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하나의 그리움 (한성근 시집)

또 하나의 그리움 (한성근 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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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cription
다함없이 보내는 겹겹의 그리움, 부끄럽지 않을 사랑

가장 깊고 아스라한 서정시의 기원과 궁극을 사유하고 노래하는 한성근 시인이 다섯 번째 시집 《또 하나의 그리움》을 펴냈다.

한성근의 시는 사물의 구체성과 삶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면서, 굵고 선한 목소리를 따라 스스로의 기억을 펼쳐간다. 더불어 그는 자신의 실존적 다짐을 부가해가는 형식을 취하고 있는데, 그의 시가 한결같이 속 깊은 전언傳言을 들려줄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창작 태도 때문이었을 것이다. 그렇게 한성근 시의 한편에는 우리가 잊어버린 것들에 대한 복원의 의지가 담겨 있고, 다른 한편에는 삶의 구체성을 통한 자기 고백의 양상이 담겨 있다. 그리고 그는 근원적 감각을 통해 삶의 기율을 회복하려는 꿈과 연결되는 시인의 강인한 의지를 보여준다. 더불어 그는 감각만으로는 도저히 담아낼 수 없는 사유의 실꾸리들을 펼쳐가기도 하는데, 가령 세상이 서로 어울려 있는 삶의 화음和音을 들으면서 살아있는 것들의 기운을 느끼게 해 주는 것이다. 그러한 역동의 고요를 통해 시인은 사물이나 상황의 본질로 잠입하게 되고, 우리는 언어를 넘어 존재하는 어떤 본원적인 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된다. 시인은 이렇게 자신의 감각을 사물에 의탁하여 절실한 경험적 실감을 노래하는 일관성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자신의 여린 마음이 움직여가는 리듬을 통해 삶을 은유해간다. 그의 시는 이렇듯 매우 미세한 경험 맥락이 숨 쉬는 순간을 가져다준다. 그래서 우리는 그의 시편을 통해 서정시가 개인적 경험의 산물이면서 동시에 가장 보편적인 삶의 이법理法을 노래하는 양식임을 비로소 알게 된다. 그만큼 한성근 시인은 근원적 감각을 통한 삶의 복원과 실현을 지속적으로 꿈꾸어 온 것이다.
그리움이란 흩어진 시간 속에 머무를 수 없다는 것을 시인은 알아간다. 그리고 마침내 끝날 같은 그리움을 굵어진 빗줄기 속으로 다시 띄워 보낸다. 이러한 아득하고 아름다운 심상의 연쇄는 “신비로운 인연에 닿은 한 번뿐인 삶”(〈마음의 끈 묶어가며〉)에 수반되는, 탕진되지 않는 그리움을 우리에게 선사하고 있다. 그리움이란 이처럼 부재하는 것들의 상상적 현존을 통해 우리 삶을 안내해가는 에너지 같은 것일 터이다.
한성근 시인이 들려준 그리움의 노래는 경험적 주체와 시적 주체가 통합된 발화를 통해 근원성에 이르려는 서정시의 고전적 영역을 더욱 심화시켰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시집을 통해 한성근 시인은 이러한 근원적이고 궁극적인 서정시의 차원을 보여주었다. 그것은 불변하는 가치, 오래된 새로움, 영원성과 근원성, 사랑과 그리움의 시학으로 나타났다고 할 수 있다. 물론 그 이면에는 직선적이고 분절적인 근대적 시간관觀 에 대한 반성의 의미도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그렇게 독자적인 시간 경험을 해석하고 수용하는 과정에서 그는 삶에 대한 궁극적 긍정과 추인의 비밀을 품고, 삶의 근원이자 궁극으로서의 사랑과 그리움의 시학을 은은하게 완성해간 것이다. 이렇게 사물과 삶의 유추적 연관성을 노래한 한성근의 다섯 번째 시집을 읽으면서 우리는 다양하고 심원한 그의 미학을 만나보게 된다. 그것은 구심과 원심의 결합을 통해 성취된 균형감각의 산물이기도 할 것이다. 이처럼 오롯한 예술적 성과를 “불꽃같은 내 마음 머문 곳”(〈또 하나의 그리움〉)에 담아낸 이번 시집을 넘어, 앞으로 그가 펼쳐갈 더욱 심원한 시학의 세계를 기대해 본다.
-유성호(문학평론가, 한양대 국문과 교수) 한성근의 시세계 중에서
저자

한성근

한성근시인은전남보성에서한달옹과박수남의아들로태어났다.《인간과문학》에〈발자국〉외4편의시가추천되어문단에나왔으며시집으로《발자국》,《부모님전상서》,《바람의길》,《채워지지않는시간》,《또하나의그리움》등이있으며더좋은문학상을수상했다.
아름다운제호의다섯번째시집《또하나의그리움》은그리움의원리를통해인간관계를진솔하게사유해가면서경험적주체와시적주체가통합된발화를통해근원성에이르려는서정시의고전적영역을자신만의언어로성찰하고새김질하여한차원더높이번져가는형상을잘보여주고있다.거기서우리는구체적시간안에담긴한성근시인만의속깊은서정적기품과삶의기율을강인한의지로회복하려는꿈을연결시킨역동적고요를경이롭게만나볼수있을것이다.

목차

시인의말

제1부오늘같은날은
다시너울속으로/오늘같은날은/머물다간자리/생각이깊어지다보면/여린맘달래려고/정작어쩌랴/고빗사위지나는듯/돌아볼때마다/기억한편에남겨놓은/또하나의그리움/같은듯다른모습으로/새로운시작을꿈꾸며/알수없어서/숨돌릴겨를도없이

제2부차오른열기속에서
하루치행복/발자국에어린모습들/환성歡聲을올리며/차오른열기속에서/찻잎한장띄워놓고/가닿는마음으로/미망의목록/한가지씩들추어보며/뉘있어소리쳐준다면/곱닿은봄길위로/세월이흐른후에야/후회/걸음걸음마다/탄생/아기의자는모습/참으로진실된가족이란

제3부행여뒤는돌아보지말고
마음의끈묶어가며/더나직한몸짓으로/눈시울붉게물들여/사표쓰기전에/생각은다시이어지는데/여름한창때/작달비/개망초/한뼘의채움/그리움남겨둔채/문득돌아보면/이젠두손을모아/길에서길을물으며/그때나지금이나/종점에서/행여뒤는돌아보지말고/기다렸다는듯이

제4부이슥도록이어내려
내쳐간시간속으로/손에쥔하루/생명의소리/섣달그믐밤에/삶의뒤안길에서/한치앞도못본채/산다는것은/허방다리를짚다/채워지지않는시간/이슥도록이어내려/차향기에취해/건강검진받는날/반갑지않는불청객/혁명을꿈꾸는듯/망중忙中에도불구하고/존경하는인물/믿음의이해

제5부청하여바라건대
산고의시름거두려고/소리마당에어깨가들썩거려/마음자리/번뇌인듯해탈인듯/자문자답/졸지에숙명처럼/더낮은그림자드리운채/돌이켜보면/불초자식不肖子息/못다부른노래/시간은저만큼가는데/빗속에띄운그리움/도착점근처에서/바람의목소리/청하여바라건대

한성근의시세계
불꽃같은내마음머문곳|유성호(문학평론가·한양대학교국문과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