귤색 헤드라이트 (제주에서 나고 자란 그림 작가 이현미의 적당히 나른한 행복에 관한 이야기)

귤색 헤드라이트 (제주에서 나고 자란 그림 작가 이현미의 적당히 나른한 행복에 관한 이야기)

$15.00
Description
겨울 제주의 이른 아침은 귤을 따러 가는 따듯한 귤색의 헤드라이트로 빛난다
제주에서 나고 자란 그림 작가 이현미의 적당히 나른한 행복에 관한 이야기
15년간 일러스트레이터로 일하며 십 수권의 책을 집필해온 이현미 작가의 첫 번째 에세이이다. 늘 ‘잊고 있던 마음속 이야기에 작은 울림을 주는 그림을 그리고 싶다’고 말해 왔던 그녀답게 오랜 시간 잠들어 있던 기억을 불러와 100개의 글과 그림에 꾹꾹 눌러 담았다.
이 책은 제주 토박이 그림 작가의 사적인 기록이다. 성장 과정을 함께했고 지금도 일상을 함께하는 제주의 자연에 대한 묘사는 읽는 이의 마음을 녹이고, 육지와 사뭇 다른 제주의 언어와 음식, 생활문화를 유쾌하고 생동감 넘치는 필체로 그렸다. 막연했던 꿈과 불안했던 날들에 관한 기억은 아직 숨죽인 꿈을 간직하고 있는 이들에게 공감과 위안을 주고, 익숙한 일상을 향한 따듯한 시선은 읽는 이로 하여금 각자의 평범한 일상을 더 따듯하게 돌아볼 수 있도록 해준다.
저자

이현미

따뜻한그림과아름다운색감으로보는이들을매료시키는,책을쓰고그림을그리는일러스트레이터.출판물에들어가는일러스트를기본으로광고와패키지등의일러스트작업을하고있다.잊고있던마음속이야기에작은울림을주는그림을그리고싶다는그녀는제주도에서태어나고자랐으며,지금도서귀포의아담한작업실에서일러스트작업에몰두하고있다.

목차

PART1봄의노래
평범한호사/귤꽃향기/삼춘/파종/아이가있으면좋겠다고생각한순간/비밀의숲/청보리/마음은액체/첫만남/함께하는밤/봄의노래/고사리장마/달빛소나타/하얀노루/우리의시간/손바닥선인장/마음이흐르는밤/제밤나무위에서/작업실/마음의블랙홀/서울나들이/직업이뭐예요/벚꽃비/바비큐/아들

PART2비오는날수영
여름의문턱/수국/자욱한계절/아빠의바다/조개캐기/캠핑/반짝반짝빛나라/저자소개/엄마/태풍/출산/달콤한잠/동네바닷가/풍요의바다/숨죽인꿈들/카페투어/윤슬/비오는날수영/깊고멋진밤/비파나무/여름밤바다/청춘/먼지같아보이는날/스노클링/잔잔한파도처럼

PART3억새소녀
광합성이필요해/가을/억새밭/계절맞이/어린그림/텅빈날/남편말고내편/귤농사/감귤창고/억새소녀/제사상에카스텔라/혼자서,또같이하는일/매일매일사랑해/추석이되면/일상/일의연/오름/기차/그림을그린다는것/감귤밭/열여덟,열아홉/행복하게/맞붙은날씨처럼/달빛샤워/그깟호캉스가뭐라고

PART4야자수와눈보라
이불밖은위험해/겨울만나기/노루/겨울속봄한조각/늙은그림/야자수와눈보라/귤색헤드라이트/제주사투리/빙떡/여기도사람사는곳/적응의척도/시린밤/책만드는일/한라산/겨울일상/아이러브온수풀/기다림/읽을수없는책/메리크리스마스/이사하는계절/숲속황구/겨울삼나무/적당히나른하게/안녕,사랑해,고마워/NOTTODAY

출판사 서평

겨울제주의이른아침은귤을따러가는따듯한귤색의헤드라이트로빛난다.
당신의숨죽인꿈앞에도밝은빛이비추어지기를.

제주에서나고자란그림작가가그림을그리고글을쓰며마음을녹였다.그시간이지나는것이아쉬워글도그림도오래도록천천히담았다.
글과그림을꾹꾹눌러담는동안수면아래잠겨있던기억을되찾았다.딱히갈곳이없을때친구들과맴돌았던제주의바다,계절이달라질때마다바람의냄새가달라지는것을깨닫던순간,번잡한도시를방문하고돌아왔을때위로의말을건넸던햇빛에반짝이던수면의조각들,각자행복하기위해선택했던친구와의갈림길,마음껏내보이지못하고마음속에간직하며숨죽였던꿈과불안한나날들,그리고새로운세상을알게해준작은사람과소중한사람들.
육지와는사뭇다르면서재밌고그래서더특별한제주의생활문화,한순간바람에흔들리는보리밭의풀파도를시야에가득담았던순간,한치잡이배가먼바다에별처럼살포시내려앉던여름밤바다,가을이면색색으로물들여져빈병에꽂히던엄마의억새,귤색헤드라이트가새벽을여는겨울의귤수확풍경같은평범했고,지금도평범하게이어지는일상들이더따듯하게다가왔다.

태어나보니제주도
늘보는것이나무이고,바다이고,숲이고,오름이었다.남들에겐시간을쪼갠한달살기의치열한휴가지가되는곳에서일상을보내며평범한호사를누리고산다.
봄이면근원지를알수없을정도로멀리퍼지는부드럽고달큰한귤꽃향기가온마을에퍼진다.돈없고시간많던청춘시절에는바다에오래도록앉아뜨거운햇볕이밤기운에흘러가고하늘이붉어질때쯤만날수있는달콤한핑크색의구름을즐겼더랬다.
바람이가을을내려놓으면제주의들판은온통억새밭이된다.바랜갈색의억새는살랑이는바람에일렁이는물결이되고,그물결은다시마을까지바람을실어온다.눈이많이쌓인어느날찾았던휴양림에서는굵고강한,묵직한소리의순둥한노루를불현듯만났다.
풍요로운제주의자연속에서예민하게자연을느끼며살아온작가는계절이바뀔때바람의냄새가달라진다는것을,가을의문턱에들어설때는공기가한톤낮아지고,하늘이멀리높아진다는것을감각적으로알아챈다.자연으로부터얻는이런작은설렘들로마음이말랑해진다.
불확실성으로가득한세상에서불안과우울감이파고들때우리는무엇으로상처받은마음을치유하고위로받을수있을까.둔감하게잠자고있던감각을깨워자연의작은변화도놓치지않고알아챌수있다면,어느새달라진바람의냄새로계절의변화를느낄수있다면,작은폭으로요동치는감정의그래프는우리의마음을위로하는동시에생기있는일상을선사할것이다.

제사상에카스텔라
제주토박이인만큼작가의글에는제주의문화와풍습이자연스레녹아있다.국자로빙빙돌려서만드는‘빙떡’,제사상엔올리지않는다고해서이름붙여진‘상애(외)떡’,동네빵집에떨어지지않고준비되는품목인제시상에올리는큼직한직사각형카스텔라,나이도,성별도따지지않으며존칭의의미조차있는,이름을몰라도친근하게부를수있는호칭,‘삼춘’,번개같이빠른손으로사정없이귤을따는나이지긋한어르신들의귤수확작업,고사리따기,조개캐기,스노클링에관한TMI등육지와는다른자연환경과풍습,생활문화에관한글을읽다보면호기심이채워짐이물론곳곳에산재한작가의깨알같은위트와재미있는표현에유쾌하게웃음짓게될것이다.
언젠가제주에간다면이책을통해만났던제주의생활문화를마주칠때작가의발랄하고솔직한이야기가떠올려질것이다.그리고제주가조금은더가깝게느껴질것이다.

연약하게빛나고있지만,반짝반짝빛나라나의그림들
자기가번돈을자기를위해쓸수있는사람이부러운적도있었다.마음에간직한꿈과는무관하게길고지루한노동을감내해야하는순간도있었다.무엇을어떻게하겠다는구체적인계획도없이그저그림이그리고싶다는생각만으로가득했던날이많았다.
그림작가생활15년차.아주대단한성취를하거나엄청나게멋진작가가된것은아니지만,좋아하는일을이렇게오랫동안업으로삼고살아올수있음에감사하면서,주어진일에열심히임하고있다.
작가는자신이겪었던것처럼마음깊은곳에묻어두고밖으로마음껏펼쳐보이지는못하는숨죽인꿈들을간직한이들을생각하며겨울의시린밤이언제까지나이어지진않을것이며,봄은반드시올거라고,그저따뜻한봄의빛을떠올리며겨울이지나기를기다려야한다고위로와공감을전한다.오늘밤도떠올릴당신의숨죽인꿈들앞에행복한길이준비되어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