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에 대하여 : 죽음을 생각하는 철학자의 오후

자살에 대하여 : 죽음을 생각하는 철학자의 오후

$13.50
Description
신형철, 하미나, 주디스 버틀러 추천!
‘자살’을 거꾸로 하면 ‘살자’가 된다는 낡은 말장난은 이 경우에 딱 들어맞는다. 이 책을 읽는 방법 중 하나는, 저자가 자살을 죄악이나 질병으로 취급하는 관점에 명석하게 반대하면서, 동시에 어떻게 진부하지 않은 방식으로 삶을 긍정하는 데 성공하는지, 그 반전의 드라마를 지켜보는 것이다. 드라마의 절정에서 저자는 에밀 시오랑의 시니컬한 지혜를 캐스팅한다. “낙관주의자만이 자살을 한다.” 삶은 자살할 가치조차 없는 것이라는 “강한 염세주의”가 오히려 우리에게 “일상의 작은 기적”을 선물할 수 있다는 것. 자, 이 결론은 최선인가? 판단은 각자의 몫이다. 분명한 것은 이 책이 사이먼 크리츨리가 쓴 것들 중 가장 쉬운, 그러나 (참으로 진지한 철학적 문제는 오직 자살뿐이라고 한 카뮈의 말이 옳다면) 가장 진지한 책이라는 점이다.
-신형철ㆍ문학평론가

크리츨리와 나는 비슷한 것을 발견하기도 했지만 서로 다른 곳에 도착하기도 했다. 크리츨리가 ‘이런 삶을 살아야 하나’라는 질문에서 질문 자체의 부당함을 지적했다면 나는 왜 누군가에는 유독 ‘이런 삶’의 정도가 더욱 가혹한지를 묻게 됐다. (…) 한국은 30분마다 한 명씩 자살하는 국가이지만 정작 자살에 관한 논의 자체는 텅 비어 있다. 자살이 중요한 사회문제로 대두되는 한국에서, 그러나 여전히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는 이곳에서 이 책이 자살을 이야기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
-하미나ㆍ논픽션 작가

우아하고 박식하며 도발적인 이 책은 도덕적 판단에 기대거나 공포에 사로잡히지 않은 채 자살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게 한다. 크리츨리에 따르면, 자살의 이유로 제시되는 것은 많지만 너무 막대하거나 불가사의한 상실에 직면해 우울함과 싸우는, 인간의 특징으로서의 자살에 대해서는 잘 언급되지 않는다. 철학이나 대중문화에서도 자살의 이유를 많이 찾을 수 있겠지만, 그런 행동에 앞서는 단순하면서 확고한 진실이 있다. 그가 볼 때 자살은 삶 전체를 완전히 파악하기 위한 문제틀을 확립하며, “과거를 슬프게 하고 미래를 파괴해버린다.” 이 책은 우리가 자살에 대해 잘 잊어버리는 사실을 가리킨다. 자살은 우리가 “여기, 지금 지속하고 있음”을 깨닫게 하는 경이롭고 반복적인 순간이다.
-주디스 버틀러(『젠더 트러블』)

자살할 만한 이유가 없는 사람은 없다고 체사레 파베세는 썼다. 사이먼 크리츨리는 열정적인 통찰력과 철학적 지성을 갖춘 채 단순한 도덕적 판단을 보류하고, 언제나 당혹스러운 이 주제에 대해 생각하려 할 때마다 항상 우리를 가로막는 사회적·심리적·실존적 장애를 물리치고 나아가려 하면서 그 이유를 탐색한다.
-라스 아이어(『비트겐슈타인 주니어』)

우리는 수치심을 갖거나 고상한 척하지 않으면서 자살에 대해 이야기해야 한다. 이 책은 좋은 출발점이다.
-맥스 류(《인디펜던트》)

북 트레일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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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사이먼크리츨리

사이먼크리츨리는현재뉴욕대학교에있는사회연구를위한신新학교NSSR한스요나스철학교수다.영국에식스대학교를졸업하고같은대학교에서박사학위를받았다.
철학은경이에서시작한다는고대전통과달리실망에서시작한다고논한다.실망은두가지종류로종교적실망과정치적실망이다.전자는신앙심의결여와함께허무주의에직면하여삶의의미문제를야기한다.후자는현대의폭력적세계에서생성되는데정의롭지못한세계에서정의의문제를야기한다.이외에도셰익스피어,팝가수데이비드보위,자살,희랍비극,축구등을주제로글을썼다.주로대륙철학과현상학을중심으로니힐리즘문제,윤리와정치의관계를연구하고있다.
『아주조금…거의없는』,『유럽대륙철학』,『무한히요구하기』,『죽은철학자들의서』,『믿음없는믿음의정치』,『데이비드보위:그의영향』,『비극,그리스인들과우리』,『볼드』등을썼고,《뉴욕타임스》철학칼럼시리즈‘더스톤’TheStone을담당하고있다.또한잘알려지지않은캄보밴드크리츨리와시먼스에서50퍼센트를맡고있다.

목차

서문
자살은잘못된것인가·소셜미디어와자살세대·코로나19와아직오지않은봄날·자살은다소신과같다

I우리에게는자살에대해솔직히이야기할언어가없다
자살에대하여·자살에대한글쓰기

II자살은왜비도덕적이라여겨지는가
고대와근대의자살문제·자살금지를반박한철학자들·삶이신이준선물이라면·죽음을선택할권리·공동체에대한의무?·죽음이더낫다는판단은가능한가

III자살유서
마지막소통·우울증과사랑-증오·복수,응징,항의로서의자살·희생에대한환상·자살유서쓰기수업

IV자살자들
죽음이하는일·부조리한창조·인간만이가진능력·충분하다

부록자살에대하여-데이비드흄
출처및감사의말

―해제
삶의무의미성,죽음의무의미성:어느페미니스트우울증연구자의자살노트?하미나

―옮긴이의말
‘극단적선택’너머의것들

출판사 서평

‘극단적선택’과‘사회적타살’사이,
일상과공론장에서‘자살’을이야기하자

그동안금기시되던주제인‘우울증’이최근한국사회에서사적·공적담론의장으로나온것처럼‘자살’도그렇게될수있을까?한국은OECD회원국중자살률1위인국가다.뉴스에나오는유명인의죽음부터‘사회적타살’의사례로신문사회면에제시되는죽음과‘극단적선택’이라고모호하게처리된죽음,그리고이웃에게도알리지않고쉬쉬하는죽음까지,자살은도처에만연하다.우울증이나좌절,또는신체적고통이나생활고로인한죽음,억울함을호소하거나사회적불합리함에항의하는죽음,법적처벌을회피하기위한죽음까지,그양상도매우다양하다.자살을생각하거나자살을시도해본사람들,자살한가족과친구를둔사람들까지감안한다면,자살이라는말과자살사건은우리에게매우일상적이다.하지만우리사회는자살을일상적화제로올리는것을금기시한다.그것은검색되어선안되는것이며,정신과의사와자살상담전화상담사와의대화에국한되어야한다.자살은비도덕적이거나끔찍하거나슬픔을불러일으키는일이기에우리는그것에대해침묵한다.
하지만진실들은‘극단적선택’과‘사회적타살’이라는말사이에있을것이며,우리는그영역을좀더섬세하게살펴야할필요가있다.우리는이야기해야한다.그곳에는최근대두되는‘안락사’나‘자살생존자’의문제또한존재한다.윤리학과정치이론을연구해온철학자사이먼크리츨리의『자살에대하여:죽음을생각하는철학자의오후』는이러한자살이야기를시작하기위한최적의책이다.크리츨리에따르면,“자살에대한무의미하고상투적인말몇마디”를제외하곤“우리에게는자살에대해솔직히이야기할언어가없다.”(37~38쪽)이책은자살의문제를회피하지않고‘우리는왜자살에대해침묵하는가’,‘자살은잘못된것인가’,‘사람은왜자살하는가’,‘그럼에도살아가는이유는무엇인가’라는근본적인질문들을정면으로응시하며,자살을둘러싼굵직한윤리적·철학적쟁점들을두루살펴본다.아울러,“자살하는사람은유서에서항상누군가에게이야기한다”(89쪽)며,작가와예술가와일반인들의다양한자살유서에귀를기울인다.『자살에대하여』는다른이야기의물꼬를터주며,자살에대해말하는법과듣는법을배우기위한좋은출발점이될것이다.

자살사고와싸우며삶을극복해보려는
어느우울한철학자의글쓰기

“죽음을생각하는철학자의오후”라는부제가붙은『자살에대하여』는자살사고와싸우고있던철학자사이먼크리츨리가북해가내려다보이는호텔방에서써내려간기록에바탕에둔에세이다.이책의첫문장은“이책은자살유서가아니다”(35쪽)이다.에두아르르베,장아메리처럼자살에관한책을쓴작가와철학자들이얼마후에죽음을선택했기때문이다.크리츨리는자신에게자살이“학문적인문제”가아니었다며,“삶을극복해보”려고“자살의문제에대해내가아는유일한방법―글쓰기―로충분히생각해보기로결심”(44쪽)한후에영국의고향인근바닷가의한호텔을찾았다고쓴다.
그러므로이책에는자살의문제를탐색하며결국죽음을선택하지않고계속살아가기로결정한시간이,어느철학자의마지막이될수도있었을내적투쟁이고스란히담겨있다.이성적이고합리적으로보이는철학적고찰뒤에죽음충동과생의의지가격렬한긴장을불러일으킨다.생각을밀고나갔다가다시원점으로돌아오고,다시다른방향으로움직이는사유의동선과머뭇거림의흔적들은충분히일독할가치가있다.심각한이야기를하면서때때로내비치는위트도매력적이다.
“아방가르드아티스트같은철학자”로서셰익스피어,대중문화,축구,유머등에관한실험적이고대중적인글쓰기를해온저자의공력이이책에서도빛을발한다.에피쿠로스,알베르토라디카티디파세라노에코코나토,데이비드흄을중심으로엄밀한철학적논증을펼치면서,크리츨리는삶의문제를철학,나아가문학과연결지어사유한다.데이비드포스터월리스,도로시파커,에두아르르베,카뮈,장아메리,에밀시오랑,버지니아울프등의문장을아우르며,이들과함께일말의결론이떠오른다.이책의추천글을쓴신형철평론가는“이책을읽는방법중하나는,저자가자살을죄악이나질병으로취급하는관점에명석하게반대하면서,동시에어떻게진부하지않은방식으로삶을긍정하는데성공하는지,그반전의드라마를지켜보는것”이라고했다.크리츨리는자살이전하는매혹에깊숙이다가가지만,“삶의의미에대해질문하는것은오류로서그질문은그만두어야한다”(139쪽)는결론에이른다.이책은“11월말목요일오후4시30분무렵,회색구름과갈매기,돌풍이있는가운데광활한어둠이내려오는이스트앵글리아해변의이순간”(140쪽)을언급하며끝난다.한밤중이나새벽이아니라늦은오후에끝을맺는,우울한철학자의글쓰기『자살에대하여』는우리곁에있는자살을,관념이아니라일상의문제로이해하는데큰도움이될것이다.

우리에게는자살에대한더많은말들,
더다양하고섬세한언어가필요하다

『자살에대하여』는자살에관한책이라고하면흔히떠올리는형식,즉심리학·정신의학적이거나사회학적인관점을취하지않는다.이책은이주제에대해철학적으로접근하고실존적으로분석한다.1장이일상에서자살을둘러싼사람들의언어와태도를들여다본다면,2장은자살에대한생각이역사적으로어떻게변해왔는지살펴보고,자살과관련된일련의상식들을논리적으로차례차례격파해나간다.이책에따르면,자살이잘못으로여겨지는것은기독교적관점의영향이크며,데이비드흄(흄의「자살에대하여」가이책에부록으로실려있다)을비롯한여러철학자들이이러한자살금지를반박해왔다.특히,우리가신의소유물이라서,또는삶이신이준선물이라서자살을반대한다는주장에대한논박은명쾌하다.크리츨리는공동체에대한‘의무’로서자살을반대하는주장,자기소유권과관련해자살할‘권리’를내세우는주장모두그근거가허술하며,합리적으로선택한자살은정당하다는주장또한맹점이있음을밝힌다.‘사람은왜자살을하는가’라는문제를탐구하면서여러자살유서들을통해자살의이유를유형화하는3장을지나면,4장은이유없이죽음그자체를위해선택된자살에초점을맞춘다.
이책은2014년11월에쓰인이기록을바탕으로2015년에처음출간되었지만,그로부터5년후,코로나19팬데믹을통과중인2020년8월에뒤늦은서문이덧붙여졌다.서문에서크리츨리는기존의자기작업을비판하며,“자살을완전히이해하려면가능한한풍부한사회학적데이터와함께,적어도역사적·문화적으로최대한넓은걸쳐자살행동에대해오랫동안폭넓은관점을구축해야”(21쪽)하며,“자살이라는주제아래함께묶이는현상을서술할더섬세하고다양하며폭넓은개념이필요하다”(30쪽)고쓴다.소셜미디어가자살사고에미치는영향과‘자살세대’,코로나19팬데믹이후도래할봄날에증가할자살률을이야기하며,지금우리가이문제들을함께고민할것을요청한다.
이책은자살에대한철학적논의를집대성하는작업도아니고,자살에이르는메커니즘을심리학적으로분석하거나사회적인과관계를설명하지도못한다.하지만죽음을생각하는철학자의자리에서,“인간이복잡한생명체”인만큼“우리가삶을끝내기로결정하는방식”(31쪽)인자살의문제가여러모로복잡함을상기시킨다.그렇기때문에자살과관련된중요한문제들을가로지르며그핵심을건드리는이작은책은우리에게지금여기서반드시필요한이야기들을촉발한다.이책을옮긴변진경번역가는‘극단적선택’이라는말을비판하며“누군가저극단을홀로선택했던게아니라우리의세계가이미너무많은극단들로채워져있던건아닐까”(180쪽)라고묻는다.이삼십대여성의우울증에관한책을준비중인하미나작가의사려깊고힘있는해제는일상에서자살이야기를꺼내기힘든이유를살펴본후,죽음과함께삶의문제를들여다볼것을촉구한다.그것은‘사회적타살’이일어나지않도록“가혹한”삶들을돌보는것뿐만아니라,이미우리곁을떠난많은이들을향한애도의문제를포함한다.
크리츨리는이책을쓰게된동기가“자살을둘러싼어휘를넓히고,그현상을기술하고이해할더많은단어를찾으며,공허하고진부한말보다는공감으로자살을대하는것”(29쪽)이라고했다.그리고우리는『자살에대하여』로부터,자살에대한더많은말들,더다양하고섬세한언어를찾는여정을시작할수있을것이다.


<책속에서>

삶의의미에대한질문은잘못된것으로서,그질문을제기하는일은그만두어야할것같다.우리의정신은잊어버린더러운도덕적세탁물을찾아내기위해자기회의,자기혐오,자기연민의서랍을뒤지는일을결코멈추지않을것이다.중요한것은극단적인폭력행위로삶을포기하지않고,삶을다정하게,주의깊게볼수있도록삶을정지해있게하는능력이다.우리는계속해나가야한다._17쪽.

가장흔히자살하는계절은모든것이되살아나는듯보이는봄이고,자살을가장많이하는날은사람들이다시일하려노력하는월요일이라는사실은잘알려져있다.그래서코로나19가자살에미친결과는상황이상당히개선될때까지느껴지지않을것이다.사실자가격리와봉쇄가행해진팬데믹상황은우울증에걸리기쉬운사람들에게는약간더낫다는증거가있다.(…)이경우팬데믹이후공유하는봄날로서그토록찬양하는‘노멀(normal,정상)로돌아가기’는우려할만한일이될것이다._28쪽.

이책은자살유서가아니다.에두아르르베는2007년『자살』원고를출판사에보내고열흘후아파트에서목을맸다.그는42세였다.장아메리는1976년『자유죽음』이출간되고2년후에수면제를과다복용했다.그는65세였다.1960년알베르카뮈는『시지프신화』에서자살의문제를제기하고해결한후―그자신은그렇게생각했다―자동차사고로죽었다.그는자동차사고로죽는것이가장부조리한죽음이라말했다고하는데,옷주머니에사용하지않은기차표가있었다는사실이그의죽음이지닌부조리함을더한다.그는46세였다._35쪽.

나에게는자살의문제가실제로또는조금도학문적인문제가아니다.더자세히이야기할필요가없는이유로,지난해전후내삶은뜨거운차속의설탕처럼사라져버렸다.인생에서처음으로내가자살에대한생각,도움이되지않는명명이지만‘자살사고’와진정으로싸우고있다는것을깨달았다.(…)자살의문제에대해내가아는유일한방법으로―글쓰기로―충분히생각해보기로결심한후에나는어디에서글을써야할지생각하기시작했다.(…)여기는11년전뉴욕으로이사하기전까지내가살았던곳에서그리멀리떨어지지않은장소로,여러차례방문한적이있었다.나는호텔에서방을하나빌려북해를가만히바라보았다._43~45쪽.

삶이신이준선물이라면정확히선물이란무엇인가?선물은한사람이다른사람에게주는것이다.주는행위후에선물은받는사람에게속한다.정의에따르면선물을주는사람은선물을주고나면더이상선물을소유하지않는다.따라서자살금지가삶은신이준선물이라는생각에근거한다면,삶은많은조건이달린선물처럼보이며이는그것이더이상선물이아니라는의미가된다.다시말해우리가거부할수없는선물은선물이아니다.선물이되기위해서는삶은거부되고,버려지고,다른누군가에게다시주어지고,돈을받고되팔거나거저주어질수있어야한다.삶이신이준선물이라면신은그선물을거부하는행위로서자살의가능성을고려해야한다._66쪽.

사실자살의세부사항을비밀로유지하고자하는욕구에는의문의여지가있다.모두가알고있듯이골든게이트교는자살명소이다.그러나다리에서뛰어내리는모든자살행위는샌프란시스코를향한채이루어진다.아무도태평양을향해뛰어내리고싶어하지는않는다.이상하지않은가?자살이때때로공적인행동이며공개적인행동이라는점을받아들이지않는다면그렇다._90~91쪽.

그런데자살이그자체를위해,그저죽고싶어서선택된것이라면어떤가?(…)이것은우리같은사람,예를들면매우평범하게신경이예민하지만치명적인질병이나임상적우울증을앓고있지않은사람이,바로여기,바로지금자신의삶을끝내겠다는선택을할수있다는것을의미하므로더불편한문제이다.우리는권리또는의무개념에기반해자살에찬성하거나반대하는모든주장에는명백한철학적결함이있음을보았다.그렇다면무엇이우리가자살하는것을막고있는가?우리는왜사는가?_120~121쪽.

자살이구원이라는생각은우리가밧줄이나총알로스스로를구하려해야한다는것을의미하지않는다.『고통의삼단논법』에서는“낙관주의자만이자살을한다.그낙관주의자들은더이상(…)낙관주의자가될수없는낙관주의자이다.살아야할이유가없는다른사람들에게왜죽어야할이유가
있겠는가?”라고쓴다.여기서시오랑이말하는“다른사람들”은염세주의자로,그가운데에는자신도포함된다.그리고여기에이러한사고방식이지닌뛰어난재치가있다.자살에는,죽음을통한구원이라는환상에사로잡히기에는결정적으로너무낙관적이고적극적이며단정적인무언가가있다._134쪽.

삶이다양한만큼죽음도다양할것이다.궁지에몰리는방식도다양하다.가난과질병에시달리다고시원에서약을먹은여자와,성폭력을저지르고수치심에죽음으로도망간권력자와,여성들이자신과자주지않음에분노하여여러명을총기로살해하고스스로도죽인인셀과,성전환수술을받은뒤에도군인으로받아들여지고싶다고울며고백하던트랜스젠더군인과,디지털성폭력피해를받고온갖악성댓글과악의적기사에시달리다목숨을끊은여성연예인의자살은도저히같게받아들여질수가없다.자살이라고불리지만사실은그사람의손을빌린사회적타살이얼마나많은가.우리는이들을돌보아야한다._하미나,「해제」,17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