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이 부신 날

눈이 부신 날

$15.00
Description
일상을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에게 바치는,
위로 그리고 위안
김혜정 작가의 소설집 『눈이 부신 날』에는 오늘의 우리가, 우리의 이야기가 숨 쉬고 있다. 훤해진 정수리를 보고 대머리가 될까 걱정하던 새신랑 정훈 (「뿔」), 지방대를 졸업하고 취업 전쟁을 치르느라 자신의 취미가 무엇인지도 모르고 살아온 선아 (「아티스트」), 바람이 난 남자친구랑 6년 연애를 뒤로한 채 파혼한 가은 (「옳고 편안하게」), 무대 뒤에서 일하는 무대 설치 기사 규호 (「눈이 부신 날」), 5년 만에 뇌종양 재발 판정을 받은 누리 (「1%의 로봇」), 두통을 달고 사는, 식품회사 소비자 상담실 전화상담원 민아 (「사랑한다는 말」), 남자친구의 친구들로부터 귀머거리라고 차별받던 청각 장애인 (「내가 헤비메탈을 듣는 방법」)이 다름 아닌 바로 우리이기 때문이다.

나를 잃지 않도록. 내 앞에 주어진 길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심장의 리듬을 느끼면서, 그렇게.
- 본문 중에서 -

세상에서 내가 가장 작게 느껴지는 그런 날이 있다. 작가는 그 감정의 결을 세밀하게 따라 그리면서도 툭! 무심하고도 덤덤한 척 플롯을 풀어가는 천상 이야기꾼이다. 현학적이며 기술적인 그런 멋들어진 수작이 하나 없는 시종일관 정직하고 슴슴한 말투로 작가는 섬세하고 따뜻한 그러나 다른 이들과는 차별화된 필터로 우리가 잃어버리지 말아야 할 것이 무엇인지 일깨우고 있다. 물론 「바람이 지나가면」, 「1%의 로봇」, 「우주의 휴식」과 같은 예상치 못한 소재와 플롯들로 무장한 작품들은 장편소설이 아닌 소설집을 읽는 재미 또한 제공한다.

『눈이 부신 날』의 짧은 소설 9편은 각기 다른 색깔로, 완곡하게 때로는 그 누구보다 파격적으로 독자들의 마음을 움직일 것이다. 세상의 냉소와 질타에 괜스레 쪼그라들던 마음을 멀리 던져버리자. 지금의 나를 자랑스럽고 특별하게 여기고 단단해지기를 바란다. 이런 작가의 마음을 오롯이 담은 소설집 『눈이 부신 날』을 세상에 자랑스럽게 소개한다.

저자

김혜정

11살무렵에일어난교통사고로척수장애를얻어1급지체장애판정을받았다.홈스쿨링으로검정고시를봐초중고를마쳤고,경희사이버대에서일본학을전공했다.몸이불편한덕분에남들과는조금다른시선과깊이로세상을볼수있게되었다.
2014년제12회동서문학상에서단편소설「엘리베이터」가당선되면서작품활동을시작해2021년첫소설집「한밤의태양」을출간했다.오늘도세상의모든이야기에귀기울이며필사적인노력으로소설을쓰고있다.

목차

1.뿔
2.아티스트
3.옳고편안하게
4.눈이부신날
5.바람이지나가면
6.1%의로봇
7.우주의휴식
8.사랑한다는말
9.내가헤비메탈을듣는방법
(단편‘헤비메탈을듣는방법’번외편)

출판사 서평

사회와타인의시선에나를끼워맞추고자애썼던,
과거의나에게바치는애도

도망친다고벗어날수없는,자기에게주어진‘나’라는존재와‘나의운명’에대한진지한성찰과겸허한수용을다룬김혜정작가의단편집『눈이부신날』이출간되었다.남들이정해놓은잣대때문에작아지거나,타인의시선에끼워맞추기위해나의존재를부정해야만했던이들이세상을향해지르는작지만뼈가있는외침이다.

그녀의예리하고도리얼한시선에놀란다
대단하지않아도좋아,‘나’를잃어버리지마세요

『눈이부신날』의모든작품에는주변에서흔히만날법한인물들이등장한다.훤해진정수리를걱정하던새신랑,지방대를졸업하고취업전쟁을치르느라자신의취미가무엇인지도모르고사는직장여성,무대설치기사,뇌종양재발판정을받은환우,민원에시달리는소비자상담실전화상담원,차별받던청각장애인등이바로그들이다.

9편의이야기를관통하는하나의주제는꽤나선명하다.저마다다르게태어난개성과다양성을지닌사람들이자기를잃어버린줄도모른채새롭고좋아보이는다른이의모습을추앙하며똑같이달려가는우리사회의모습을작가는아프게찌르고있다.대단하지않은‘나’라고하더라도‘나’를잃어버리지않게지키는것이얼마나중요하고소중한지를깨닫게해주는작품들이다.

가히감동적이다
한국의프리다칼로,작가김혜정

작가김혜정은교통사고로11살에척수장애를얻어지체장애1급이되었다.그녀는자신의장애가불행과불편그어디쯤존재한다여기고오늘도보조기구에의지한채한글자한글자바위에새기듯작품을써내린다.그래서김혜정작가의상상은근사하고끝이없으며또치밀하고도단단하다.우리눈에보이지않던부분까지따스하고도밀도있게그려내는재주.이것이그녀의작품이빛나는이유다.김혜정작가의나안으로펼쳐내는9편의짧은소설들은우리를한층더성숙하고단단해지도록한다.

‘힘내’보다,‘괜찮아’보다‘지금도충분해’라는말.그말.
-작품중에서

책속에서

“그날밤,나는주희의품안에얌전히안겨있는통통하고자그마한백구새끼한마리가되는꿈을꿨다.”
---「뿔」중에서

“세상은랜덤으로운을내려준다.”
---「뿔」중에서

“자신이원하는그림은사진을고스란히담아낸그림이라고했어요.그날그순간의빛과바람과기분과습도를모두담은그림.”
---「아티스트」중에서

“울지마,벤.네가울면내가무슨실수라도저지른것같단말이야.순진한외국남자를꼬셔서밤새같이즐기며놀다가식사는레스토랑,호텔뷔페도아닌흔하디흔한순댓국사주는나쁜한국여자처럼보인다고.”
---「아티스트」중에서

“한사람한사람미워하는감정이늘어나니,이별의이유를잘알지도못하면서위로부터건네는따스한사람들조차미워졌다.”
---「옳고편안하게」중에서

“은,이런말을해도되는지모르겠지만…늘상처받은표정을하고있었어요.”
---「옳고편안하게」중에서

“내가가는길이옳은길이라면,혼자걷는이길또한정답일것이었다.”
---「옳고편안하게」중에서

“지혜와나는서로손에든초코우유를잔,하고부딪히며괜히장난스레어른흉내를내봤어요.그순간지혜가눈부시게웃었어요.”
---「눈이부신날」중에서

“나는학교도좋지만군대에가서사람들과부대끼며지내보고싶어.”
---「바람이지나가면」중에서

“사람들은기계가인간을초월하는시대가마침내오고야말았다고,결국컴퓨터가인간을앞질렀다고희망과절망이반반섞인목소리로말했다.”
---「바람이지나가면」중에서

“의사들은그런증상을‘바람치매’라고명명했다.”
---「바람이지나가면」중에서

“노화는모든이가누릴수있는축복이라고생각해요.청춘은아름답지만,영원한청춘은결코아름다울수없습니다.”
---「1%의로봇」중에서

“재경은자신이갈수있는가장멀리까지가보기로했다.그곳까지가보면,정답까지는아니어도힌트정도는보일것만같았다.막막하고답답한인생의질문을풀수있는정답의중요한힌트.”
---「우주의휴식」중에서

“창밖에하늘이어떤색으로보이세요?핑크색으로변하고있는것맞죠?”
---「사랑한다는말」중에서

“넌능력이없어.넌못난이야.너는루저야.그날카롭고차가운말들앞에서나는대꾸할수도,반박할수도없었다.”
---「사랑한다는말」중에서

“우주에서유영을하면아마이런기분이리라는생각이들었어요.어딘지는모르지만,내가가야할곳으로멀리날아가는것같은막연함…”
---「내가헤비메탈을듣는방법」중에서

“덥지않았냐고?원래여름은더운걸.뜨거운길을걷는건잠시뿐이야.여름도잠시뿐이야.”
---「내가헤비메탈을듣는방법」중에서

“그조그맣고오래된그것이눈부신빛이되어내마음속짙은그림자를모조리다걷어내주는것만같았어.너무기뻤어.”
---「내가헤비메탈을듣는방법」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