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앤디디온,몇세대가지나도낡지않는,
작가와예술가들이사랑하는이름
“디디온은내수호성인이다.그의진실들은작은칼이며,표면을뚫고삶,특히캘리포니아의삶이라는환상이피를흘리게한다.”
_그레타거윅(〈레이디버드〉〈작은아씨들〉감독,〈프란시스하〉배우)
“남자들의세계에서글을쓰는,디디온의무성적인목소리를사랑한다.”
_킴고든(뮤지션,미술가,『걸인어밴드』저자)
“디디온은우리시대의진실중에서도가장완강하고다루기힘든진실들을엄정하고유려하게증언했다.찬사같기도절망같기도한그목소리는언제나잘통제되어있었다.”
_조이스캐럴오츠(소설가)
“이책을손에넣었을때,나는디디온의목소리와산문이전하는독특한힘-외과수술의정밀함,주문에가까운리듬에감동받았다.(…)사실디디온의작품은,여러면에서,1990년대와2000년대에등장한새로운세대의작가들이받아들인회고록글쓰기를예견했다.”
-미치코가쿠타니(『진실따위는중요하지않다』저자)
“이책에완전히사로잡혔다.(…)디디온을사랑한다.”
-애니클라크(세인트빈센트,뮤지션)
“디디온은내가정말어두울때,세상에대해생각하는방식을돌아보게한다.그건몹시절망적이다.디디온은부끄러워하지않고그냥거기에간다.”
-피비브리저스(뮤지션)
“디디온은언제나내가정말로존경하는작가중한사람이다.가장좋아하는디디온의글은1967년에세이〈베들레헴을향해웅크리다〉.영국에서자란애들은히피시대가유토피아적인꿈나라라고생각하지만,실제로는엉망이었다.문화적쿨함의바깥에서반문화를그대로바라보는디디온의능력을사랑한다.”
-매튜힐리(더1975멤버,뮤지션)
“강한파급력을지닌에세이.서구의신화와미국그자체에대한묵상.정곡을찌르고,앞날을내다보며,시대를타지않는다.”
-캐리브라운스틴(슬레이터키니멤버,뮤지션,〈포틀랜디아〉배우,『헝거메이크스미어모던걸』저자)
“인간군상의초상을그리는디디온의목적은폭로가아니라이해다.(…)디디온은그들을악인으로몰지도않고화려하게미화하지도않는다.그들은생생히살아있고엉망진창이고애달프게아름다울때도많다.”
-댄웨이크필드(《뉴욕타임스북리뷰》)
“1960년대와70년대미국에대한우리의관념은,상당부분,디디온덕분에존재하게되었다.”
-허마이어니호비(《가디언》)
“캘리포니아는디디온에게시작에불과했다.지금과마찬가지로그때도디디온은국가로서의미국그자체를주시했고,그때나지금이나,그보다더명료하고적확하게본사람은극히적었다.”
-조너선야들리(《워싱턴포스트》)
미국에세이의살아있는전설
‘원조쿨걸’조앤디디온의세계
2021년현재뉴욕에살고있는86살의조앤디디온은20세기후반미국을대표하는가장영향력있는저널리스트이자에세이스트를넘어,신화가되었다.미국에서통찰력있는에세이나회고록을쓰는여성들은물론,음악을만드는여성들까지도디디온과의비교를피할수없다(그리스트에는『트릭미러』의지아톨렌티노와『면역에관하여』의율라비스,킴고든,라나델레이등이있다).여러매체에는“디디온풍”Didion-esque,“디디온같은”Didion-like,“디디온스러운”Didion-ish같은형용사,“우리시대의디디온”과“다음세대의디디온”,“디디온을비롯한작가들의전통속에서”같은표현들이범람한다.
디디온이관찰과분석과문장이탁월한에세이스트의압도적인대명사,나아가형용사로사용되기시작한것은2010년대부터다.밀레니얼세대에게영향력있는작가와배우와뮤지션들이디디온으로부터받은영감과그에대한애정을피력했으며,미셸딘에따르면“후대의젊은여성들은디디온이글에서자신들내면의가장깊숙한생각을표현해주었다고주장”했다.은둔으로악명높던이고령의작가는2015년패션브랜드셀린의모델이되었고,같은해700페이지가넘는디디온평전이출간되었다.2017년에는디디온에관한넷플릭스다큐멘터리〈조앤디디온의초상〉이공개되었고,2019년디디온의소설을영화화한〈마지막게임〉TheLastThingHeWanted이개봉했으며,올해는디디온의미발표에세이를묶은책『내가하고싶었던말』LetMeTellYouWhatIMean이출간되어큰화제를모았다.
디디온은1934년에캘리포니아새크라멘토에서태어나다섯살부터글을쓰기시작했다.패션잡지《보그》에디터를거쳐여러매체에글을기고했으며,여러편의소설과논픽션,희곡,시나리오를썼다.국내에는지금은절판된,남편의죽음이후를다룬『상실』TheYearOfMagicalThinking,그리고딸의죽음을둘러싼자전적에세이『푸른밤』이소개되어상실과애도의작가로알려져있지만,영미권의‘디디온르네상스’는“원조쿨걸”이자“영원한쿨걸”의이미지에기인한다.1960년대와70년대에찍힌사진(줄리언와서JulianWasser가촬영한사진들이유명하다)속수려한스타일과무심한듯꿰뚫어보는표정,“명민하고창의적이고모호하게반항적인”아우라가디디온을이룬다.리지굿맨이《엘르》에쓴글에따르면,디디온은“캘리포니아의우울한여자애들에관한쿨한소설을쓰는,마찬가지로우울한새크라멘토의소녀이자버클리대학교를졸업하고미국정치를날카롭게비판하는지식인”,“셀러브리티문화의기민한비평가이자스타들의친구”,“깊숙한개인적고백을쓰는에세이스트이자냉철한기자”,“보헤미안”,“WASP”,“노련한뉴요커이자노련한캘리포니아인”,“진보이고보수”,“패션아이콘”,“문학아이콘”,“페미니스트아이콘”,“궁극의인사이더이자궁극의아웃사이더”이다.
이처럼복합적이며“기묘하게이질적인요소들의공존에기대어구축”(「옮긴이해제」)된디디온이라는아이콘,시대를앞선스타일로열풍을일으킨디디온의세계에근접하기위해서는초기작품들이중요하다.1968년출간되어20세기후반미국문학의정전正展반열에오른『베들레헴을향해웅크리다』는디디온스타일의시발점이다.이책은디디온이1960년대에취재한기사와에세이를엮은첫논픽션으로,디디온글쓰기의원형과정수를만날수있다.
50년만에도착한뉴저널리즘의고전
미국의적확한초상,퇴색되지않은현재성
『베들레헴을향해웅크리다』는“지난60년간을통틀어가장독보적인영향력을행사한에세이선집”(《뉴요커》)이자미국뉴저널리즘의고전으로꼽힌다.조앤디디온은톰울프,노먼메일러와더불어,1960년대새롭게출현한저널리즘의흐름인뉴저널리즘을대표한다.당시잡지에주로실렸던뉴저널리즘기사들은관습에얽매이지않는문학적스타일의글쓰기와주관적관점을특징으로하며,‘사실’을넘어선‘진실’을강조했다.책제목과동명의표제작이자디디온에게명성을가져온「베들레헴을향해웅크리다」는《새터데이이브닝포스트》에실렸던기사다.“글쓰기가무의미한행위고내가아는세계는이제존재하지않는다는확신에사로잡혀아무것도할수가없었”(10쪽)던서른두살의디디온은다시일하기위해“무질서와화해”해야했고,그래서1967년늦봄에샌프란시스코에갔다.디디온은헤이트애시베리지구에머무르면서,‘히피’라고불리는아이들을만나고그들과함께지내며이글을썼다.하지만이글은하나의이야기가아니라여러장면들을혼란스럽게파편처럼늘어놓는구성을통해,그형식자체로이곳에서도대체무슨일이일어나고있는지,장소의진실을독자들에게보여준다.그동안언론에알려진바와달리,샌프란시스코는“사회적출혈이드러나고있는곳”(125쪽)이며,“안쓰러우리만큼아무대책도없는한줌의아이들이사회적진공상태에서공동체를창조하려애쓰는”(175쪽)곳이라고디디온은쓴다.
이책은모두3부로구성되어있는데,이글을비롯해1부에실린글들은대부분,반문화counterculture를대표하는인물과현장들을탐사하며1960년대혁명의격변기를거치는미국을가감없이기록해낸다.‘히피’와같은사회현상,조앤바에즈와평화주의운동,민주주의연구소와인문학,마이클라스키와노동자국제서점에이르기까지디디온은사람들을“악인으로몰지도않고화려하게미화하지도않”(댄웨이크필드)으며,“특정한시간과공간의디테일한구체성을차곡차곡쌓아올려”(「옮긴이해제」)미국의적확한초상을그려낸다.1부에실린다른글들또한,캘리포니아를중심으로“황금의땅”의“황금빛꿈”,즉1960년대미국의삶과아메리칸드림을둘러싼미국의정신을묘파한다.디디온은배우존웨인에게서“다른세계”에대한열망을,괴짜백만장자하워드휴스에게서는‘자유’를향한욕망을본다.또한남편을살해한가정주부와라스베이거스에서결혼하는어린커플들에게서는‘결혼’과‘스위트홈’이라는환상과그배반을본다.
“마음의일곱장소”를이야기하는3부는물론,“개인적인글들”이라는제목이붙은2부또한미국,특히캘리포니아의삶을구성하는것들에관한질문을피하지않는다.자존감이나도덕성에관한글,가족이나샌타애나바람에관한글에서조차캘리포니아의과거,아니미국의역사가뚜렷한흔적을남긴다.디디온은고향인새크라멘토에서“우리가늙어가면서잃어버리는것들,우리가깨뜨리는약속들”을,휴가를떠난하와이에서는전쟁의상흔을품은자본주의의관광지의모습을본다.아주사적으로보이는이야기나손에잡히는일상적인이야기를하면서도디디온은세상에대한더큰그림을그린다.또한디디온이포착한“원자화의증거,만물이해체되는물증”(10쪽)은당대의기록을넘어현재에도유효하다.1960년대는전세계적으로여전히지속되는,현대인의삶의원형이형성된시기로서,인물과사건과장소들,자신의내면을가로지르며우리삶의‘중심부’에다가가는『베들레헴을향해웅크리다』에서독자들은기묘한기시감,즉결코퇴색되지않은현재성과전혀낡지않은통찰을만날수있다.
여성의글쓰기를확장하는
‘터프’하고‘샤프’한디디온의에세이
2010년대이후,국내에서에세이장르및여성의글쓰기에대한관심이높아져가는가운데,20세기미국문화사에서중요한여성저자들에관한책두권이최근출간되었다.여성의글쓰기를공감,감상주의,온정주의와연결짓는관습으로부터해방시킨‘터프’한여성들에관한사상비평서『터프이너프』ToughEnough(2019),신랄하고예리한글을썼던20세기뉴욕의‘샤프’한여성작가들에대한기록『날카롭게살겠다,내글이곧내이름이될때까지』Sharp(2020)가바로그것이다.조앤디디온은한나아렌트,메리매카시,수전손택과함께두책에모두이름을올렸다.자기가본것과자신이느낀것들을속이지않으려는냉정하고강인한삶의태도,그리고그렇게뾰족한필치로써내려간글들이『베들레헴을향해웅크리다』에고스란히담겨있다.마거릿애트우트,수전손택,패티스미스,토니모리슨등수많은여성작가들의작품(그리고『터프이너프』)을우리말로옮긴김선형번역가가이책의섬세한문장,특유의리듬감과호흡을노련하게살려냈다.특수한시대성과지역성이담긴인물과사건들에대한꼼꼼한주석과「옮긴이해제」또한이책의이해를돕는다.
“혼돈의무의미에맞서는글쓰기의힘”이라는제목이붙은「옮긴이해제」는디디온에게평생동안내면과세계의문제와“맞서싸울수있는유일한무기”가“말이되는적절한어휘들을찾아내는”(『푸른밤』)글쓰기였다는점을강조한다.“삶을설명할수있는어휘와맥락”을찾기위한다각도의노력이첫논픽션인『베들레헴을향해웅크리다』에이미선명하게각인되어있다는것이다.옮긴이에따르면,패션잡지를위한소품「자존감에관하여」는“거창한사회현상이아니라일상의마음가짐을다룰때조차작가로서디디온이얼마나용감하게정직한지를훌륭하게보여”주는사례다.“이불타협의정직성이구체적인현실을언어로포착하는비범한능력과결합해혼돈의세계상을서사적으로파악하고지적으로질서를부여하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