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신의 역사 : 비너스, 미와 사랑 그리고 욕망으로 세상을 지배하다 (양장)

여신의 역사 : 비너스, 미와 사랑 그리고 욕망으로 세상을 지배하다 (양장)

$17.00
Description
인간은 왜 여신을 원하는가?
비너스의 역사로 보는 인간 욕망의 일대기

◆ 아프로디테 신전에서 이루어진 충격적인 매춘 행위
◆ 플라톤이 극찬한 그리스 여류 시인 사포는 아프로디테의 사제였다?
◆ 클레오파트라 7세는 왜 비너스처럼 꾸몄을까?
◆ 보티첼리의 그림 〈비너스와 마르스〉에 숨겨진 정치적 의도
◆ 전능한 신이었던 비너스는 언제부터 벌거벗은 여인이 되었을까?

역사가 기록되기 전부터 인간은 여신을 원하고, 상상해내고, 사랑했다. 여신은 생존이 위협받았던 선사시대에는 생명과 다산의 상징으로, 학문이 발달한 고대 그리스에서는 신화 속 미와 사랑의 화신으로 나타났다. 로마인들에게 비너스는 사상과 정치의 핵심이었고, 르네상스 시대 인문주의자들에게는 영감을 주는 뮤즈였다. 때로는 전능한 신이었으며, 때로는 여성을 억압하는 도구가 되었던 비너스는 이름과 형태만 바뀐 채로 재탄생해 오늘날까지 우리를 매혹하고 있다. 여신은 미와 사랑, 섹스, 전쟁, 폭력 등 인간이 욕망을 투영하는 대상이었다. 따라서 여신의 역사는 곧 인간 욕망의 역사다.
저자는 수십 년간 여신의 자취를 따라 그리스 신전과 중동의 발굴터, 폼페이의 가정집 등 수많은 유적지를 직접 찾고 조사했다. 그렇게 얻은 생생한 역사적 기록을 이 책에 담았다. 현장감과 생동감이 넘치는 묘사 덕분에 책을 읽으며 역사 기행을 하는 듯한 설렘을 느낄 수 있다. 저자는 신화를 비롯한 고대 문헌과 예술, 고고학 연구와 철학적 사유를 촘촘히 엮어 비너스 뒤에 감춰진 진실을 파헤친다. 그 여정을 함께한다면 인간을 움직이는 욕망의 비밀을 깨닫게 될 것이다.

저자

베터니휴즈

저자:베터니휴즈(BettanyHughes)
역사학자이자저술가,방송인으로지난25년간대중에게역사를알리는데힘썼다.고대및중세사와문화를전문분야로옥스퍼드대학교와케임브리지대학교,코넬대학교등여러대학에서강의를했으며,현재킹스칼리지런던의연구원으로재직하고있다.
그녀의저서는평단의찬사와세계적인성공을거머쥐었다.헬레네에관한역사서《트로이의헬레네(HelenofTroy)》는10개국에서출간되었으며,소크라테스전기《아테네의변명(TheHemlockCup)》은《뉴욕타임스》베스트셀러에선정되었다.이스탄불역사서《이스탄불:세도시이야기(Istanbul:ATaleofThreeCities)》는12개언어로번역되고《선데이타임스》베스트셀러에선정되었으며,런치먼상최종후보작에올랐다.
아울러BBC와Channel4,PBS,내셔널지오그래픽,디스커버리,히스토리채널등전세계의방송국에서50개이상의다큐멘터리를제작했다.영국역사협회의노턴메들리콧메달과헬레나바스다실바유러피언상을포함해다양한상을받았고,역사학에공헌한바를인정받아대영제국4등훈장을받았다.

역자:성소희
서울대학교에서미학과서어서문학을공부했다.글밥아카데미수료후바른번역소속번역가로활동중이다.옮긴책으로는《미래를위한지구한바퀴》,《알렉산더맥퀸:광기와매혹》,《코코샤넬:세기의아이콘》등이있으며,철학잡지《뉴필로소퍼》번역작업에참여하고있다.

목차

프롤로그5

1.여신의탄생:인류의욕망이수면위로드러나다11
2.성애와전쟁의여신:사랑과파괴의욕망을관장하는무시무시한힘23
3.파티퀸:생기넘치고관능적인아프로디테숭배의현장45
4.매춘하는여신,매춘하는여성:만물을뒤섞는여신의본성61
5.타아프로디시아:성을바꾸다83
6.마니코스에로스:광기어린사랑93
7.비너스와무한한제국:로마세계관의중심에는늘비너스가있었다113
8.동양의여왕:클레오파트라가탐낸여신의권력127
9.중세의비너스:성모마리아의모습으로살아남다141
10.르네상스를빛낸비너스:인문주의자들의뮤즈가되다161
11.흥행보증수표가된비너스:전능한신에서억압의상징으로전락하다175
12.아주현대적인여신:우리는왜비너스를기억하는가197

에필로그211
감사의글219
참고문헌222
도판출처229

출판사 서평

인류가만든욕망의집합체,비너스
여신의역사는곧인간의역사다!
흔히비너스하면벌거벗은여인이미지나그리스로마신화를떠올릴것이다.그런데비너스는최초로문명이탄생한때부터지금까지인류역사의모든순간을함께했다.인간은왜여신을만들어냈을까?그리고왜지금도우리는여신과같은아름다운무언가를욕망하고있을까?저자는역사적증거로그답을풀어간다.
중동의한지방에서는도끼에갈비뼈와다리가베이고,화살에두개골이뚫린청동기시대유골수백구가발견되었다.이처럼전쟁과폭력이난무했던당시중동에서는인간의파괴적충동을설명하기위해죽음과전쟁의여신들을만들어냈다.한편,서구세계에서도여신이탄생했다.그리스인들은미와사랑을향한불같은욕망을신화로설명했다.동서양이교류하면서중동의여신들,그리스여신,지역토착여신이하나로혼합되어아프로디테가태어났다.로마가그리스를정복한후에도그리스전역에퍼졌던아프로디테숭배문화는이름만비너스로바뀐채계속되었다.비너스는로마시대에는세계정복의야심을후원하는존재로,르네상스시대에는인문주의자들의뮤즈로빛을발했다.형태를바꾸어재탄생한여신은그시대를반영하는최고의역사적증거인셈이다.

비너스에숨겨진비밀,
인간의끝없는탐욕을파헤치다
우리에게익숙한벌거벗은비너스는비교적최근에나타났다.근대에들어서자비너스는욕정을자극하는인간모델로전락했다.여성들은과거여신들이가졌던위엄과능력은가질수없었으나,여신의아름다운육체는본받아야했다.비너스는여성을수동적인존재로보는억압과차별의구실로사용되었다.지금도비너스는알게모르게우리의일상에들어와있다.밸런타인데이가되면아프로디테의꽃‘장미’를선물하며,피부를가꾸기위해비너스의새‘비둘기’가그려진비누를쓰고,비너스의과일‘석류’와아름다운여자를연관짓는다.우리는무의식적으로여신과같은어떤대상을사랑하고,욕망하고,바라고있다.
미와사랑,섹스,폭력,정복등고대부터인류가여신을통해욕망했던것들은지금도변하지않고유효하다.욕망은우리가존재하고생각하고행동하도록자극하는삶의원동력이기때문이다.여신은인류가사회를이루고협력하도록,서로관계를맺도록돕는존재였다.고대인들에게비너스는매춘과육체적만남을수호하는신이자동시에사랑이무엇인지생각하게하는매개체였다.비너스가수호하는아름다움은육체적인것뿐아니라,정신적이고철학적인아름다움도포함한다.그런의미에서오랫동안철학가와예술가,심리학자들에게비너스는영감을주는흥미로운주제였다.그러니서구문명과그영향아래있는지금이시대를제대로이해하려면,여신의역사를알아야한다.

신화와예술,고고학과철학속
비너스의흔적을찾아가는매혹적인여정
저명한역사학자이자다큐멘터리제작자베터니휴즈는지난40년간여신의자취를직접발로뛰며조사했다.웅장한그리스신전과사이프러스바닷가,중동의고고학발굴터와폼페이의가정집을방문해얻은생생한연구기록들을책에담았다.증거를추적해가는전개방식과생동감넘치는묘사덕분에독자들은현장에있는것처럼몰입하게된다.책을읽으면서저자와함께포탄이떨어지는중동의발굴터로,지중해의햇살이쏟아지는그리스로,비밀스러운수도원으로역사기행을떠나보자.여정을떠날때마다새롭게밝혀지는비너스의비밀에설렘과전율을느낄것이다.게다가저자는고고학연구뿐만아니라그리스로마신화를비롯한고대문헌과예술품들을분석해다채로운여신의모습을그려낸다.신화학,고고학,철학,미학을넘나들며촘촘히엮어놓은흥미로운여신의이야기를통해새로운통찰을얻게될것이다.

<책속으로>
때이른죽음을맞이할가능성이매우컸던시대,원래‘생명의순환’을상징했던여신들은죽을운명을예고하는존재가되었다.이처럼전쟁과열정의난폭함이여성의모습으로표현되자중동전역에는전쟁과성욕을관장하는혈기왕성하고음탕한여신들이나타나기시작했다.이들은수메르에서는이난나라는이름으로,아카드와바빌로니아에서는이슈타르(Ishtar)로,페니키아에서는아스타르테(Astarte)라는이름으로불렸다.
이런여신들은갓세워진도시에서특히나열렬히숭배받았다.이난나를모시는지성소는바빌로니아의수도바빌론에만180군데넘게있었다.《길가메시서사시》를보면,사람들로북적거리는도심속이슈타르사원은경배의장소일뿐만아니라상품이거래되고사상과지식이오가는곳이었다.고대이집트의파라오아멘호테프3세는병에걸리자아시리아의수도니네베(오늘날의이라크모술)에있는이난나사원에서여신상을꺼내룩소르의나일강강둑으로가져와달라고요청했다.파라오는흉포한여신의힘으로목숨을구할수있으리라고기대한것이다./28쪽

확실히이여신들은마음을달래주는편안한존재가아니었다.통제와피,공포,지배,황홀감,정의,아드레날린,희열을향한열망은전쟁을일으키거나성행위로이어지기도하며,세상을뒤흔들고바꿀수있다.호메로스시대부터줄곧작가들은군사침공을가리키는말과성기삽입을표현하는말을하나로생각해왔다.호메로스시대그리스에서‘미그뉘미’는군사침략과성기삽입이라는두가지의미를다가지고있었다.고대세계에서에로스(사랑과열정,욕망)는에리스(분쟁,불화)와떼려야뗄수없는사이였다.
격렬한열정의여신들을향한숭배가고대사회에널리퍼져있었던것으로보아고대인들은욕망이문제를일으킬수도있음을이미알아차렸던것같다.아프로디테의조상들은이러한깨달음의화신이었다.고대문명의여러이야기들을보면아프로디테의조상들은아주아름다운존재였지만,빛과어둠을함께지닌살벌하고끔찍한신이었다.아프로디테와비너스는공포를주는여신들의후손인것이다./33쪽

하지만아프로디테는선사시대의기원이암시하듯이단순한사랑의여신을넘어선훨씬더강력한‘믹시스’의화신이었다.고대그리스인은믹시스가만물을융합하는촉매라고믿었다.그들은믹시스가세상구석구석에스며들어있어친분과성교,관계와연결,협력을장려한다(때로는강제한다)고믿었다.아프로디테는인간,다시말해마을과도시,국가에서함께모여살기로선택한생명체를언제나눈여겨보았다.여성과남성이육체적으로,문화적으로,감정적으로어울리도록권장한이가바로아프로디테였다.크고작은경계를넘어서관계를맺도록인간을자극한이가아프로디테였다.아프로디테는인간을사회적존재로만들었고,시민공동체의화합을격려했다.아프로디테의관심사는뜨거운본능에충실한디오니소스같기도했으나,한편으로는고상하고온화한아폴론과비슷했다.극작가부터철학자까지고대의저술가들은인간을하나로묶고공동체를장려하는아프로디테의힘이우주에서가장강력하며다른신들의힘을뛰어넘는다고주장했다./66~67쪽

아프로디테가바다와성애모두와관련이있다는사실을생각해보면,그녀가항구도시의여신이며또한매춘부의여신이었다는것이별로놀랍지않다.고대그리스·로마의문헌에는정말사람들이아프로디테를‘세상에서가장오래된직업’의수호성인으로여겼다는내용이나온다.로마문학의아버지로불리는고대로마초기의문인엔니우스가남긴글이그예다.그리스문학에깊은관심을보였던엔니우스는고대그리스의유헤메로스가지은작품을번역하면서비너스는원래매춘을처음고안해낸여성이었으나나중에여신으로숭배받게된것이라고단언했다./72~73쪽

로마인들은카르타고와혹독했던포에니전쟁을치르는동안,아프로디테의동양출신할머니이자북아프리카여신인아스타르테를카르타고의비너스라고믿었다.그래서시칠리아에리체산에있는카르타고인정착지에서여신상을빼앗아로마로가져갔다.이동양출신비너스를모시는사원이로마의카피톨리노언덕에들어섰다.비너스가어떤모습이든,토착여신이든외국여신이든,로마인은이여신의군사력과전쟁을일으키는충동을제것으로만들고싶어했다.아프로디테가다스리던땅을식민지로삼는일은로마가세계정복계획을따라의도적으로먼저수행한과업이었다.그리고비너스는정말로마의정복과정에서강력한협력자가되어주었다./118쪽

하지만4천년이나된여신을하룻밤에폐위시키기란어려운법이다.아프로디테는파멸하지않았다.그저다시한번모습을바꾸었을뿐이다.아스타르테에서아프로디테그리고비너스가되기까지이여신은4천년동안끈질기게생명을이어갔다.이불굴의생명력을보면,사람들은초자연세계의중재자로서자극과위안을주는강력하고연민어린여성을언제나원했다는사실을알수있다.그러므로우리의예상과는달리,아프로디테는기독교풍토속에서종교혁명을거치고도목숨을잃지않았다.이번에는아프로디테가다름아닌동정녀마리아의외피를두르고재탄생했다./150쪽

셰익스피어가처음으로출간한작품은선정적이고통속적인이야기시《비너스와아도니스(VenusandAdonis)》다.이시는1593년에발표된후몇년안에무려여섯번이나재판되었는데,꽤체제전복적인내용을담고있다(1592년에전염병이돌면서런던의극장들이문을닫자셰익스피어는돈을벌어야한다는필사적인심정으로이작품을썼을것이다).셰익스피어는이작품에서성욕에대비되는사랑의정신적영향을다루면서도,수심가득한아도니스를쫓아다니다가마침내손아귀에넣는비너스를주인공으로내세운다.작품속비너스는박력넘치고,온몸으로땀을흘리고,성행위를주도하는지배자다.‘상사병에걸린비너스’는욕망에사로잡힌여자다.어쩌면셰익스피어는비너스를이렇게묘사하며남자가지배하는세상속홀로두드러지는여성통치자,당대영국을다스렸던나이든엘리자베스1세를교묘하게비꼰것일지도모른다./177~178쪽


아프로디테-비너스는동양문화에서나서양문화에서나관념이자이미지로서우리일상에존재한다.이여신은가장기본적이면서도아주쉽게변하는문화적요소다.우리는최음제나에로티시즘,강렬한소유욕,화장품,음란함을이야기할때아프로디테를기억한다.그렇지않기를바라지만성병을이야기할때도마찬가지다.그러나최근아프로디테는다시한번선사시대처럼여성의섹슈얼리티가가진힘과잠재력을고취하는데사용되고있다.아프로디테는여전히불멸의존재인듯하다./20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