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 끝 집

골목 끝 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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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막다른 골목 끝에서 울고 있는 그대.
우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 아니에요.
이노나 시인의 두 번째 시집 《골목 끝 집》은 골목 끝에서 울고 있는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우리는 무엇을 잃었을까? 우리는 무엇일까? 우리는 어디에 있을까?
이노나 시인은 추운 밤거리를 울며 걸었다. 믿었던 사람에게서 “그렇게 되었다”는 말을 들은 후였다. 그 무책임한 말은 전심을 쏟았던 시간에 대한 부정이었고 살아있음에 대한 부정이었다. 그렇게 시인은 “그렇게 되었다”에 갇혀 부끄러운지도 모르고 어디서든 울었다.
슬픔이 가득 차 넘치면, 좌절이 너무 깊으면 그렇게 나도 모르게 운다. 우는지도 모르고 운다. 울기라도 해야 숨을 쉴 수 있는 날이 어서 끝나기를 간절히 기도하면서 운다. 울지 않고 잠이 들기를 울면서 기도한다.
그날도 시인은 베란다 끝에 쪼그려 앉아 낮게 울고 있었다. 모든 소리마저 잠이 든 깊은 밤이었다. 베란다 창문 밖에서 어떤 여자가 엉엉 울었다. 울음소리가 메아리쳐 시인의 가슴에 박혔다. 시인은 살며시 일어나 베란다 창문 밖을 쳐다보았다.
건물과 건물 사이 좁은 통로 끝에 어떤 여자가 쪼그려 엉엉 울고 있었다. 그 여자 뒤에 한 남자가 여자를 내려다보며 조용히 윽박질렀다. 부끄러우니까 울지 말라고. 그 말에 여자는 더 크게 울었다.
시인은 그 남자를 향해 우는 것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고 소리 지르고 싶었다. 그러나 시인도 울고 있었으므로 다시 베란다에 쪼그려 앉았다. 그리고 눈물을 닦았다.
저자

이노나

2012년계간《연인》으로등단했고시집으로《마법가게》,《골목끝집》이있으며그외공저가여러권있다.한국시인협회회원.아침문학동인,인간과문학파회원이다.

목차

시인의말

발푸르기스의밤/동물의왕국/골목끝집/매일매일깨끗한/생의약동/사랑하지않아/의도된토끼-/오래걸어아픈것은/모두의계절/다른기억/메리고라운드merry-go-round/십분전/너의얼굴에서가만히손을떼면/스노우글로브snowglobe/스위치/네가두고간/가장자리부터마르기시작할거예요/무아/요즘외출/그림자/단념/누군가버린/당연의힘/진화의역설/스컴scum/균형의유일성/처음부터/잘못/함정:가끔문득자주/우리의외면/무릇,/친절한조소/아침의기원에대한극소수의견/이이야기는/빈문장/살아남는이야기/그대로두다/너를/알수없는시작/동시에존재하는/_꿈/아무렇게갈림길/거미와꽃/물끄러미/잘지내니?/잘못읽다/붉은,선인장/위험한약속/그렇게흘러/영원한사랑/너/지속의리듬/꽃놀이/_같은_사람/미안해

이노나의시세계
공간의아이러니,‘골목끝집’|유한근(문학평론가)

출판사 서평

우리아프더라도서로위로하고안아주기로해.
그러니살아있어줘.다시만날빛나는날들을위해.

유한근문학평론가는이노나시집《골목끝집》시세계에서이렇게말한다.
“이노나의시적공간은막다른복도,벽,계단,골목이며비상구가없는공간이다.죽음의정적만이흐르고,습하고어두운공간이며배고픈공간이다.물론이런공간이아이러니적인개념을함유하고있지만시적화자가느끼는공간은정체된공간이고죽어있는공간이며침묵의공간이다.그것이어쩌면시인의마음이기때문일수도있다.그것이‘골목끝집’의마음이기때문이기도하다.
이노나의두번째시집《골목끝집》의모티프는‘골목’‘집’이라는공간과‘끝’이라는단어가보여주듯출구없는공간에대한인식이다.그곳에서시인은작은아이가되고,소녀가되며그무엇도된다.그러나그존재는‘그림자’일뿐이다.정체된시간속의존재일뿐이다.절망적인존재일뿐이다.‘우리’라명명되어지는관계는“서로사랑했던그순간들이울음처럼터져나오는”존재일뿐이다.“햇살이흔들릴만큼바람이몹시불어휘청이지만,무엇도머무르지않는”공간에서간신히숨을쉬고있는아이러니한자아만있을뿐이다.그곳으로부터탈출하기위해서그는투명한존재이기를원한다.그래서그의시는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