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나비를 듣다 울었다

잔나비를 듣다 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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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그 힘든 평범을 계속 해내고 있다니,

평범이란 과연 얼마나 비범한가.”
영화 미술감독, 상담자, 잡지 에디터

그들이 겪고 지나온 헤어짐에 대하여,

그리고 비로소 온전히 ‘나’로 서는 일에 대하여


“누군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그 해방감이야말로

내가 진정으로 도달하고 싶었던 자리 중 하나였다.”


“혼자라서 행복한가. 글쎄.

아니면 불행한가. 그것도 글쎄.

함께일 때 자주 불행하고, 반짝 행복했고,

또 그보다 훨씬 더 숱한 날을 그럭저럭 살아왔듯.

지금도 혼자여서 신나고 또 외롭다.”
저자

정은영,생경,성영주

저자:정은영
1972년생.본업은영화미술감독.어릴적꿈은탐험가.대학시절,전공보다영화동아리활동을더열심히했다.스물일곱,장편상업영화미술감독으로데뷔했다.영화미술의길을스스로개척했다.사람과생의이면을헤아리는일이었다.한창이름값하던때,운명처럼사랑에빠졌고3년동거후결혼했다.가족의탄생이었다.누군가와함께산다는것은미지의세계로입장하는일이었고‘인간탐구’의심화과정이었다.수료에13년걸렸고이혼했다.다시,원래대로혼자다.영화외에드라마,뮤직비디오를병행하며크리에이티브디렉터,기획자,작가,연출가등으로도활동중이다.대표작으로〈처녀들의저녁식사〉,〈소름〉,〈4인용식탁〉,〈광식이동생광태〉등이있다.

저자:생경
1981년생.상담자.고통에서걸어나오는사람의내면에있는힘에언제나경외감을느낀다.시인의산문집과포크음악,만화책과그림책,아몬드빼빼로,해먹,노을의시간을좋아한다.세계일주를하는자유로운영혼이되고싶었는데아직못했고,기후위기를생각하면이런꿈을가져도되는지모르겠다.몸은먼곳을떠돌지못해도마음은어디든갈수있다.과하게솔직한어린이와살고있다.쿨한엄마가될수있을줄알았는데답답한잔소리나하는구식엄마인것같다.어쩔수없지.

저자:성영주
1982년생.잡지기자로오래일했다.결혼했고이혼했다.타인은지옥이라고말하면서사람을포기하지못하는모순파다.생의팔할을술마시고글을쓴다.술마시려고운동한다.누가시키지않아도열심히한다.머리칼은직접자른다.사시사철노브라다.서울한복판에서강원도시골인양지낸다.사회생활에지장이없는선에서야생처럼산다.여자들의이야기가여전히세상에부족하다고느낀다.글쓰기를지속하는이유다.여자들이더좀맘껏씨부렸으면좋겠다.누가듣기나하겠냐고묻는다면,내가듣겠다고답하고싶다.

목차


40프롤로그성영주

121잔나비를듣다울었다정은영
15들어가며
18미련남길바엔서둘러아픈게나아
27각성의새벽
31슬픔을구경하던슬픔
38다잊었다(아주사적인고백)
41떠날리(離),떠나고떼어내고끊어내는고통
48새겨둔말들
52그러니까,영화
57자기소개서
61날마다앞만보고달렸다.지나가던날들
70서쪽끝에서동쪽끝으로,다시서쪽끝으로
78나의털식구들
86오늘도손등에머무는햇살이고마워

902멀리가는삶생경
93겨울나무
95자리
99바다
106싱크대
109시골
114처음부터사랑이없었을리없다
120기회
123이기고지는싸움
126검열
130검은봉지
134결혼에이르게했던힘
138나라고뭐그렇게
141둘이서셋의자리를채우며
144혼자
152존엄과복수
164멀리가는삶

1663그소란한밤을지나성영주
169들어가며
172대낮에한가출
181헤아림이라는것
185가장슬픈어버이날
193그밤,그밤들
199끝없이미끄러지는세계
202나의마흔은다를것이다
205단한번의홀로서기
212끝나지못한이야기
217○○○님사.건.방
222소송장이라는불씨
227이혼,그소란한밤을지나

출판사 서평

에세이읽기가누군가의사적인삶을통해나의내면을들여다보는일이라면,이책은그명제에가장충실한경험을준다.
평범한행복을구하며시작한결합이,평범하지못한결론에다다른과정은각자의아주개별적인경험이지만인간사의보편적인이야기이기도하다.우리모두는그렇게평범한행복을갈구하다자주넘어지고때로무너지고다시일어서지않았던가.그렇게소란한밤들을지나무릎을툭툭털고일어나각자의적막한시간을뚜벅뚜벅걷고있는세사람의이야기를담았다.

차마꺼낼수없던마음의말들
<잔나비를듣다울었다>는영화미술감독,상담자,잡지에디터세명의저자가겪고지나온이혼이야기다.준비되지못한끝맺음을처절한고통가운데맞닥뜨린이도있고,처음부터불길하던어둠의그림자가서서히덮쳐,고통의한가운데를막막하게견디다암담해보이는이혼의길을택한삶도있다.둘이어서오히려불행한삶,‘평범하게살자’는상대의말조차옥죄임으로다가와기어이혼자서기를선택한이혼도있다.상황은달라도하나같이가장깊은내면의음울하고도용감한고백들이다.이고백들은차마깨닫지못한나의나약함을,어쩌면당연히알아야할삶의실체들을,차마꺼낼수없던마음의말들을보여주는것만같다.슬픔을통과한자들이토해낸유려한문장안에서독자들은나의내면을비추는예술작품을만난것같은서늘한감동을느낄것이다.

고통을통과한시간
감히상상할수없는고통의경험을,영화미술감독정은영은‘그날’이후7년이지나기록하기시작했다.하루아침에남편이사라진,느닷없이맞닥뜨린이혼이었다.그날,잠시의외출이후집에돌아온그녀는집을비운남편을대수롭지않게생각했다.아직침대의온기가남아있는상태였으나남편은그날이후다시집으로돌아오지않았다.통속적인영화의스토리처럼그는그녀와가까이지내던친구에게로갔다.사랑의감정이아직충만한자에게불행하게도이런시련이왔고,‘결혼은생활이라’그녀는점점생활을잃어갔다.그고통의한가운데를지나온경험,한해두해무뎌지고자무던히노력했던흔적,‘다시는헤어지지않기위해’사랑하지않겠다는결심그리고혼자의힘으로일어서는일.꿈같이흘러간시간들의기록을읽으면저자의경험하나하나가생생하게마음에와닿는다.같이절망하고울고슬퍼하고분노하다마침내응원하게된다.

‘이고통을잊지않기위해살아야겠다.끝끝내살아내야겠다.그끝에무엇이있는지,어떤회복이,어떤환희가,어떤명징함이있는지나는그것을기필코알아야겠다.’-정은영

평범이란과연얼마나비범한가
결혼이행복을담보한다고생각하지않았다.행복을바라고한결혼이아니지만절망의연속을예상한것도아니었다.좋을때는한때일뿐이고이제는상대와내가다르다는걸알아버린후,관계의지속은더이상의미가없었다.잡지에디터성영주에게이혼은어쩌면‘평범하기를거부한’선택이었다.세상을바라보는시각,소중히여기는가치관이다른사람과재테크나청약통장에관한대화만하며살수는없는노릇이었다.남자와여자의역할이정해져있고여자의태도에관한규율이머릿속에정해진상대와의대화는자주미끄러졌고,침묵속에서서로에대한무시와환멸이쌓여갔다.느닷없이가출을감행한건아내성영주다.사람들이모두평범한생활,평범한아내와여자의역할을말할때그건분명누군가의‘고된버둥거림’을담보하고있는거라고,그녀는생각한다.

누군가의평범이실은그안에얼마나고된버둥거림을담보하고있을지,자주상상했던것같다.나는비로소세상모든부부와가족이존경스러웠다.그힘든평범을계속해서해내고있다니,평범이란과연얼마나비범한가.-성영주

온전히나로서는일에대하여
열심히꾸며놓은도심아파트에서의안락한생활중에도상담자생경은늘마음이시렸다.본인의선택에의한결혼이었으나결혼반년만에뭔가잘못됐다는걸알아차렸다.관계의절망감은아득했으나뱃속엔아이가있었고출산과육아를거치며정신을일부러검은봉지안에담아분열시켜두었다.그러나정신한구석의검은봉지들은때가되면반드시실체를드러낸다.
사랑의능력이손상된자의‘몸없음’을견디며5년의시간을보낸그녀는더이상생각을잠글수없다는것을알아차렸다.
더이상비옥해질수없는폐허의땅에서이것이숙명임을받아들이며비굴하게남아있을것인가,다른땅으로나아갈것인가.나혼자는나약하고혼자힘으로벌어먹고살기도어려운데아이를책임질수있을까.현실의문제들을두고고민의시간을보내다그녀는결국‘나를구하는방법’을택했다.

아무도나에게확신을주지못했지만,나는나를구할방법을알수있었다.남들이생각하는적당한방법이아니라내가생각한방법으로나를구하겠다고결심했을때내안의단단한뼈대를느꼈다.그심지가땅속깊이연결되어나를세워주는것같았다.-생경

이렇듯이책<잔나비를듣다울었다>는영화미술감독,심리상담가,에디터,세여자의내면의이야기를통해결혼과이혼그리고‘평범’을가장한다양한삶에대한독자들의이해의폭을넓혀준다.우리의일상은어떠한가.온전하고평범해보이는이면,소설<안나카레리나>의첫문장처럼‘각자의이유로불행한가정’들,그리고균열이난개인의삶이있을것이다.잔나비를듣다울어본당신들에게이책을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