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모퉁이 집

그 모퉁이 집

$16.70
Description
꽃에게는 그들만의 이름과 이야기가 있다
그 모퉁이 집에서 펼쳐지는 환상의 스토리
『그 모퉁이 집』은 일제 강점기 불에 타 80년째 버려진 폐가인 모퉁이 집에 어느 날 신비한 분위기의 두 남자가 이사를 오면서 시작된다. 매일 아침 꽃집에 3만 원짜리 꽃다발을 주문하고, 꽃잎 향과 맛이 나는 쿠키를 구워내는 남자들. 꽃집의 딸이자 아쟁 연주자인 ‘한마디’가 그 모퉁이 집에 꽃 배달을 가는데…….

꽃에 대한 해박한 지식에 역사적 상상력을 보태다
새로운 장르, ‘플라워 판타지’

작가 이영희는 신작 『그 모퉁이 집』에서 어릴 적 기억을 잃었지만 신이한 능력을 지닌 ‘한마디’를 주인공으로 그 모퉁이 집에 얽힌 스토리를 풀어 놓는다. 꽃 전문가인 작가는 다양한 꽃들에 대한 해박한 지식에 역사적 상상력을 보태어 새로운 장르인 ‘플라워 판타지’를 독자들에게 선보이며 독자들에게 빠져나올 수 없는 재미를 보장한다.

갖가지 꽃들이 만발한 그 모퉁이 집에 홀려 이야기 전개를 따라가다 보면 묘하게 비밀로 가득한 집의 베일이 차츰 벗겨진다. 작가는 마치 한 잎 한 잎 꽃잎을 떼어내듯 특유의 몽환적이고 섬세한 문장들로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과거와 현재, 현실과 환상을 종횡무진 오고 간다. 결코 가볍지 않은 소재를 매력적 인물들을 통해 씨실과 날실 엮듯 입체적으로 그려내며 독자를 끌고 간다. 『그 모퉁이 집』은 독자들에게 책을 읽는 내내 향긋한 창포꽃 향기에 휩싸인 듯한 환상의 세계를 선사할 것이다.

저자

이영희

경남진주시하대동거주
꽃을사랑해서
꽃으로글을쓰는글쟁이
〈영남문학〉중편소설등단
통일부통일창작동화수상
대한민국e작가상수상
제7회진주시북페스티벌초청강연

목차

누구는꽃,누구는담(박태기나무)
향기의인장(홍가시나무)
해바라기를살린밤(해바라기)
흰장미의아쟁선율(흰장미)
백단심무궁화의꽃혼(백단심무궁화)
그녀의환생일까?(은방울꽃)
그이름은.조.(노란창포꽃)
아!입으로도귀로도다할수없는!(꽃잔디)
그리고,3년의약속(안개꽃)

출판사 서평

해바라기의꽃말은?해바라기의꽃말은숭배혹은기다림!
아름다우면서묘한,그모퉁이집의비밀

꽃마다창조주의메시지가담겨있다는뜻으로모든꽃은자기에게어울리는각각의꽃말을가지고있다.빅토리아시대에는직접말이나편지로전하는것보다하고싶은말의뜻을가진꽃을상대에게보내는것이유행이었다고하니하루이틀된이야기는아니다.우리가잘알고있는장미의꽃말은낭만적인사랑,해바라기의꽃말은숭배이다.

『그모퉁이집』은이런꽃말처럼아름다우면서도묘하게신비로운속성을지니고있는‘꽃’들을소재로펼쳐지는판타지라더욱아름답고흥미롭다.버튼하나면자극적인영상물들이주르륵쏟아지는요즘같은때에이렇게잔잔하고신비하리만큼환상적인이야기는어딘지모르게드물고귀하다.물론주인공인‘한마디’가국악원의아쟁연주자인설정도예사롭지않다.다른악기들과달리아쟁연주가갖는처연한느낌은이작품의또다른배경인일제강점기를넘나들며이작품의분위기를더욱특별하게만든다.

“넌온몸이반짝반짝하잖아.꼭해가떠있는데도내리는눈같아.”

감탄할만한상상력과역사의식
아쟁선율과함께80년전의시간이깨어난다

현실을뛰어넘는작가의상상력과그것을그려내는필치는가히감동적이다.누군가벚꽃이눈처럼흩날리는순간을글로옮긴다면이런느낌일까?주인공‘한마디’가공연을마치고돌아오다모퉁이집의새주인‘모도유’를만나고마음을여는과정은마치꽃잎을하나씩세는듯섬세하게그려지고있다.작가는섬세하고도가녀린그렇지만강인한한떨기꽃과같은문장으로한마디를비롯한인물들을그려내는솜씨가여간이아니다.

『그모퉁이집』을읽으면서아쟁산조를함께들어보기를권한다.지극히아름다우면서도처연하고구슬픈아쟁의선율은한여성의기구하고도애절한삶을넘어독자가1945년한복판에있는듯한착각마저불러일으킨다.‘한마디’가연주하는아쟁의선율〈사의찬미〉에깨어나는80여년전그사건은대체무엇일까?

구슬프고아련하게귓가에울리는아쟁연주와주위를가득채우는창포꽃향기의몽환속으로독자여러분을초대한다.누구든모퉁이집에발을들이는순간,꽃을소재로한역사소설‘플라워판타지’의매력에빠져들수밖에없을것이다.

책속에서

울음을터뜨린다는것은같았지만누군가의눈물은죽음의색이었고누군가의눈물은생명의색이었다.삶과죽음의반복되는채색을통해우리의인생은까맣게소멸해가는법이다.
---p.27

뺨의상처는딱지가앉았다가떨어져나갔다.그런데상처의진짜끝자락인아서의심장에서는여전히피가흐르고있는모양이었다.
---p.41

1월같은대답끝에도유는패랭이꽃송이하나를집어들었다.그리고는곧장꽃송이를베어먹기시작했다.‘와삭와삭’연붉은색의패랭이꽃즙이피처럼도유의입술가에묻어났다.도유의인상도즈려밟힌꽃잎처럼일그러지고말았다.
---p.47

홍콩야자는사실중국과대만이원산지인데다심지어는야자나무도아니었다.우리나라의역사중나라와이름을잃었던어느시대를닮았다.
---p.71

앵두만보면울렁증이일어난다.더이상탱글탱글했던추억은없다.땅에떨어져벌레에파먹히고썩은내를풍기는앵두만이발길에채일뿐이었다.
---p.106

흰장미를닮은여자가사의찬미를아쟁의선율로만들어흘려보내는밤.주변을둘러싼모든꽃들이,나무들이,그남자가,그선율때문에숨죽여흐느끼는밤.누군가는덜컹박자를놓치고누군가의꽃마차는덜컹바퀴가걸렸다.
---p.157

“흥!감히대일본제국의신민을상대로마작패를던져보시겠다?그래.허면내가모두에게불지옥의패를뒤집어보여주지.”
---p.181

“살아오면서내가보니상처와상처가만나면두가지의결과가있더군.서로의상처를합해서상처가한꺼번에터져버리거나서로의상처를보듬어주면서함께아물어가거나.”
---p.208

“우쨌든그천녀님은그대로마을에머물게댔는데,이천녀님이참말하늘에서온사람인게,꽃을피우는재주를가지고있었다누만.”
“꽃을피우는재주요?”
“암.그천녀가춤을추거나노래를부르믄그라고꽃들이피어났다고하제.”
---p.283

“아입니더.지는나리께목숨을끊어바쳐야할죄인입니더.그래도우짜믄죄값은쪼끔은치렀십니더.지가,이한많은목숨이,아들내외,손자내외다먼저잡아묵고이리추악하게혼자늙었십니더.”
“그리말씀하시마세요.저또한아들내외를한날한시에사고로잃었습니다.그걸어찌누군가의죗값이라고하겠습니까?그저인생의우거진수풀속에놓여있던덫에걸렸던것뿐이지요.”
---p.323

〈어제도말씀드렸죠?저는다감사한일뿐이라고요.해서더이상의바람은제게없어요.〉
”그바람이어디너의언덕에만불고있었더냐?나는?도유는?마디양은?우리의언덕에서는여전히그치지않은이바람은이제누구를향해불어야하는건데?”
---p.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