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에척수를다쳐1급지체장애인이된작가김혜정,이런독특한이력때문에더욱응원하는독자가많았던그녀가긴호흡의신작『헤비메탈을듣는방법』으로돌아왔다.
청각장애인이헤비메탈을즐긴다고?
『헤비메탈을듣는방법』에는음악을사랑하는사람들의소소하지만소중한이야기가담겨있다.왕년에는그룹사운드로활동했지만,지금은대학가에서레코드점을운영하는중년의아저씨,드러머가되고싶은소녀다은,슬럼프에빠진소설가민솔,마음이상하는날이면헤비메탈을듣는청각장애인수연,학교를중퇴하고아이돌가수가된혁……자신만의방식으로음악과더불어일상을헤쳐나가는사람들의모습이생생하게그려진다.
울어본사람만이건넬수있는진실된위로
김혜정작가는‘음악이주는치유와위안의힘을보여주고싶었다.힘든상황속에서도음악이함께했기에견딜수있었다는메시지를전달하고자했다.’고밝혔다.진심으로울어본사람만이다른사람의눈물을닦아줄수있는법이다.
‘너와나의마음이달라서,너와나의걷는속도가달라서,우리가가는방향이달라서,서로의이야기도통하지않나봐.서로가가진,이해할수없는이야기들.’
-이야기하듯이중
레게음악의대부밥말리가말한것처럼,‘음악은한번스며들면결코아픔을느끼지않는다’는것을작가는작품내내독자들에게여실히보여준다.음악을통해위로받고치유되는주인공들의이야기를함께하다보면어느새독자들도잔잔한위안을건네는그녀를만날수있을것이라기대한다.
책속에서
저는두귀를의심했습니다.아니,소리도듣지못하는저친구가헤비메탈을좋아한다고?헤비메탈은커녕모던록도잘들리지않을텐데.
---p.20
악기가그려내는멜로디와사람만이가진악기인목소리가한데어우러져피부에부드럽게스며들고,눈앞에서영롱한빛으로쏟아집니다.음악은그렇게우리를이곳이아닌지구의어디쯤,저별의어디쯤,무한한우주어딘가로초대합니다.
---p.32
딸에게아버지와같은예술인의길을걷게하고싶지않아모든예술교육을하지않았지만,다은은음악을하면서행복해하고있었다.늙은아버지가어른딸을키우며단한번도볼수없었던,우물속에핀붉은장미처럼다은은그렇게행복한미소를짓고있었다.
---p.61
묵직하고강렬한록비트가피로에찌들어축처진민솔의온몸구석구석을시원하게마사지하듯쿵쿵두드렸다.그것은글작업탓에좀처럼책상을벗어나지못하는민솔이잠시나마자유롭게하늘을나는방법이었다.
---p.81
축제에가면사람들모두주위의시선은신경도쓰지않고노래를부르고춤을추고때론소리를지르고울고웃으며축제를즐겨.어쩌면,장르를초월한모든음악은모두가공평하게즐기는축제가아닐까.
---p.110
동후는자신의심장을두드리는그노래가,서정의귀에그리고심장에그대로닿길바랐다.이노래는널향한내마음이야.내마음을알아줘.
---p.119
작은공원의어둠속에서비치는청아한달빛과노래들.그친구의노래는마치처음부터그밤의한조각이었던것처럼잘어울렸어요.
---p.142
누군가가그랬었다.우리가평생즐겨듣게될음악장르는20대에결정된다고.그렇다면하진이평생사랑하게될음악은록음악이될터였다.
---p.163
비처럼쏟아지는강력한노래를들으면서하진은다시금가슴이아릴만큼벅차오르는것을느꼈다.오랜만에느끼는감정이었다.
---p.185
귀에익숙한멜로디가답답한소리로울렸다.마치뚜껑이꽉닫힌상자속병아리가살려달라고외쳐대며삐삐울어대는소리같았다.
---p.207
지금여러분의삶에는어떤음악이흘러나오고있을까요.아무리힘겹고아픈삶이더라도음악이,노래한가락이당신에게작은행복이되었으면좋겠습니다.
---p.2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