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렌체 서점 이야기 : ‘세계 서적상의 왕’ 베스파시아노, 그리고 르네상스를 만든 책과 작가들 (양장)

피렌체 서점 이야기 : ‘세계 서적상의 왕’ 베스파시아노, 그리고 르네상스를 만든 책과 작가들 (양장)

$35.00
Description
피렌체에서 르네상스를 만든 지식 파수꾼들의 놀라운 이야기
책 사냥꾼, 학자, 필경사, 채식사, 서적상의 찬란한 나날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브루넬레스키의 돔》의 작가 로스 킹이 15세기 피렌체에서 활동했던 지식 파수꾼들의 이야기를 통해 르네상스의 탄생과 부흥을 추적한다. 책 사냥꾼, 학자, 필경사, 채식사, 서적상은 르네상스기 지식 혁명의 최전선에 있었다. 그리고 이들 활동의 중심에는 ‘세계 서적상의 왕’ 베스파시아노가 있었다. 모든 책이 손으로 만들어지던 시절에 베스파시아노는 1천 권이 넘는 책을 제작하고 판매했으며, 그의 서점은 인문주의자들의 토론과 만남의 장이 되었다. 콘스탄티노플 함락을 비롯한 15세기 유럽의 정치적ㆍ종교적 혼란과, 필사본에서 인쇄본으로의 이행이라는 지적 격동을 유려하게 엮어낸 《피렌체 서점 이야기》는 지식과 책과 서점에 대한 송가라고 할 수 있다.

이 책에는 책을 사랑하는 이들이라면 흥미를 느낄 만한 이야기가 가득하다. 책 사냥꾼 포조 브라촐리니가 먼지가 쌓인 서가에서 500년이 넘도록 발견하지 못한 퀸틸리아누스의 수사학 책이나 루크레티우스의 논고를 발견했을 때의 환희, 아리스토텔레스와 플라톤에 관한 우위 논쟁, 인쇄기의 등장 이후 마르실리오 피치노의 플라톤 전집 발간과 플라톤이 서구사회에 수용되는 과정, 고대 철학자들의 헛소리는 무의미한 것이라며 필사본을 불태워버렸던 사보나롤라 수사의 ‘허영의 모닥불’과 인문주의자들과 사보나롤라의 토론 현장 등 지적 열정이 넘치는 당시 분위기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저자

로스킹

영국의역사저술가.1962년캐나다에서태어났고,토론토요크대학에서영문학박사를취득했다.이탈리아,프랑스,캐나다예술과역사에관한연구?저술활동을펼쳐왔다.피렌체예술및건축유물의보존을지원하는자선단체인‘피렌체의친구들’(FOF)의학술자문을맡고,미국스미소니언박물관과영국의디아트소사이어티에서전문강사로활동하고있다.시카고아트인스티튜트,뉴욕프릭컬렉션,워싱턴국립미술관등에서도강의했다.10여권의저서를집필했으며,우리말로옮겨진저서로는논픽션베스트셀러《브루넬레스키의돔》을비롯해《미켈란젤로와교황의천장》,《다빈치와최후의만찬》,《파리의심판》등이있다.rosskingbooks.com

목차

1장서적상거리
2장과거의순수한광휘
3장경이로운보물
4장아르노강변의아테네
5장동방에서온현자들
6장책탐식가베스파시아노
7장고서체
8장고위층친구들
9장그리스함락
10장기적의사내
11장왕의데카데스
12장존엄과탁월함의운명
13장플라톤의혼
14장“훌륭하고박식한사람들”도이용할수있게
15장세번위대한헤르메스
16장신성한글쓰기방식
17장고대이래최고의도서관
18장재림
19장“피렌체인의재간앞에어려운것은없다”
20장모든학자들을위하여
21장산야코포디리폴리의인쇄기
22장운수의반전
23장“용사들이쓰러졌구나”
24장망각의나라
25장오트란토를위한애가
26장“저희를용서하시고구하소서”
27장대합大合

에필로그

감사의말
옮긴이의말

참고문헌
도판출처
찾아보기

출판사 서평

“가장아름답고유명한로마의딸”피렌체,
르네상스를만든지식파수꾼들의놀라운이야기

피렌체르네상스하면무엇이떠오르는가?성당과교회벽을장식한아름다운프레스코화,하얗게빛나는대리석조각상,우아한건물,보티첼리와레오나르도다빈치의회화등이연상된다.하지만이러한예술품과건축물못지않게중요한것은인문주의의태동이었다.르네상스기지식혁명의최전선에는책사냥꾼,학자,필경사,서적상이있었다.이들은수천년묵은먼지를털어내고고대지식의발견과전파를통해새로운세상을꿈꾼책벌레들이었다.

세계적인베스트셀러《브루넬레스키의돔》의작가이자오랫동안피렌체의예술과역사를연구해온로스킹은15세기피렌체에서활동했던지식파수꾼들의이야기를통해르네상스의탄생과부흥을추적한다.루크레티우스《사물에본성에관하여》를발견한것으로유명한책사냥꾼포조브라촐리니,‘피렌체에서가장박학다식한시민’으로불린장서가니콜로니콜리,르네상스초창기대표적인문학자레오나르도브루니,학자들과인문학의재정적후원자코시모데메디치,그리고이들활동의중심에있었던서적상베스파시아노다비스티치등의활약상을담은이책은지식과책과서점에대한송가라할수있다.

“킹의광범위한지식이총망라된,놀라운사실로가득한역작.”-[타임스]
“경이로운스토리텔링,눈부시고유의미하며흥미로운작품.”-[월스트리트저널]
“책과지식이그자체로소중히여겨졌던시대에관한매력적인연구.”-[북리스트]
“학문에대한찬사와애도를동시에담아아름답게구성한작품.”-피터마셜(《종교개혁》저자)

사라진고대의지식은어떻게다시발견되었는가,
그리고고대지식의재발견은르네상스의탄생에어떻게기여했는가

“책보다더가치있는것은없다.책은우리와함께살아가며,우리를가르치고위로한다.”―베사리온추기경

스위스역사학자부르크하르트의《이탈리아르네상스의문화》는‘르네상스’라는관념을창안한불후의명저다.이책을쓰기전스승의미술사교본을보완하기위해로마를방문했던부르크하르트는바티칸도서관에서한권의책을읽게된다.15세기피렌체유명인들의약전을담은그책의저자는‘피렌체인베스파시아노’였다.이책을읽고나서부르크하르트는시각예술의세계에서책과도서관의세계로관심분야를바꾸어훗날가장이름을날릴역사서를저술한다.부르크하르크의저서는고대저작의재발견이어떻게‘르네상스’를탄생시켰는지에관한서사였으며,이뛰어난테제는15세기피렌체서적상베스파시아노의저술에크게의존한것이었다.

플라톤,아리스토텔레스,키케로,루크레티우스등고대철학자들의지혜는어떻게오늘날까지전달될수있었을까?15세기피렌체를들여다보자.그곳에는벌레가들끓고먼지와검댕이쌓인서가를뒤지며희귀필사본을찾는책사냥꾼들,고대그리스어를라틴어로옮긴학자들,부지런히깃펜을움직이며보기좋은서체로책을필사하는필경사들,지면의빈공간에정성스레금박을붙이고장식그림을그리는채식사와세밀화가들,그리고이모든일을주선하고감독한서적상이있었다.

모든책이손으로만들어지던시절에서적상베스파시아노는1천권이넘는책을제작하고판매했으며,그의서점은인문주의자들의토론과만남의장이되었다.그가만든책은고대지혜를담는그릇이자,공동체전체가그지혜를누릴수있도록도서관의장서가되었다.

베스파시아노,그는누구인가
시골농가출신의소년이‘세계서적상의왕’이되기까지

《피렌체서점이야기》에는책을사랑하는이들이라면설렘을느낄만한보물같은이야기가가득하다.책사냥꾼포조브라촐리니가먼지가쌓인서가에서500년이넘도록발견하지못한퀸틸리아누스의수사학책이나루크레티우스의논고를발견했을때의환희,아리스토텔레스와플라톤에관한우위논쟁,인쇄기의등장이후마르실리오피치노의플라톤전집발간과플라톤이서구사회에수용되는과정,고대철학자들의헛소리는무의미한것이라며필사본을불태워버렸던사보나롤라수사의‘허영의모닥불’과인문주의자들과사보나롤라의토론현장등지적열정이넘치는당시의분위기를생생하게느낄수있다.

그리고이들활동의중심에서적상베스파시아노가있었다.시골의가난한농가출신의베스파시아노가‘세계서적상의왕’이되기까지의일대기는,책을한땀한땀손으로만들던시절의땀냄새가물씬느껴지는물리적공정과함께하는여정이었다.이탤릭체·신고서체·고딕체등보다읽기좋은서체를개발하기위한필경사들의노력,오역을피하기위한번역가들의치열한논쟁,거대한성당지붕에펼쳐진프레스코화를손바닥만한지면의빈공간에구현하는세밀화가들의섬세한솜씨,이모든것이정교한과정속에합쳐진채식필사본은차라리한편의예술작품에가까웠다.

현재베스파시아노의흔적은피렌체에거의남아있지않다.그의서점은피자가게가되었고,그의이름은산타크로체성당의작은명판에새겨져있을뿐이다.베스파시아노가만든필사본은유럽전역에널리퍼져있지만,그의역할은세상에잘알려지지않았다.1788년에출간된에드워드기번의《로마제국쇠망사》각주에‘피렌체의베스파시안’으로그이름이잠깐등장할뿐이다.이책은한발더나아가각주로도등장하지않을인물들을책에등장시켜그들의노고도기록한다.수도원인쇄소에서식자스틱에가지런히활자들을배열하는수녀,인쇄된소식지를판매하는거리행상,맹인가수같은이들말이다.

인쇄본의등장이후베스파시아노의사업은그의노년과함께저물었지만,그가남긴15세기유명인들의약전《103인명사들의생애》는피렌체르네상스의광범위한지평들을드러냈고,그지평들은우리시대까지이어졌다.

“모든악은무지에서생겨난다.하지만작가들은어둠을몰아내고세상을밝게비춰왔다.”―베스파시아노다비스티치

어둠을몰아내고세상을비춘책과작가들의찬란한나날들

《피렌체서점이야기》는인문주의자들의활약과더불어15세기유럽의정치적혼란과암투,종교갈등,전쟁등의역사적배경을충실하게제공하고있다.오스만제국의콘스탄티노플함락과십자군원정,피렌체의정치적지배자가문인메디치가와파치가의갈등,군주들의기행과권모술수등은당시의시대상을생생하게전하는동시에,그런난맥상속에서도책은만들어지고지식의여정은계속되었음을증언한다.

“이망각의잠이영원히계속되지는않으리라.어둠이걷히면우리의손자들은과거의순수한광휘를받으며다시걸으리라.”―페트라르카

빈곤과기근,잔혹한폭력이난무하던중세에지식인들은고대로마인의지혜를재생해시대의어둠을물리치고자했다.지혜를사랑했던인문주의자들과이들의꿈을현실로만들어낸‘세계서적상의왕’베스파시아노의일대기는지식과학문의위상이그어느때보다높았던르네상스기의낭만을고스란히전해준다.

책속에서

P.17
1장서적상거리
상황은곧변할참이었다.1433년과르두치는베스파시아노다비스티치(VespasianodaBisticci)라는열한살소년을새로운조수로고용했다.그리하여베스파시아노는책제작자이자지식상이라는놀라운경력을시작하게되었다.머잖아피렌체의문인들은가게바깥모퉁이가아니라가게안으로몰려들게된다.카르톨라이오의세계,양피지와깃펜의세계,책상에몸을숙인필경사들의세계,두툼하고육중한책들이쇠사슬로서가에고정된우아한도서관들의세계에서베스파시아노는지혜를사랑하는누군가가일컬은대로‘세계서적상의왕(reidelilibraridelmondo)’이될운명이었으니까.

P.62
3장경이로운보물
처음에그들은눈앞에펼쳐진광경에경악했다.책들은끔찍하게방치되어있었다.탑은벌레가들끓고먼지와곰팡이,검댕으로지저분하기짝이없었다.세사람은라틴고전이이렇게야만적인취급을받는데분통이터져서왈칵눈물을터트렸다.수도원장과수도사들은“지옥에나떨어질인간쓰레기들”이었다며루스티치는분을삭이지못했다.물론이탈리아인들역시자신의찬란한유산을홀대해왔다고시인할수밖에없었지만말이다.하지만그들이이안타까운폐허속에서무려500년넘게모두가찾아헤맸던책을발견했을때슬픔은이내믿을수없는환희로바뀌었다.퀸틸리아누스의《인스티투티오오라토리아》의온전한사본을마침내찾아낸것이다.(…)장크트갈렌에서포조의발견은과연획기적인사건으로널리축하를받았다.이발견을전해듣고서브루니와니콜리는포조에게다른일은모두제쳐두고그필사본사본한부를피렌체로보내달라고채근했다.“오경탄스러운보물이여!”라며브루니는열광했다.

P.111~112
5장동방에서온현자들
플라톤이제시한문제나딜레마가무엇이든간에플레톤과과거그의제자인바실리오스베사리온─스승보다훨씬더만만찮은지성인─이피렌체에도착함에따라그철학자는새롭고강력한옹호자들을얻었다.바야흐로플라톤은아리스토텔레스의그늘에서빠져나올참이었다.사실여태까지플라톤을둘러싼논쟁의대부분은스승을트집잡는아리스토텔레스의논평에의해규정되어왔다.플레톤의《플라톤과아리스토텔레스의차이점에관하여》는아리스토텔레스의비판을샅샅이검토함으로써플라톤을(특히그의형상론을)결연히변호했다.플레톤은스승에대한지적인부채를인정하지않은오만과,플라톤이아직살아있을때아카데미에서떨어져나와새로운학파를세운야심을거론하며아리스토텔레스를공박했다.

P.153~154
7장고서체
콜로폰(colophon)은꼭대기나정상을뜻하는그리스어(κορυφ?)에서유래한단어이지만언제부터인가‘마무리손질’이나‘화룡점정’과같은은유적의미를띠게되었다.예컨대고대그리스철학자들은어떤논쟁에“콜로폰을찍는다”라고말했다.(…)토마스아퀴나스의대작《신학대전》의일부를필사한필경사는진이빠진승리의함성으로끝맺었다.“여기서필경사에게는엄청나게길고,장황하며,지루한도미니크회토마스아퀴나스수사의작품2부가끝난다.감사,감사,신께감사!”(…)필경사들은종종독자들에게자신의영혼을위해기도해줄것을청하기도했다.이런관습의익살스러운변형이사라라는어느피렌체수녀의필사본에등장한다.“이경건한삶을읽는사람은누구든나를위해하느님께기도해주시오”라고운을뗀뒤“안그러면내가죽은다음네목을조를것이다”라고덧붙였다.

P.201
10장기적의사내
1453년오스만튀르크의콘스탄티노플함락은세계전역에서주목한획기적인사건이었다.그해에작은엽서크기의종이쪼가리형태로또다른일이일어났다.주목을덜받았지만콘스탄티노플함락보다더중요하지는않더라도그와동등하게중요한일이된다.그것은지식의전파방식을영구히바꾸어놓은사건이었다.1453년에잠깐출현한뒤이종잇조각은수세기동안자취를감췄다가1892년에에두아르트벡이라는마인츠의어느은행원의손에들어가게된다.헤어벡(HerrBeck)은마인츠대학문서고에서그종이를우연히발견했는데아주오래전마인츠의어느제본가가오래된문서를보관할판지상자를만들기위해재활용한것이었다.

P.253
12장존엄과탁월함의운명
1929년에글을쓰던어느프랑스역사가에따르면이탈리아르네상스는“신이없는중세”였다.한세기가지나이러한명제를받아들일역사가는거의없으며,인문학과지상의즐거움에대한잔노초마네티의헌신을[종교적으로]조금이라도회의적이거나반기독교적이라고이해하는것은잘못일것이다.“르네상스인은여전히기독교도였으며,심지어경건한기독교도였다”라고역사가리처드트렉슬러는주의를줬다.조금도부끄럼없이고대세계를열렬히옹호한다른이들,이를테면페트라르카나니콜로니콜리처럼마네티는신실한기독교도였고,그에게이교도의가르침이란야심,타락,이기심으로오염된세계를개혁하고구제하기위해기독교적앎을보완하는것이었다.그들모두는기독교의가르침이영혼을구원하는반면고전작가들은문명사회를구조하고개선하고지상의삶에즐거움을가져다줄수있다고믿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