이기도한다.해거리도식물들스스로의결정이며대부분의식물들은꽃을피울지말지에대해서도스스로선택을한다.

식물들이단풍을만드는이유는사실우리가놀이를갈만큼낭만적이진않다.만약잎이지지않고겨울철에도물을빨아올리면나무전체가얼게된다.그래서잎을없앨수밖에없다.가장좋은방법은광합성작용을멈추는것인데,그러면잎에서초록색이사라지고남은색인노랑,주황,빨강이나타난다.이게우리눈에보이는단풍의색이다.?본문중

복잡한생태계의질서와균형에대하여

자연을예측가능한것,인간의마음대로휘두를수있는어떤것이라고생각하는순간찾아올재앙에대해서도말하도있다.작은화초라도햇살과바람과땅속미생물이돕지않으면잘자라주지않는다.늘병충해의공격을받는버드나무도그대로죽지않고혹독한시간을겪은후여전히싹을틔운다.식물도동물만큼이나자기방어와공격에강하다.사람이이해할수없는복잡한생태계의귀결점은하나,생명체는서로를공격하고때로방어하며질서와균형을맞춰살아간다는것.작가는영국유학시절배웠던‘자연의복원력’개념을설명한다.자연의복원력을수치로환산해탄성값을내는매우어려운학문인데어려운숫자와의싸움이아니라면이는매우간단한개념이다.‘자연에는원래의상태로돌아가는힘’이있다는것이다.그러나자연의복원력에도한계가있어서마냥계속복원시켜주지않는다.과학자들이말하는복원의한계점을12시정각으로본다면우린이미11시55분을넘어섰다고한다.
작가도주변환경이급격하게달라지고있다는걸정원에서실감한다.벌의개체수가반이상줄고식물의개화시기는점점빨라지고있다.봄과가을이짧아지는것도해마다느껴지는변화다.이런변화를자연가까이에서지켜보자니더욱,햇살과가뭄끝의비와무더위를날리는바람까지도고마울뿐이다.정원가의깊은사색을따라가다보면이대자연의질서와균형을존중하고응원하는마음을갖게된다.

지구의날씨가점점요동치고있다.사막이었던곳에폭우가내리고,물이넘치던곳에서는물이말라600년전유물이새롭게발견되기도한다.우리나라도예외는아니다.50년만의폭우로도시가물에잠기는일도벌어지고,이제그쳐야할비가처서이후에도여러곳에비를내린다.지구가한계점을넘어서고있다고,이미수십년전부터많은이들이힘주어외치고또외쳐도외면했던결과가이제슬슬그모습을보이는게아닌가싶다.자연이주는수많은경고를계속무시하며우린정말무사히잘살아갈수있을까??본문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