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속하겠습니까? (레트로 게임 앤솔로지)

계속하겠습니까? (레트로 게임 앤솔로지)

$18.50
Description
게임이 끝나도 이야기는 계속된다! ‘오락실 세대’ 작가 6명이 그려낸, ‘다시 하기’ 없는 현실 이야기 6편

〈갤러그〉 〈테트리스〉 〈프린세스 메이커〉 같은 레트로 게임을 테마로 단편소설 6편을 엮은 소설집 『계속하겠습니까?』가 출간됐다. 개인용 컴퓨터가 대중화되던 1980~90년대 오락실과 PC, 콘솔 게임을 소재로, 우리 시대의 작가 김혜나·서동원·정명섭·정진영·차무진·최유안이 각자의 스타일로 이야기를 풀어간다. 모두가 겪는 실패·재시작·관계중독·불안에 대한 이야기이고, 그때 그 게임에 인생을 겹쳐본 사람들의 이야기들이다.

사람이 만들어내는 이야기와 게임은 인생의 희노애락을 담아, 상상 가능한 행복과 불행의 양극단으로 보여주며 재미를 이끌어낸다. 물론 ‘계속하겠습니까(Continue?)’ 버튼 클릭으로 새로 시작할 수 있는 게임과, 실패하고 무너져도 틀림없이 계속되는 삶은 다르다. 더 큰 댓가와 비용을 치러야 하고, 아무리 후회해도 ‘다시 시작하기’ 따위는 없다. 그럼에도 누구나 한번쯤 마음 같지 않은 삶에서 다시 한번, 새롭게 처음부터 시작할 기회를 바란다.
레트로게임 앤솔로지 『계속하겠습니까?』는 시간 여행이나 타임 루프 같은 설정으로 그런 꿈을 이뤄주는 SF 장르의 소설집은 아니다. 하지만 게임은 삶을 들여다보고 비추는 매개가 된다. 그 시절 저마다 좋아하던 게임 위주로 먼저 보든, 수록 순서대로 보든 『계속하겠습니까?』를 읽다 보면 왜 우리가 게임에 빠져들고, 그 기억이 지금의 우리에게 어떻게 남았는지 그려볼 수 있다. 그런 작가들의 생각도 매 작품 끝 작가노트에 담겨있다.
저자

김혜나

2010년소설『제리』로〈오늘의작가상〉을수상하며작품활동을시작했다.주요작품으로소설집『청귤』『깊은숨』,중편소설『그랑주떼』,장편소설『제리』『정크』『나의골드스타전화기』『차문디언덕에서우리는』,에세이『나를숨쉬게하는것들』『술맛멋』등이있다.수림문학상을받았다.

목차

기획자의말추억은세이브파일을타고

차무진「싱크로니시티」게임〈악마성드라큘라〉
[작가노트]구원은셀프다

정명섭「256」게임〈갤러그〉
[작가노트]엔딩과버그사이

최유안「모르는세계」게임〈테트리스〉
[작가노트]소리없이쌓이는것들

서동원「거품이터지는순간」게임〈보글보글〉
[작가노트]BUTITWASNOTATRUEENDING

김혜나「블렌딩」게임〈프린세스메이커〉
[작가노트]비워진자리에서

정진영「집으로」게임〈대항해시대2〉
[작가노트]다음생엔사이좋게지내자

출판사 서평

많은사람들이쉽게게임에몰입하고중독된다.누군가에게고통스러운현실에서벗어날수있는도피처,그래서때로는집착의대상이다.스스로의결핍과불안,채워지지않는욕망과상대적박탈감을쏟아붓는‘쓰레기통’이되고일쑤다.
김혜나작가의「블렌딩」에서게임〈프린세스메이커〉에빠져있던‘나’는일상에서도집착과중독,도피를반복한다.게임이든사람이든그때그때다른대상으로옮겨갈뿐곧같은패턴의반복이다.커피에빠져바리스타가되었다가다시숨어든나는,한때‘돌연변이커피콩’으로버려지던반쪽짜리커피콩‘피베리(Peberry)’의진한맛을곱씹으며스스로에대해깨닫는다.아마도작가노트의“사람이비워진자리에는새로운사람이들어오게마련이나,이번에는빈자리를가만히그러안고소설을써나갔다”는대목과같은맥락일수있다.
서동원작가는「거품이터지는순간」에서부담과좌절감이임계점에달한주인공이무너지는과정을게임〈보글보글〉의거품에빗대보여준다.어려서는부모,직장에선상사에게서제대로된‘거품’을만들라고강요받아온‘나’는어느순간현실과게임을혼동한다.현실을뒤집을제안,스카우트제의에나는인내심을잃고폭주한다.하지만〈보글보글〉100판을마치면나오는메시지(‘BUTITWASNOTATRUEENDING!’)처럼,이건끝이아니었고기어이‘거품이터진’다.작가는열린결말을강조하며“거품이터지는순간이오더라도그것이‘불행’으로단정되지않길바라봅니다.거품은다시쏘면되니까요”라고덧붙인다.

그런가하면게임은시간과세대를넘어공감을이끌어내기도한다.정명섭작가의「256」에서는게임〈갤러그〉가서먹서먹한아빠-아들사이를회복하는실마리가된다.결혼과사업모두실패하고아파트경비로일하는우혁은,아내의갑작스런암수술로중학생아들민준을떠맡는다.서먹서먹한둘사이를〈갤러그〉가잇는다.우혁은〈갤러그〉의버그인256판째‘오버플로’를아들에게알려주고,〈갤러그〉로친구들의관심을끌며신이난민준은우혁처럼‘막판깨기’에도전한다.‘갤러그의세상속에서만승리자’로어린시절을견뎠던우혁과,아빠에게서‘그시절을이긴힘’을이해하게된아들민준의경험이겹쳐진다.
또정진영작가의「집으로(closetohome)」에서는게임〈대항해시대2〉를통해주인공이실종된동생과만난다.상속받은반지하빌라를처분하러온‘나’는오랜만에켠옛날컴퓨터에서좋아했던게임〈대항해시대2〉를실행한다.오래전사라진동생의게임세이브파일을우연히발견하고는,거친사춘기끝에집을나간동생을떠올린다.그리고실종된동생이나이혼한아내를이해하려노력하지못했음을후회한다.작가노트에도“그때내가동생을덜미워하고감싸줬다면어땠을까.즐기던게임을동생에게넘기고옆에서훈수를뒀다면어땠을까.그런마음을이소설에담았다”며작가는아쉬움을남겼다.

차무진작가의「싱크로니시티」에서는황폐하고무기력한주인공의내면이게임〈악마성드라큘라〉와겹친다.사업부도후사라진아버지,이후닥치는대로일하다사고로세상을뜬어머니,해외취업사기로행방불명된동생까지……철저히혼자가된봉구는주인없는집에몰래머물며자살을계획한다.하지만우연히알게된꽤괜찮은여자서윤이찾아오고,집앞의버려진트렁크에서는게임〈악마성드라큘라〉CD가나오고,또고속도로톨게이트에서는집나간아버지까지만난다.제목이기도한‘동시성’으로이를설명하던작가는“죽음을하루하루미루는것,그것이삶이다.……그래서구원은셀프”라고강조한다.
게임〈테트리스〉가소재인,최유안작가의「모르는세계」에서는랜덤하게떨어지는블록(테트로미노)처럼되돌릴수없는현실을그린다.빠듯한유학생활을아등바등뉴욕에서모스크바로이어가는향,가정불화로부모에게서버려지고뉴욕에서불법체류하는로,그들과는달리부유하지만목표없이방황하며향과로를스쳐가는유학생장까지세사람의이야기다.이들의사랑조차도무작위로쏟아지는테트로미노처럼건조하게묘사된다.작가는“테트리스처럼급속히겹을쌓는,무엇이진실이고무엇이허구인지잊은게임속상태.자본주의와불균형,그것을끊임없이재생산하는사람들의이야기”라고부연했다.
이번앤솔로지를기획한정진영작가는“80~90년대콘솔·컴퓨터게임은단순한놀이를넘어서당시청소년의사고방식과취향에깊은흔적을남겼고,이들은대한민국에서컴퓨터를두려워하지않는첫세대가됐다”며“게임이대한민국사회에무엇을남겼고,과거와현재가게임을통해어떤방식으로만나미래로이어지고있을까”하는질문이책의시작이었다고밝혔다.『계속하겠습니까?』는단순한오락거리로서의게임을넘어,그시절을비춰내는또다른시각을선사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