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고5,000매,개념어각주와부연박스부터엄선한유물,도표,지도까지
두권으로만나는실용적인한국사
한국사는초등학생부터대학생,직장인등남녀노소누구에게나주목받는분야다.필요와요구에따라다양하고새로운형식의책이꾸준히출간되는것도그때문일테다.그러나한국사공부를해나갈수록같은사건을보는여러시각앞에머뭇거려지거나익숙한유물을보는일에진부함을느끼면서신뢰할만한정통통사가있는지찾아본경험이한번쯤있을것이다.
‘시민의한국사’는선사시대부터2022년초문재인정부시절까지,총8편(제1편선사/제2편고대/제3편통일신라·발해/제4편고려/제5편조선/제6편개항기/제7편식민지기/제8편현대)으로나눠충실하게담아낸전형적인통사서다.각편은기본적으로시간의흐름을따르되,공통적으로‘정치’부문을제일앞에두었다.한사회를움직이는중요한동력이정치구조임을부인할수없기에이후이어질경제·사상·문화를더깊게이해할수있는토양을제공하려는의도다.이는각편의목차만으로도충분히드러난다.또한이해를돕는개념어들에대한부연설명을하단에,본문에서다루지못한흥미로운일화나논쟁적인지점등을실은박스를곳곳에삽입했다.
기본적으로‘글’을중심에둔역사서이기에읽기에방해가되지않는선에서시각자료를넣는것을원칙으로삼되,대표라는이름아래관습적으로수록되던자료를배제하고쉽게접하기어려웠던우리역사속유물과관련사진을골라넣었다.그럼에도각시기의특징을가장잘보여줄수있는‘작품’만큼은전면을할애해배치하기도했다.수록한지도역시꼭필요하다고판단한것들만취한것으로,천리장성등과같은주요지표들을비롯해시기마다변경됐던지명도꼼꼼히신경써서표기했다.방대한분량을두권으로모으기위해판단과선택을거듭한결과이기도한‘시민의한국사’가무엇보다독자들의서재에서가장실용적으로활용되기를바라는마음이크다.
전문연구자들로구성된집필진과교열위원70명
정확한사실과정보,최신논의를담보한신뢰할만한한국사
한국사는비문속희미했던한글자가밝혀지고,익명으로여겨지던인물의친분관계가드러나면서그간의논의가뒤바뀌며역사가새로쓰이는학문이다.엄중함과치밀함,그리고언제든틀릴수있다는겸손을전제삼아가장사소한것이가장위대한일일임을증명하는역사학의특징은이번책에서도유감없이발휘됐다.
먼저‘시민의한국사’는한국사를공부하고연구하는박사이상의전문연구자들로필진을채웠다.신진연구자보다는축적된연구목록을지닌중견이상의연구자비중이높은편으로이는각시기의각분야에전문성을답보하자는데근거한다.필자가소절단위로세분화되어나뉘는것도이때문이다.가령이책에서는각시기마다‘문화’부문이다른정치·사회·경제부문과거의동일한분량으로쓰였는데특히‘제5편조선’에서는전기의문화부문과후기의문화부문을담당한필자가다르다.조선전기의경제부문도과전법을맡은필자와신분제를맡은필자가각기다르다.또한그간한국사통사에서소홀하게다뤄졌던고대의‘부여사’에지면을할애한점이나고려의‘동북9성’과관련해벌어지는논의의현주소를상세히서술한것도전문연구자가맡은부분을책임질수있기에가능한결과다.
여기서끝이아니다.집필을마친후에는사실관계를재점검하고혹시라도담겨있을주관적인해석을재확인하기위해각시기마다교열위원을따로두어검수과정을거쳤다.이후공저에서비롯되는다양한문체를정돈하고논문투전달방식을덜어내기위해편집부에서여러번의리라이팅을진행했다.정확한사실부터최신논의까지,한국사통사라면일견당연히갖춰야할것같은이과정을위해필자50명,교열위원20명이함께했고기획부터출간까지10년에가까운수고가한문장,한단어에고스란히새겨졌다.
클릭한번으로정보를얻을수있는시대,
역사를공부한다는것은어떤의미인가?
‘시민의한국사’를준비하는과정은손쉽게유통되는역사정보속에서어떻게차별화된텍스트를만들어낼것이냐는질문을거듭마주하는일이기도했다.언제어디서나클릭한번이면원하는내용을얻을수있는작금의시대에600여쪽에달하는큼지막한두권이독자들에게가닿을수있을까?그럼에도긴맥락안에서시간의흐름을따라가며우리역사를이해할때만얻는배움이있다고이책에참여한이들은모두단언한다.그어떤사건도원인없이일어나지않는다는것,발딛고있는현실이앞으로다가올나날을결정짓는다는명징한사례들이이책에는빼곡하기때문이다.그동안교양서작업경험이적지않은한국역사연구회가이번책에서‘쉽고재미있는’교양서를가장우선한목표를삼지않은것도같은맥락이다.
그런점에서오늘과가장가까운시간을기록한2권의‘제8편현대’를먼저읽어보는것도좋은선택일수있다.연이은촛불집회를빼놓고이야기할수없는2000년대이후의정치,예측하기어려운남북관계,드라마에서음악·문학·그림책등으로뻗어나가는한류문화는한국사가어디까지쓰였으며그안에서살아가는우리는어디에있는지,또한다가올날들은어떠할지상상해보게한다.이과정은나는누구이며어떻게살아야하는가와같은인문학적물음과맞닿아있기도하다.단순히과거를전하는것을넘어미래를그려나가게하는일이역사공부의힘이라는점,‘시민의한국사’가독자들에게궁극적으로전하고싶은메시라고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