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턱의 청년들 : 한국과 중국, 마주침의 현장

문턱의 청년들 : 한국과 중국, 마주침의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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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한국과 중국, 그 사이와 너머의 청년들
한중청년들의 일상문화와 생애기획, 마주침의 현장을 찾아서
한국과 중국에서 살아가는 청년들, 그 다른 듯 비슷한 삶의 모습을 현장에서 들여다본다. 한중청년들의 삶의 서사에서 주로 등장하는 주제(교육, 취업과 노동, 창업, 주거와 지역, 소비, 연애와 결혼, 인터넷문화, 대안적 생애기획)를 정해 현장연구를 통해 살폈다. 국경이라는 주권적 경계뿐 아니라 여러 다른 경계와 씨름하면서 만들어가고 있는 다채로운 궤적과 실천의 양상을 만날 수 있다. 문턱을 딛고 규범화된 세계 안에 무사히 안착하기 위해서든, 문턱 너머 세계의 풍경을 바꿔내기 위해서든, 저자들이 만난 한중청년들은 제 몸과 일터, 삶터 곳곳에서 위험 신호가 수시로 깜빡이는 시대를 살아가고, 살아내고 있다.
1부 ‘친밀성의 풍경’에서는 기존의 통념, 불안, 혐오와 고투하며 때로 친밀성을 위태롭게 자본화하는, 다른 한편에서는 새로운 의미의 집-가족을 실천 중인 한중 여성 청년들의 모습이 그려진다. 2부 ‘일터와 삶터’에서는 한국과 중국의 청년들이 취약한 노동 환경, 지역 편차, 공론장의 위계와 씨름하면서 제 일터와 삶터를 모색하고, (불)공정에 대한 감각을 벼리는 과정을 살폈다. 3부에서는 한국과 중국이 유학과 팬덤, 기술과 창업을 매개로 연결되고, 남한과 북한, 중국 대륙과 대만이 청년들의 여러 활동을 통해 교접하면서 형성되는 ‘마주침의 장소들’을 엮었다.
저자

조문영,류연미,김수아,이응철,유빙,양승훈,채석

연세대문화인류학과교수이다.한국과중국을오가며빈곤을연구해왔다.『빈곤과정』『“인민”의유령(TheSpectorof“thePeople”)』을썼다.엮은책으로『동자동,당신이살권리』『우리는가난을어떻게외면해왔는가』『헬조선인앤아웃』『민간중국』『문턱의청년들』이있고,옮긴책으로『분배정치의시대』가있다.

목차

들어가며│조문영│

1부친밀성의풍경
1함께머물러살기―서울청년여성들의공동주거전략│류연미│
2불안을말하는청년여성과역차별을주장하는청년남성│김수아│
3결혼과비혼,고달픈갈림길에선상하이여성│이응철│
4어둠속의빛―쇼장방송(秀場直播)으로삶을변화시키려는여성들│유빙│

2부일터와삶터
5공장찾아가기와공장벗어나기―동남권학생들의일경험과구직│양승훈│
6배달플랫폼노동청년들의숨쉬기│채석진│
7베이징에서살아남기위한분투―불평등과능력주의서사│김기호│
890년대생베이징토박이의‘유서시대(遺書時代)’│우자한│

3부마주침의장소들
9테크노-소셜밸리의(비)연결―사회혁신스타트업의청년들│조문영│
10청년과북한의마주침―에필로그의시간과유령의시간│한선영│
11접경도시샤먼에서마주한‘대만청년’들│문경연│
12대륙언니들이왔다―중국한류팬덤의한국이주│펑진니│
13중국유학생과“우리만의글로벌”│이보고│

필진소개

출판사 서평

한중청년들의일상문화와생애기획,
그마주침의현장

이책은총3부로나뉜다.1부‘친밀성의풍경’에서는기존의통념,불안,혐오와고투하며때로친밀성을위태롭게자본화하는,다른한편에서는새로운의미의집-가족을실천중인한중여성청년들의모습이그려진다.2부‘일터와삶터’에서는한국과중국의청년들이취약한노동환경,지역편차,공론장의위계와씨름하면서제일터와삶터를모색하고,(불)공정에대한감각을벼리는과정을살폈다.3부에서는한국과중국이유학과팬덤,기술과창업을매개로연결되고,남한과북한,중국대륙과대만이청년들의여러활동을통해교접하면서형성되는‘마주침의장소들’을엮었다.
이책에수록된13편의글에서,청년들은한국에서든중국에서든문턱에머물러있는것처럼보인다.취업이힘들고집값이폭등하면서‘성인기’진입을위해통상요구되는조건을충족하기어렵다보니,문턱의의례는뜨겁고역동적인커뮤니타스(communitas)라기보다건조하고반복적인시험에가까워졌다.성년식,입학식,졸업식,결혼식등‘성인’지위로의이행에인정과의미를부여하는기존의례들이쇠퇴하고,“동지의식과커뮤니타스적유대”를되살리기보다커리어축적과잠깐의욕구분출을위한이벤트가늘어났다.청년기의불확실성을감수할만하다고여기게했던안정적인미래의기대가사라지면서,“젊어서고생은사서도한다”는말이어불성설이된것같다.
문턱에머문삶의모습은그래도꽤다채롭다.커뮤니타스를생성해낼만한에너지자체가소진된삶,경이의순간이사라진일상에익숙해진삶도있다.어떤삶은정상성의궤도에서탈선하지않기위해안간힘을쓰고,다른어떤삶은창업,투자,기술혁신,팬덤,이주등다양한방식으로문턱에생기를입힌다.이과정에서누군가는차별과불평등에좌절하고,누군가는공모한다.어떤삶은결혼을거부하거나비혈연적가족을만들면서(이전질서의복원과다른방식으로)문턱너머를구상하지만,그럼에도여전히강력한규범과구속에휘청거린다.

한중청년,
근대국가가지운책무를이반하다

오늘날한국과중국에서동시에불거진세대갈등은밀레니얼청년들이더는구국과애국,사회적생산과재생산의과업을자신의책무로당연하게받아들일수없는,또는이를거부하는상황에서첨예해질수밖에없다.가족-사회-국가간강한결속과의무에서벗어난몸,개인의내면을돌보고자유를열망하는몸은디지털문화의범람과소비문화의확산을따라이른바‘MZ세대’청년의지배적표상으로부상했다.하지만삶의불안이생애기획에균열을일으키면서,속박을거부하는몸은압박감,박탈감,무력감으로위축된또다른몸과밀착되고있다.한국의‘88만원세대’,‘n포세대’,‘살코기세대’,‘욜로(YOLO)’,‘달관세대’,중국의‘개미족(?族)’,‘팡누(房奴)’,‘캥거루족(?老族)’,‘댜오쓰(?絲)’,‘소확행(小確幸)’등,지난20여년동안등장한유행어는모두일을통한경제적독립,결혼과출산을통한사회적재생산등청년세대가수행하리라기대되는규범들이제대로작동하지못하거나의문시되고있음을보여준다.최근중국정부가학원비부담을저출산의원인으로지목하면서사교육철폐라는강수를두고,한국에서출산장려금과우대정책을양산해도여전히출산율이OECD국가중꼴찌라는사실에서보듯,여성청년이양육,교육의과도한부담을감수해가면서까지개인의생애기획과국가의백년대계를접붙이는시대는종언을고하고있다.

한국과중국,그사이와너머의청년들이
새로운공생의지도를함께만들어가기위하여

저자들이만난청년의삶들을‘한국’과‘중국’으로간단히구분해내기란쉽지않다.그렇다고한중청년을횡단적으로이해할필요가있다는주장이영토를중심으로구심력을발휘해온다양한힘들을무시해도좋다는뜻은아니다.한국의제도적민주주의와사회운동,서울-지방의양극화,분단체제,중국의국가사회주의와정치검열,뿌리깊은도농이원구조와양안관계같은역사적·제도적차이들이글로벌정치경제의불안정성,첨단기술의발전과노동유연화,초국적교류와배타적민족주의의동시성장이라는공통적흐름과복잡하게얽히면서한중청년들의감각,인식,실천에어떤영향을끼쳤는지각글을통해자세히들여다볼수있을것이다.
문턱을딛고규범화된세계안에무사히안착하기위해서든문턱너머세계의풍경을바꿔내기위해서든,저자들이만난한중청년들은제몸과일터,삶터곳곳에서위험신호가수시로깜빡이는시대를살아가고,살아내고있다.‘홍위병’,‘이대녀·이대남’같은편협하고위험한수사에서벗어나한국과중국,그사이와너머의삶들을진지하게탐색하고,국가,세대등기존경계에매몰되지않는방향으로공생의지도를함께만들어가야할시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