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로 다시 돌아가 널 살리고 싶어

그날로 다시 돌아가 널 살리고 싶어

$15.79
저자

우대경

부산교육대학교를졸업했다.낮에는아이들과뛰놀며배우고,밤이면책상앞에앉아글을쓴다.상상을즐기고,상상이문장이될때설렌다.지은책으로는장편소설『죽어도죽지마』가있다.

목차

프롤로그.14년전
1장.과거로가는일기장
2장.살인자의친구가되어
3장.실수는기회를만들고
4장.선과악의경계선
5장.꺾이지않는,꺾을수없는
에필로그.구원

출판사 서평

과감하면서도섬세한,애절하고도아련한판타지.

부모를잃은사람을이르는고아(孤兒)라는단어가있는데반해,자식을잃은부모를이르는말은없다는것을알고있는가?가까운단어를찾자면참척(慘慽)이란표현을찾을수있지만,그마저도자손이부모보다먼저죽는일을뜻하지,자식을잃은부모를지칭하는단어가아니다.하지만,세상의수많은단어중어떤것을지칭하는단어가없다는것이그슬픔의깊이가얕음을의미하지는않을터.참척이야말로인간이경험하지않아도뚜렷이공감할수있는몇가지슬픔중하나이다.단장지애(斷腸之哀).자식을잃은슬픔은말그대로창자가끊어질듯한슬픔이니.

작품에서는이런슬픔을간직한주인공을소설의전면에내세운다.그렇지만작품은온통슬프고아프기만한이야기가결코아니다.금방손에잡힐것같던희망이모래알처럼흩어지기도하고,전혀예상하지못했던난관과마주하기도하지만,포기하지않고길을만들고희망을이어가는이야기다.역경을이겨낸주인공의복수를더욱고귀하게만드는것은악을악으로처단하지않고,악을법으로응징한다는것.법의사각지대를악용한범죄자에게법을이용해마땅한벌을받게만드는서사는더욱통쾌한카타르시스를느끼게한다.

작가는소년법을악용한촉법소년의살인이라는조심스러운소재를퍽과감하고도섬세하게다뤘다.아들을잃은엄마의마음을애절하고도아련하게새겼고,소년법을악용해살인을저지르는장면은고통이지면을통해느껴질정도로실감나게표현했으며,끝내통렬한응징과복수로향하는길을더없이통쾌하게그렸다.허투루버릴것없는대사와치밀한스토리는수많은복선을내포하고있어내내몰입하게만들면서도,작품새새따뜻함과재미를놓치지않았다.마지막에가서는기어코독자의예상을뒤집고마는반전을선사해책장을덮을때까지긴장을놓치지않게한다.

자살을소재로한지난작품『죽어도죽지마』를통해‘죽을의지로오늘을살라’는허공에흩어질의미없는권유가아니라,‘그럼에도살아야할하나의이유’,‘삶을부여잡을하나의이유’를찾길소원했던우대경작가의신작,『그날로다시돌아가널살리고싶어』.속도감넘치는전개,예측불허의반전,매혹적인상상력이가득한이번소설은당신을매료시키고진한여운을남길것이다.

책속에서

은서가눈을꼭감고숨을천천히내뱉었다.
“아셔야해요.어설픈사과는닥치고있는것보다못하다는걸요.”
---p.20

“무슨거래를했는데?”
“선생님을과거로보내게해달라고요.”
“과거로?나를?장난해?”
“맹세코진짜입니다.”
“웃기는구나.너의무엇과바꿨는데?”
“남은목숨요.”
“그래서네가얻는게뭔데?”
“기회요.잘못을바로잡을기회.”
---p.29

“네가봤다는그예고편.거기서나는복수에성공했니?종오가천벌을받아?”
“결말을다보여주는걸예고편이라고하지않죠.”
---p.38

‘만약만14세미만의촉법소년이선생님가족을죽이면요?범인이형사처벌을안받는데도소년법개정에반대할수있어요?’
은서는그때종오가했던되바라진질문도,종오의젠체한표정도똑똑히기억했다.
‘그래도난소년법개정을반대해.난아이들의개선가능성을믿어.우리사회는,어른은아이들에게기회를줘야해.’
그날은서의대답은응당교육자로서마땅했으나말이씨가된것같아서,막상지훈을잃고나니자신은그런사람이아니라는걸깨달아서두고두고아팠다.
---p.112

“죽일이유는차고넘치지.나를무시하고,무시하고,개무시했지.걔들은날지렁이로봐.밟아도꿈틀거리기만하는.그래서내가보여주려고.내가지렁인지,누렁인지,구렁인지.”
종오의목소리에분이가득차있었다.
---p.151

“세월이그렇게흘렀는데도피아식별이안되세요?촉법소년때일이잖아요.법이용서하는.선생님도참답답해요.그건요,절탓할게아니라,법을탓해야하는거예요.아시겠어요?”
---p.281

에리는그가문종오임을알았다.상상했던것보다훨씬무서웠다.너무평범했기때문이다.사람셋을죽인살인자는좀더괴물같을줄만알았다.
---p.291

마치정해진운명을미리본것같았다.그래서불안했다.에리가종오를칼로찌르는장면마저현실로이뤄질까봐.어떤일이있어도,그일만은막아야했다.마지막까지,끝까지피하고싶었다.그일이발생하기전에복수를마무리지어야했다.
---p.294

“교활한토끼는굴을여럿가지고있는법이거든요.”
눈에눈물이가득차오른에리가활짝웃었다.은서가힘겹게따라웃으며에리의어깨에머리를기댔다.
---p.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