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린호텔 (홍현숙 동시집)

기린호텔 (홍현숙 동시집)

$10.50
Description
어린이를 위한 행위 즉, 교육이나 문학 또는 각종 프로그램을 실시 함에 있어 가장 필요하고 기본이 되는 것이 아마도 ‘동심’, 아이들의 마음 일 것이다. 동심이라고 하면 어린이 마음, 그래서 조금 설익은 생각들을 말하기도 한다. 하지만 그 동심의 가장 기본이 자연이라고 본다. 생명이 살아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자연이듯 동심 속의 순수함과 세상에 대한 사랑은 자연에 있다. 다시 말하면 자연에 대한 개념, 사상, 철학 등이 잘 다져져 있어야 동심을 표현할 수 있고, 시와 아동과 삶의 고리를 정확히 간파해낼 수 있다. 자연에 대한 애정 어린 눈빛은 물론 객관적이며 평등한 관점이 좋은 시를 쓸 수 있는 기본이 아닐까 한다.
저자

홍현숙

충북증평에서태어나청주에서성장했다.
2015년《문학공간》동시,2016년《예술세계》시부문신인상으로등단했다.
시집으로는『아무도거들떠보지않는』이있으며,딩아돌하운영위원,무시천문학회,내륙문회회,충북여백회,무심수필문학회회원으로활동중이다.

목차

시인의말

1부심심한글자

가판대에서
심심한글자
쉬는중인가
심심해서걸었던날
개린이유치원
고민
반려식물에게도성격이있다
알림말
누구네집일까
아기물까치
뻔뻔한
차박여행
영덕게팝니다

2부기린호텔

산비둘기선생님
엄마를대출하는도서관
우주청소부구함
녹색로봇과분홍로봇
꽃기린
좋은날
호랑이탑승중
헤리스버그농장에는
펭귄씨박물관가다
기린호텔
낙엽
바느질놀이
꼼지락꼼지락

3부우리가뭘하면좋을까

장난감마트
이웃이되었다
초록볼펜
목소리를돌려주세요
열마리
펫목욕
낮은굴뚝
우리가뭘하면좋을까
낙서
아들을지켜라
엄마가돌아올아침까지
왕눈이눈

4부나도열일곱살

양말널기
오늘은방정리하는날
전자시계
나도열일곱살
바람이지나갔어
내일시험,안봐도뻔하다
분홍가방
포기
goose가나타났다
다시하는거야
들어봐
생쥐요리사
어쩌다가


5부초승달훔치기

초승달훔치기
세글자때문
냉이꽃
이발사
선물
쌍화탕
바람
밤마다
바다의노래
각角
백일홍을만났다
껌씹는신발
삐딱하게

출판사 서평

양말을널다가서로다른색깔들이떨어져있는걸보고아이는외롭겠다는말을했어요.그말에깜짝놀라아,그런마음을동시로쓰면좋겠구나생각했어요.아이는양말짝을맞춰함께널어주었어요.
-시인의말중에서

동시는빨래를널다가짝이맞지않는양말을보고잠깐이지만마음이편치않는,외롭겠다고느끼는어린이의마음이며그마음(동심)을나눌수있는‘좋은몫’이라는것이다.그러면서누가가르쳐주지않은‘기본’을생각하고관찰하여아이의마음으로표현하는것이다.
아이의마음을알아야한다.이해가필요하다.『기린호텔』시인이아이들마음을이해하기위해아이들눈으로세상을보고느끼려한고있다.

케냐에가면
기린호텔이있대

얼마나많은사람들이찾아오는지
예약이항상꽉꽉차있대

내가만일그곳에간다면
가방에
기린이좋아하는
아카시잎과포도를가득넣어갈거야

점박이목을쑤우욱들이밀며
가방을긴혀로
달그락달그락뒤지고있을
기린을상상해

그런기린호텔
한번가보고싶어
-「기린호텔」전문

기린들만의호텔?기린들과함께생활하는호텔?어느쪽이든신기할따름이다.누구나한번쯤은경험해보고싶어한다.
그런데아이들은단순히신기한것을넘어기린을위한아카시잎과포도를준비라고긴혀로가방을뒤지고있을기린을상상한다.분명히어른들이상상할것같은화려한옷을넘어서고있다.

『빼빼로데이에주문을외우는』을펴낸시인김춘남은시인의말에서이렇게밝히고있다.

추운겨울처마끝에달린고드름을지금은잘볼수가없다.시골외할머니댁에가야만볼수있는귀한존재가되었다.시인은외할머니집고드름을코끼리의휘어진상아를연상했다.아이들의시선이아니고마음이아니라면상상조차하기힘든일이다.

아기강아지가
나를보고
사납게짖는다

두눈을동그랗게뜨고
입모양만벙긋벙긋

소리가들리지않는다






비쩍마른주인여자가
긴털을쓰다듬고있다
-「목소리를돌려주세요」부분

아기강아지는긴털을다듬고있는주인옆(?)에서아니면주인을바라보면서(?)입만벙긋거리는짖음을하고있다.왜짖는걸까?들리진않지만,자유를갈망하는건아닐까?본능적으로인지하고있을자유.묶여서또는사방이갖힌집이아니라사방이탁트인자연의품으로가고자하는본능일것이란생각이논리적으로연결시키지않더라도쉽게알수있다.입만벙긋하는집음으로알수있는것은유리창너머의짖음이지않을까쉽게유추할수있기때문이다.
시인은구구절절그상황을설명하거나각성을요하지않고현상에서느낄수있는메시지를아이의눈으로온전히바라보고있다.많은것을억지로보여주려고하지않고,해석하지않고가감없이드러내고있다.동시는이처럼이미지처럼다가오지만그메시지의울림은크다.

초승달이
불안한모습으로매달려있다

둥그런보름달보다
반반으로나눈반달보다
예측불가능의날렵한끝이
마음에든다

그래서훔치기로했다

은행나무가지끝에
종합병원응급실주차장에
아파트공사장에
세워둔무거운크레인줄에
1603호베란다왼쪽끝귀퉁이에
환하게떠있는
나와닮은구석이많은초승달을

오늘꼭훔치기로했다
-「초승달훔치기」전문

초승달,해,계기일식등을우리는얼마나보고지낼까,하늘을올려조는행위조차잘하지않는일상에서은행나무가지끝에달린초승달은얼마나위태로울까...한발만옆으로비켜서서보면다른그림이되지만아이들은그한순간에자신의모습을투영하여일체가된다.어른들은아무감흥없이혹은상투적인감성을만들어내고있을때,온마음으로걱정하고곧바로물아일체가된다.그래서그불안한초승달을구해주기로한다.훔치기로한것이다.초승달을구하는것은자신을구하는것이기때문에‘꼭’훔쳐야한다.
시간이지나면초승달은보름달이될것을알지만,시시각각변하는자신의모습이기에‘나중’은오히려시간낭비일뿐이다.오늘하지않으면안되는것이다.동심을표현하는것역시도오늘하지않으면동심이아닐확률이많다.
시인이순간의장면을오래기억해서묵혀두지않고바로바로아이의마음으로일체가되어표현해둔것이동심을표현하는가장기본이라는것을잘아는듯하다.



꽃이
서있다

예쁘지도않은게
봄봄뽐내며
하얗게서있다

캄캄한밤에도
당당하게
혼자
서있다
-「냉이꽃」전문

꽃이피는이유를따지자면한도끝도없을것이다.자연과학의이론을빌리고,토양과기후,영양상태를따지며설명을하기시작하면자칫지루해지기일상이다.꽃은예쁘지않은꽃이어도피는자체로아름다운것이고경이롭고신기하다.또당당하다.혼자서피어있던꽃무리로피어있든당당하고아름답다.시인은화려한시려구를동원해꽃을노래하지않는다.당당히피어있는그자체,봄을뽐내고있는그자체로자연이며동심으로생각한것이다.

시에서보여주던모습에서동심을생각하고고민함을잘엿볼수있고동심을어떻게표현해야할까,고민했음이보인다.동시는시인이직접개입하지않는것이며,사물의그자체임을아는것이다.

돌멩이와돌멩이사이에핀
노랑백일홍
내가지나갈때마다
더크게꽃잎을벌린다
-「백일홍을만났다」전문